네이버 엔지니어링 데이는 네이버 개 발자라면 누구나 발표할 수 있는 행사인데, 이번에 참여하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 앞이라면 쉽지 않았겠지만, 이번 행사는 녹화된 영상으로 온라인으로 진행되기에 자신감이 있었다.
자유로운 주제로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팀에서 선도하고있는 Github Actions 도입기
와 커스텀 ESLint Plugin 개발 및 도입기
에 대해서 준비하였다. 일반적으로는 하나의 주제만 발표하는데, 기회가 된 김에 욕심을 부려보았다.
영상을 찍기 전 기획 단계에서는 기술문서 작성 흐름과 유사하게 정리가 필요했다.
어떤 대주제로 써볼까?
> 주제와 관련된 이것저것 써보기
> 목차로 정리
> 장표 작성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대주제인데, 내가 실무에서 겪어봤던 부분에서 발표할 만한 부분에서 찾아보았다.
이 단계에서는 주제와 관련된 것중에 알고있는 부분을 키워드 위주로 정리해보았고, 그러고보니 내가 모르는 부분들을 명확하게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좀 더 자료조사를 진행해 내용을 보충했다.
위에서 작성한 문서를 목차를 만든다는 느낌으로 재정렬한다. 그러면 이제 어색한 흐름이 보이는데, 깔끔한 순서를 가질 때까지 정리한다. 이 단계에서 이 발표를 보게될 독자가 누구인지를 상상하면서 정리하였다.
위에서 작성한 목차로 장표를 작성한다. 일단 목차의 순서대로 장표의 대제목/소제목을 작성하는 것 부터 한다. 그리고 각 페이지 별로 내용과 이미지나 스크린샷을 찾아 넣는다. 그리고 페이지별로 언급해야되는 키워드를 정리해서 슬라이드 노트에 기록해둔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대본을 풀로 넣어두면 그걸 기계적으로 읽게되고, 발표가 국어책을 읽어내려가듯 어색해지기 때문에 키워드만 써놓는 것을 선호한다.
여기까지 대략 한 발표당 4시간 내외로 소요되었던 것 같다. 물론 업무 시간 중에 짬을 내서 조금씩 준비했다.
집에서 녹음을 해본 사람은 공감할 부분인데, 의외로 집에 창문을 다 닫고 녹음을 하더라도 자잘한 노이즈가 많이 들어가게 된다. 네이버의 스튜디오를 대여해주셔서 방음부스에서 녹화를 진행하였는데, 확실히 노이즈 없이 녹음할 수 있었다. 다만 비염이 있어서 문장 사이사이에 입으로 숨 쉬는 소리가 많이 들어갔고, 편집할 때 지우느라 고생했다.. 그리고 스튜디오에 녹색 크로마키가 있어서 영상 편집할때 아주 용이했다.
Zoom을 이용하면 장표와 영상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는데, 여기서 줌의 녹화기능을 사용해서 별도의 프로그램 없이 합성할 수 있다.
화면 공유 > 상단 고급 탭 > 슬라이드를 가상 배경으로
다만 필자는 첫번째 발표를 이 방식으로 모든 촬영을 마친 후에, 장표를 수정할 부분이 생겨서 편집에서 장표를 덮어씌우는 작업을 했다. 이 부분이 힘들었어서, 두번째 발표는 장표를 나중에 합성하기 위해 크로마키가 뒤에 비치는 그대로를 녹화했고, 개인적으로는 이 방식이 더 편했다.
영상을 녹화할때는 편집을 고려해서 최대한 말실수 없이 길게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말실수를 하면 같은 문단을 한번 더 말하거나, 최소한 실수한 문장이라도 한번 더 말해야 재촬영하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아직 발표에 자신이 없다면 추천하는 방법은 하나의 장표에 대한 발표를 3~4번정도 반복해서 녹화한다. 그리고 3~4번 촬영한 영상에서 실수 없이 잘 된 부분만 모아서 하나의 장표 발표를 만들었다.
참고로 재촬영을 해서 영상의 일부분에 넣게 되면 신기하게도 그 부분만 이질적인 음성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아마 마이크의 위치/각도와 방의 모양새에 따라서 음성이 다르게 녹음되는게 아닐까 싶다.
영상 편집은 모두 Mac 에 기본 프로그램인 iMovie 를 이용했다. 단순히 영상을 자르고 이어붙이고, 음성을 보정하는 정도라면 아주 좋은 도구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크로마키에 대한 효과도 가능해서 이번 촬영을 편집하는데에 부족한 부분이 전혀 없었다.
업무에서 도입해서 잘 안다고 생각하는 주제를 강의형식으로 담아보았는데, 발표 준비를 하다보니 내가 공부해야 할 것들이 많다는 것을 오히려 체감하게 된 기회였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에 자료를 준비하는 동안에 기분이 들떠있었다.
그리고 촬영에 들어갔는데, 아는 내용이지만 말로 하려니 더듬거리고, 어떻게 말로 표현해야 이해가 쉬울까에 대한 고민에 계속 비슷한 내용을 다시 얘기하다보니, 10분짜리 영상을 한 시간 넘게 녹화했다. 그리고 편집을 하는데에도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는데, 영상 중간중간에 숨소리도 잦고, 잘못 말한 말들도 다 짤라서 이어붙이느라 시간이 많이 소요된 것 같다.
좀 더 발표를 많이 해서 영상편집 없이 바로 내보낼 수 있을 정도로 연습을 해나가야겠다는 욕심도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