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이 참 힘든 법인데 어쩌다 보니 2021년도를 뒤늦게 돌아보는 내용을 첫 글로 쓰게 되었다.
재작년에 Frontend 개발에서 Backend로 전향했다. 내가 자원해서 팀을 변경한 것이지만 기존에 4명에서 하던 업무를 반반 나눠 2명에서 처리해야 했던 것에 부담감을 느꼈다. 어찌 됐든 회사는 돌아가야 하니 담당자는 정해졌다. 그냥 해야 했다. 운영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다. 어떠한 플랫폼을 만들어 사용자에게 서비스를 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인 것을 장애가 터질 때마다 느꼈다. 실시간성 혹은 사용자가 중단이나 지연을 느끼지 않는 상태를 유지하기 위하여 만들어 놓은 다양한 아키텍처들, 그리고 서버들이 유기적으로 잘 움직이는 것을 서포트 하기 위하여 주시하고 받쳐주는 다양한 작업을 업무를 하며 숨 쉬듯 느끼게 되었다.
회사 기숙사에서 지내게 되었다. 처음엔 출퇴근 5분이 너무나도 좋았다. 근데 뭔가 세상과 동떨어져 고립된 곳에 있는 것 같았다. 어딘가 가려면 일단 역과 왔다 갔다 하는 데에 왕복 20,000원 가까이 들었다. 모임도 힘들었고 본가에 가기도 힘들었다. 그나마 코시국이어서 망정이지. 이 모든 걸 상쇄 할 만큼 내 출퇴근 시간 낭비하지 않고 나의 여가가 생긴 건 좋았다. 막상 지금이 되어 조만간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너무 아쉽다.
나는 올해로 겨우 2년 차 개발자가 되었다. 아직도 아무것도 모르는데 모든 일을 혼자서 해야 했다. 내가 필요한 것, 혹은 불안해서 미래를 대비할 것을 스스로 만들고 생각했다. 어느샌가 내가 담당하는 업무에 대한 무게를 느끼게 된 것이다. 그러다 6월쯤 후임이 들어왔다. 나보다 나이가 많다고 한다. 나이가 많고 적은 건 상관이 없었다. 그냥 들어오기만 하면 됐다. 지금 둘밖에 없으니까. 후임이 생김으로써 내가 가진 것의 4분의 1은 덜어낼 수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숨통이 확 트였다. 하지만 후임에게 일을 가르쳐 주느라 한동안은 배로 바빴다. 가르치는 것이 영 싫지는 않았다. 가르치려면 내가 훨씬 더 많이 알아야 했으니까 더 공부하거나 완벽하게 알아야 했다. 덕분에 후임을 키우는 재미를 느끼게 되었다.
평소에 일기를 쓰지 않는 편인데 갑자기 돌아보는 글을 쓰려니 참 이상하다. 예전엔 아무런 얘기를 내가 올리고 싶은 공간에 줄곧 올리곤 했는데 일하기 시작하고 나서는 올리지 않게 되었다. 귀찮아서도 이유에 포함되지만 내가 자라면서 더 좋은 말, 유익한 글, 누군가가 볼만한 글을 좇았던 것 같다. 이제 그렇지 않고 내가 표현하고 싶은 생각을 찬찬히 정리하는 습관을 들이고 싶다. 2022년의 나는 좀 더 표현을 잘하고 말 정리를 잘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