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전생이 된 부스트캠프 7기 시절부터 주변의 추천을 받아온 글또에 드디어 함께하게 되었다. 아주 오랜만에 나를 소개하는 글을 쓰면서 개발자로서의 아이덴티티가 없다는 점을 느꼈다.
개발자로 일한건 작년 7월부터이니 어떻게 생각하면 당연하기도 하다. 실무 경험이 전무해서 이정도 규모의 코드베이스를 처음 보기도 했고, 주로 사용하는 기술이 모던 라이브러리가 아니라서 적응에 에너지가 꽤 필요했다. 이 핑계로 꽤 긴 시간을 편안하게 지냈다.
그리고 갑자기 2년차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되었다. 입사 이후로 소프트스킬—타 직군 동료들과의 소통이나 업무 목적 파악—은 확실히 나아진 것 같은데, 기술적으로 얼마나 성장했을까 생각해보면 대답하기 어렵다.
그래도 요즘은 회사에 적응했다는 생각이 든다. 모르는 코드, 히스토리가 계속 튀어나오는 상황이 어려워서 언젠가는 적응했다는 감각을 가지게될까 고민한 적이 있는데, 팀원들과 얘기하다가 그게 자연스러운 일이라는걸 깨달았다. 감사해라 ... 모르는게 있다는 사실이 아니라 모르는게 있어도 들여다보고 해결할 수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이제는 개인적인 성장도 챙기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앞으로는 뭐가 되려나! 회사 밖에서도 개발에 대해 고민하다보면 조금씩 보이지 않을까 싶다.
올해 상반기를 마치면서 같은 직군의 동료와 회고를 했다. 그 때 3분기의 목표로 잡았던 것들이다.
얼마나 실천했는지 생각해보면 .. 회고 직후에는 개인 공부도 하면서 알찬 3분기를 보낼 수 있을줄 알았지만 실제로는 연휴의 축복 속에서 행복한 가을을 보냈다. 그래도 일은 열심히 했으니 된게 아닐까?
업무 관련된 것들은 블랙박스를 헤매며 진행중이다. 코드 레벨에서 100% 컨트롤이 어려운 문제들에는 난이도에 비해 큰 에너지를 쓰게 된다. 프론트엔드의 숙명인걸까나
기술 블로그 개발은 브레인스토밍만 해봤다. 시작으로 쳐주기에는 기술 선택도 못해서 그냥 안한걸로 봐야하지 않나 .. 오랫동안 해야지라는 생각만을 가지고 있는데 글또 하면서 조금씩 만들어보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나는 공부하기를 좋아하지만 동시에 게으른 사람이라서 부지런히 지낼 수 있는 환경에 스스로를 던져놓아야 한다. 글또에서 많이 보고 배우고 싶다. 다만 경계해야지 하는건 욕심을 부리는 일이다.
- 모든 것을 알아야 한다는 강박을 버려라. 미리 획득하는 지식의 99%는 무용지물이다. 필요할 때 필요한 기술을 익힐 수 있는 것이 능력이다. 그 능력을 키워라.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토끼굴(rabbit hole)을 피하라. 카테고리이론을 알아야 함수형 언어를 쓸 수 있는게 아니고, 선형대수학을 공부해야 머신러닝을 할 수 있는게 아니다. 토끼굴에 빠져서 한없이 들어가다보면 비본질적인 공부에 시간을 허비하게 된다.
내게 필요한 내용인 것 같아 두고두고 읽고있는 아티클의 일부다. 개발을 학습으로서 할 때에는 토끼굴 파기를 재미있어 했고 지금은 안/못하고 있지만 가끔 이상한 포인트에 집착한다. 아주 무의미하다 생각하지는 않으면서도 더 효율적인, 목적을 알고있는 인간이 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첫 번째 사람이 두 번째 사람이 가진 능력까지 가지고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아티클에서 말하고 있는 바는 기술에 대한 이해도를 트렌드의 영역과 본질적인 영역으로 나눈다면 후자가 더 중요하다는 점이다. 물론 전부를 갖출 수 있다면 좋다 ..ㅋ
나는 실무에서 전자를 많이 경험하지 못하는 환경이라 개인적으로 더 노력해야 한다. 그런 맥락에서 모던 라이브러리들을 탐내고 있을 내 모습이 뻔히 그려지지만 적당히만 탐내자 .. 균형은 정말 중요하니까
그래서 욕심을 덜어낸 액션 아이템은
꾸준히 뭐라도 하기
당연히 제출 미루지 않기.. 덧붙여 이렇게 급하게 쓰고 싶지는 않다. 조각글을 쓰거나, 글감을 떠올리는 일이라도 습관으로 만들어야겠다.
다양한 주제의 기술 관련 글 접하기
다른 분들은 어떤 기술을 어떻게 이해하고 사용하고 있는지 많이 살펴봐야겠다. 시야를 넓혀두면 언젠가 필요할 때 떠올릴 수 있으니까. 그 중에 관심이 가는 뭔가가 생길 수도 있고!
달랑 두개니까 이정도는 지켜야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