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01] 정글에서 살아남자

sententia·2022년 10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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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 정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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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글 에세이

정글 이전의 나는...🧐

지금까지의 나를 돌아보면, 나는 꾸준함과는 거리가 있는 사람이었다. 초등∙중학생 때는 그렇다 쳐도 내신 성적이 중요했던 고등학생 때에도 항상 일주일 벼락치기로 공부하고 시험을 쳤다. 물론 그 순간만큼은 거의 모든 과목의 시험범위를 3-5회독 할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나게 집중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지만, 시험기간을 제외하면 나를 발전시킬 수 있는 무언가에 열중한 적이 정말 별로 없었던 것 같다. 그래도 그 때는 다행히 내가 가지고 있는 성적과 입시에 진심이셨던 부장 선생님 덕분에 좋은 대학교를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대학생이 되었다고 해서 내 마음가짐은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세 살 버릇 여든 간다고 새내기 때는 하루 전에 부랴부랴 강의 자료를 펼쳐보기도 하고 어떤 때는 공부가 너무 하기 싫어 아예 공부를 안 한 적도 있다. 설상가상으로 전공 과목은 왜 이렇게 재미 없는지... 나는 무기력에 빠져 내가 좋아하는 오버워치만 주구장창 했던 것 같다. 2학년 때까지 아무 생각 없이 학교, 집만 왔다갔다 하고 방학 때는 해외 여행이나 실컷 다녀오다가 고학번이 되기 직전 갑자기 이렇게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전공을 살리고 싶은 마음도 없었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걸 찾아 돌아오겠다는 결심을 하고 1년 휴학을 때려버렸다.

학교 밖으로 나와보니 하고 싶은 게 정말 많았다. 솔직히 말하면 내가 정말 원하는 무언가가 아닌 멋있어 보이는 무언가를 해보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서 영상 학원을 다니게 되었다. 포토샵, 일러스트, 애프터이펙트, 시포디를 매일 배웠는데 그 중 3D 모델링이 제일 재미있었다. 그 이유는 제일 있어보이는 결과물을 만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ㅎ). 그리고 자연스럽게 3D 모델링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에서 일하고 싶어졌다. 그 때는 내가 오버워치 에이펙스에 미쳐있을 때라 막연히 블리자드 같은 게임 회사에서 일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열정적인 나를 만나다 🙌🏻

어느정도 진로의 틀을 잡고 나서 학교를 돌아가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내가 자퇴를 한다고 하면 미쳤다고 말했을 사람이 정말 많겠지만, 그 때는 진지하게 전공을 버리고 내가 하고 싶은 것에 집중하고 싶었다. 그러나 소시민인 나는 학벌을 버릴 수가 없어 복수전공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우리 학교에는 컴퓨터공학, 디자인, 언론정보가 모여 만들어진 정보문화학이라는 연합전공이 있는데 여기에서는 영상, 게임, 웹앱 등 다양한 분야를 공부하고 관련 프로젝트를 경험해볼 수 있다. 나는 이곳을 목표로 잡고 우선 전공 과목들을 한꺼번에 듣기 시작한다. 교양 빼고 순수하게 4전공, 5전공을 들으면서 졸업하기 전에는 무조건 내가 하고 싶은 것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런 목표가 생기니 예전에는 놓았던 공부도 나름 열심히 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학점도 좋아졌다. 그리고 정말 하기 싫었던 최종 보스 교생 실습은 코로나로 기간이 절반 정도로 줄었고, 나는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비교적 즐겁고 쉽게 마지막 큰 산을 넘을 수 있게 되었다. 그 동안 정보문화학 전공을 병행해서 들었고 이곳에 지원할 준비를 끝냈다. 자유 형식의 자기소개서를 오랜 시간을 들여 꾸미고, 채우고, 면접 연습도 여러 번 한 덕분인지 첫 트라이에 고대하던 정보문화학에 진입할 수 있었다.

그렇게 졸업 전 1년 동안은 가장 몰입한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진입 전에는 기획 능력이나 디자인 능력 측면에서의 성장을 기대했지만, 예상치 못하게 개발 쪽에서 흥미를 느꼈다. 배운 언어와 기술을 통해 웹사이트도 만들고, p5.js로 간단한 게임도 만들다보니 재미가 없을 수 없었다. 원래도 있어보이는 무언가를 만드는 걸 좋아해 3D 모델링도 배웠고 PPT도 인터랙티브 하게 만드는 걸 좋아했는데... 웹 개발을 경험해보니 다른 것을 만들었을 때보다 훨씬 뿌듯했고 내 실력을 키워서 더 멋있는 걸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리고 내가 수학 문제 푸는 것을 좋아했던 이유와 마찬가지로 개발은 나를 계속 도전할 수 있게 만든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나는 웹 개발자의 꿈을 가진 상태로 또 고민을 시작했다. 컴공을 복전할지 그냥 졸업할지... 그 때는 동기들이 다들 졸업할 시기에 또 복전을 생각하는 내가 별로였고, 다른 좋은 교육 프로그램도 있으니 졸업을 해도 되지 않을까 해서 주저 없이 졸업 신청 버튼을 눌렀다. (지금은 물론 약간 아쉽긴 한 선택이다) 여태까지 독학을 한 경험이 많기 때문에 웹 개발을 혼자 공부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있었던 것 같다. 그렇지만 졸업을 하고 나니 해이해지기도 하고, 주변에 같이 공부를 할 친구도 없고, 코드 몽키가 아닌 프로그래머가 될 수 있는 역량을 키우고 싶은데 방법은 모르겠고... 굉장히 막막했다. 학교 컴공 개발 동아리에 들어가서 세미나도 듣고 했지만,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반년을 보내고 나서, 과 단톡방에 크래프톤 정글 모집 공고를 보게 되었다. 다른 부트캠프나 교육 프로그램과는 달리 CS를 강조하는 글귀에 내가 찾던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주저 없이 자소서를 쓰기 시작했고, 입학 시험, 면접의 과정을 거쳐 일주일 전 정글에 입성하게 되었다.

정글에서의 나는 이제...❓

정글에 들어오고 0주차 과제로 3일 간 미니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세 명이 한 팀이 되어 작은 웹사이트를 기획하고 만들어내는 과제였는데, 경험 있는 팀원들을 만나 자랑할만한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다른 팀의 결과물도 짧은 시간 동안 만들었다고 하기엔 상당히 퀄리티 있는 것들이었다. 그런 걸 보면 여기에 있는 사람들은 누구보다도 열정적이라고 할 수 있는 것 같다. 환경도 그렇고 노력하지 않으면 도태될 것 같은 분위기다. 지금은 1주차가 되어 알고리즘을 과제를 풀고 있는데 벌써 다 풀었다는 사람도 있어 조바심이 나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이곳에 들어온 이상 나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그만큼 그 부분을 채우기 위해 최대한 정글 내에서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을 사용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정말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있고, 각자의 능력도 다르기 때문에 여러 측면에서 배울 점들을 쏙쏙 발견해 나에게 적용해보고 나도 그들에게 나의 장점을 보여주면서 같이 성장해나가고 싶다. 특히 크래프톤 정글이 내가 갈증을 느끼던 개발자로서의 기본기를 쌓아가는 과정이 되었으면 한다.

더불어 짧은 시간이었지만 다른 팀원들에게 도움을 받았던 것처럼 나도 타인에게 개발 분야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고 나아가 같이 일하기 좋은 개발자로 성장하고 싶다. 모든 과정이 팀으로 이루어지는 만큼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역량 또한 중요하다고 느끼고 있다. 과묵한 나지만 여기에서는 말을 안 하는 건 손해라는 생각이 들기에 언제든 나의 생각을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연습을 해야겠다.

5개월의 정글 과정이 끝났을 때의 나는 얼마나 더 발전해있을지 벌써 기대가 된다. 물론 이 과정에서 날로 먹을 생각은 없다. 두려움이라는 알을 깨고 계속해서 도전해보자.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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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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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10일

알을 깨고 나온 모습이 기대되네여~ 글이 좋아 하트누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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