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장기 프로젝트, 그 1년 간의 기록

서성원·2026년 3월 16일
post-thumbnail

들어가며

작년 1월부터 나는 모아동이라는 대학교 동아리를 모아 보는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2025년은 나에겐 모아동의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노력을 투자했다.

그래서 2025 회고를 적을까하다가, 정말 많은 시간을 이 프로젝트에 투자했기에 오로지 이 프로젝트를 위한 회고를 써 주겠다 마음을 먹은 것이다.

2025년 1월

이 프로젝트를 하기 전, 나는 대학교 학생증 QR을 인식해 출석체크 및 인원관리를 하는 프로젝트를 했었다.

어찌저찌해서 GDG Busan DevFest에서 사이드부스를 운영하게 되었고 충분히 가능성있고 확장가능한 서비스라는 피드백을 받았다. 하지만 정말 큰 문제가 있었다. 그건 바로 개인정보문제였다.

학생들의 개인정보를 DB에 저장해야 인식이 가능했는데, 학교 전담 변호사분과도 얘기해야 했고, 당장 내가 속해있던 동아리 내부에서도 사용을 꺼려하는 사람들이 일부 있었다.

기존 팀원들끼리 다시 의견을 모았다. 결국 개인정보가 문제가 될 것이고, 우리는 다른 방법으로 학교 내에 가치를 전달해야 한다.

그래서 나온 아이디어가 바로 동아리 서비스였다. 다른 학교에서도 성공한 서비스가 있었다. 심지어 우리 학교에서도 몇 년 전 앱으로 출시했다가 금방 망한 사례가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믿음이 있었다.

신입생들의 이야기

아무 이유없이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는 없었다. 10명이라도 좋으니 수요를 관찰하고 만들어보자는게 우리의 생각이었다.

다행히도 동아리 내에 신입생들이 많이 있어서 그들의 의견을 쉽게 들을 수 있었다. 그들의 의견은 이랬다.

"에브리타임에서만 동아리를 찾는게 불편하다. 항상 올라오는 글을 직접 찾아봐야한다.

"학교에 어떤 동아리가 있는지 모르겠다. 한 번에 볼 수 있는 곳이 있으면 좋겠다."

우리 학교는 68개가 넘는 다양한 동아리가 있는데 인스타나 학교 홈페이지를 찾아봐도 정보가 없으니 알 수가 없다. 사실 신입생뿐만 아니라 재학생들도 자신이 한 동아리 외에는 잘 모르는 분위기였다.

무엇보다 처음 온 신입생들은 에브리타임 새내기게시판만을 사용할 수 있는데, 일부 동아리들은 새내기가 아니라 동아리게시판에 올리니 신입생들이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제한적이었다.

바로 시작하자

주변 신입생들의 얘기를 듣고 수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무엇보다 다른 대학교의 잘 된 선례가 있으니, 우리가 못 할 게 뭐가 있냐는 생각도 있었다.

물론 잘 되기 위해서는 디자인적 완성도가 필수라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개발자들 중 디자인을 좋아하거나 잘 하는 사람도 없었다. 그래서 같은 학교 시각디자인전공 디자이너 한 분은 섭외했다.

그렇게 프론트 2명, 백엔드 4명, 디자이너1명으로 팀이 꾸려졌다. 첫 회의는 새마음 새뜻으로 1월 2일에 시작했다. 2월말부터 동아리 모집이 시작되기에 디자인과 개발을 합쳐 1개월 반 정도 남아있었다.

문제는 개발이 아니다

우리가 개발해야 할 건 동아리 목록과 배너가 있는 메인페이지, 그리고 각 동아리 상세정보가 있는 상세페이지였다. 개발은 정말 간단했다. 어 근데 이걸 어떻게 동아리 관리자들이 쓰게 하지?라는 생각이 몰려왔다.

68개의 동아리 관리자들은 이미 에브리타임으로 동아리를 홍보하고 있었다. 1차목표는 에브리타임에 홍보를 올릴 때 우리 서비스링크를 첨부하게 하기 였다.

그들과 컨택하기 위해서는 모든 동아리를 관리하는 총동아리연합회의 힘이 필요했다. 하지만 총동연측에선 완성될지 모르는 단계에서 관리자들에게 사용하라고 부추기기엔 리스크가 있다는 입장이었다.

그리고 1개월 반만에 관리자들을 위한 기능도 추가하는 건 무리라고 판단했다. 그렇게 야심찬 3월의 부흥은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약간의 희망

팀의 목표는 "대학교 학생들 모두가 우리 서비스로 동아리를 찾고 지원한다."였다. 그러기 위해서는 온전히 우리 힘으로만 할 수는 없었다.

홍보를 하려면 홍보 플랫폼이 있어야 하는데, 자체적인 홍보효과가 없으니 그것마저 에브리타임의 힘을 빌려야 했다.

총동연의 도움이라면 충분히 홍보효과를 볼 수 있었지만, 그들은 새로운 시도보다는 기존의 안정성을 택했다.

장기적으로 우리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려면 모든 동아리를 관리하고 있는 총동아리연합회의 힘이 무조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일단 신뢰성을 쌓아야 했다.

총동연과의 첫 미팅

개강 후 총동아리연합회 회장과 첫 대면 미팅을 가졌다. 우리가 얘기한 신입생들의 고충을 동감해주었고, 6월말까지 모든 동아리를 섭외하겠다는 공동의 목표를 세웠다.

그때까지 서비스 완성도를 높이는 일에 집중해야 했다.

관리자 기능?

그 당시에는 우리 서비스를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려면 먼저 동아리 관리자를 섭외해야한다고 생각했다. 관리자들이 사용한다면 학생들도 신뢰하고 이용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훗날 이 믿음은 서비스를 더 늪으로 가져갔다.

돌아와서 관리자들이 겪는 어려움이 무엇인지부터 파악해야 했다. 총동연의 힘을 빌려 관리자들만 모아 둔 단톡을 만드는 것까진 성공했기에, 편하게 구글폼으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다.

그 많은 관리자들 중 비록 20퍼센트가 안 되는 인원들이 피드백에 응해줬고, 그 중 다수가 동아리 지원과 SNS 공유 기능을 원했다.

SNS 공유 기능은 매우 간단했지만, 지원하기는 신경 쓸 부분이 많았다.

  • 모집기간 설정 기능
  • 외부지원폼 설정 기능 (구글, 네이버 등)
  • 서비스 자체 지원서 기능

이번에도 개발 자체의 문제는 없었다. 모집시기까지는 아직 3개월이라는 시간이 있었다. 그 사이에 우리는 빠르게 관리자 기능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첫 홍보

5월에는 학생들에게 서비스를 처음 홍보했다. 모집기간은 방학이 시작되는 7월, 그 전에 미리 서비스를 각인시켜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생들이 홍보하기 가장 좋은 곳은 아무래도 에브리타임이다. 간단한 사진과 글을 적어 올렸고 다행히도 반응이 좋았다.

덕분에 당일 사용자가 300명에 가깝게 들어왔고, 우리는 가능성을 맛봤다.

내부지원서라는 위기

관리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지원서를 만들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 맹점은 관리자들은 이미 구글폼, 네이버폼 등의 외부 사이트를 사용하고 있었고, 굳이 우리 서비스 내부의 지원서 기능을 사용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우리는 그 부분을 크게 받아들이지 않고 내부지원서 기능을 감행했다. 지원서뿐만 아니라 정보 수정을 위한 관리자 기능이 우선순위였다. 3개월, 즉 12주에서 시험기간을 제외하고 6주만에 그 기능들을 모두 완성해야 했다.

간과한 것은 동시에 동아리 관리자들이 우리 서비스의 지원서 기능을 사용하도록 설득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관리자 기능에 생각보다 많은 리소스가 들어갔고, 결국 6월말 지원서 기능을 완성하지 못했다.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건 메인 페이지, 상세 페이지 둘 뿐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외부지원서폼만 넣도록 설정해뒀다면 서비스상 큰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동아리 관리자가 사용할 수 있는 건 정보 수정밖에 없었다. 중간중간에 몇 번 총동연에 부탁하여 전체 동아리에 우리 서비스를 홍보했었지만, 동아리를 하지 않는 학생들은 서비스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다. 우리의 타겟은 동아리를 하지 않는 인원들인데, 정작 홍보는 동아리를 하고 있는 사람들한테만 한 것이다.

동아리 관리자들도 에브리타임에 올리면 되는데, 굳이 학생들이 잘 안 쓰는 서비스를 사용할 이유는 없었다.

2025년 7월

모집기간이 시작되었을 때 에브리타임에 모집공고가 올라올 때마다 직접 서비스에 내용을 채워넣었다. 그리고 1주마다 에브리타임에 올리며 서비스를 홍보했다.

그렇게 2개월동안 홍보했지만 누적사용자는 1400명에 불과했다.

신입생들은 이미 에브리타임에 익숙해져 있었고, 웹이라는 특성때문에 리텐션을 유지하는 것은 더 어려웠다.

새로운 마음으로

지원서 기능에서의 병목, 그리고 동아리 관리자 포섭 실패가 있었지만 서비스에 대한 믿음은 여전했다.

새로운 팀원

8월이 되었을 무렵, 나를 포함한 2명이 부스트캠프를 하게 되었고 개발 리소스를 다 쳐내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그리하여 3명을 더 뽑았고 이는 패착이었다.

첫 번째는 문서 부족이었다. 새로운 팀원들은 기존 프로젝트 구조를 모르기에 문서가 필요하다. 그 당시 문서라고는 테스스택, 회의록, 미팅 자료가 전부였다.

두 번째는 기존 개발자들이 온보딩에 사용할 시간이 없었다. 진행하던 개발과 부트캠프를 병행하면서도 새로운 팀원들을 기존 팀에 적응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

마지막은 7개월 간 달려 온 기존 팀원들과 새로운 팀원들의 싱크를 맞추는 일이었다. 그 간극은 풀 수 있는 과제라기보단 열정의 온도를 맞추는 일에 더 가까웠다.

빠른 이별

팀 생산성은 저하되었고 쳐내지 못 한 일들이 다음 스프린트로 계속 미뤄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렇게 가면 저번과 같은 결과를 불러올 것이라는 두려움이 닥쳤다. 그럴수록 객관적인 시선이 필요했다.

모아동이 시작되기 초기부터 협업, 애자일, 홍보 등 많은 면에서 도움을 주었던 현업자 선배에게 나는 조언을 구했다. 활발하지 않은 소통과 팀 생산성이 저하된 상황에서 팀장이 해야 할 일은 빠르게 핵심 인원만 남기는 것이라는 조언을 들었다. 무엇보다 열정적인 팀원의 생산력을 낮추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 순간이 개인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상황인 동시에 성장할 수 있었던 큰 발판이었던 것 같다.

그렇게 회의에서 내가 느낀 점들을 설명하며 개발보다는 홍보에 집중할 미래를 그려갈 사람만 남아달라고 했다.
3명이 나갔고 남은 사람은 총 8명이었다. 목표가 같은 사람끼리 남았기에 더 큰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다.

2026년

2025년 우리는 두 번의 실패를 겪었다. 다음해에도 성공하지 못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불안감이 있었다. 그래도 투자한 시간이 있어 쉽게 포기할 생각은 없었다.

방학동안 10명 정도 동아리 관리자들을 만나면서 들은 공통된 의견은 학생들이 잘 몰라서 사용하기 어렵다였다. 정리하자면

  • 동아리 관리자들은 신뢰성있는 서비스여야 사용한다.
  • 총동아리연합회는 신뢰성이 보장된 단체다.

그와 별개로 관리자들이 사용유무와 사용자들의 사용유무는 비례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공통된 것은 신뢰성있는 서비스여야 모두가 사용한다였다.

미팅에서의 성과

총동아리연합회도 1년이 지나 새로운 인원들로 교체되었다.

새로운 회장과 첫 미팅을 했다. 회장은 작년 홍보쪽을 담당하던 분이었다.
그때부터 모아동을 눈여겨봤다고 했다.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싶었는데 아쉬웠다고 했다.

우리는 다양한 홍보방식을 제안했다. 2월부터 신입생이 들어올텐데 그때 만들어지는 모든 과 단톡에 홍보하기, 총동연 인스타에 서비스 홍보 게시물 올리기 등이 있었다. 다행히도 모든 제안을 흔쾌히 받아주었고, 그때부터 팀에는 확실한 동기부여가 생기기 시작했다.

이것 말고도 여러 가지 방안들이 오갔고 기대가 현실이 되는 순간이었다.

아래는 올해 진행했던 미팅 기록인데 대작전의 이름만큼 절실했다.

앱 도입

웹은 최초 접근성이 좋지만 유지력은 떨어진다. 앱은 다운받고 어디 들어갈 필요없이 클릭 한 번으로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다.

무엇보다 알림기능은 장기적으로 유리할 것이라 생각했다. 모집정보, 모집기간 등 계속해서 사용자를 끌어오기 위해서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

팀에는 모바일 엔지니어로 일하고 계신 현업자 선배가 있었고, 덕분에 빠르게 React Native 웹뷰기반으로 앱을 만들 수 있었다.

안정화

신입생이 들어오기 전, 첫 홍보를 했다. 이전처럼 에브리타임으로 진행했고 역시나 좋은 반응이었다. 그러나 그게 끝이 아니었다.

모아동에 대한 글이 에브리타임에 자주 올라오기 시작했다. 동시에 바이럴인지 몰라도 앱다운로드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1개월간 무려 1000명이 넘게 앱을 다운받았다. 오로지 글 하나로 유입된 사용자였기에 입소문의 힘은 강력하다는 것을 체감했다.

동아리소개한마당

3월에 열리는 동아리 소개 한마당은 모집 시즌에 지원하지 못한 학생들을 위해 하루 동안 오프라인 부스를 운영하며 추가 모집을 진행하는 행사이다.

아직 지원하지 못 한 학생들을 위해 모아동이 할 수 있는 일은 아직 있었다. 행사 일주일을 남기고 행사에 참여하는 동아리 부스 지도와 공연 시간표의 디자인+개발을 완성했다. 당시 개발기록

운좋게도 우리 모아동팀 또한 행사에서 부스를 하게 되어 겸사겸사 홍보를 했다. 개인적으로는 현장실습때문에 못 갔지만 열심히 부스를 이끌어 준 팀원들한테 정말 고마웠다.

행사 후기

행사 전 팝업과 배너로 미리 홍보를 했어서 그런지 사용자가 많이 들어왔다. 당일을 포함하여 무려 5000명 가까이 우리 사이트에 방문했고, 앱다운로드수는 2500이 넘었다.

불과 2개월 전 10명도 들어오지 않던 서비스였는데 이렇게나 성장했다는 게 신기했다. 무엇보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 서비스로 동아리를 찾고 지원한다는 우리의 첫 번째 목표를 달성한 것 같아서 뿌듯했다.

다음 목표

동아리 지원이라는 1차 목표를 달성한 후, 우리는 새로운 목표를 다시 세웠다.

지원 시기에만 사용되는 앱은 지속적인 가치를 만들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아리 활동은 학기 내내 이어진다. 그래서 동아리원뿐만 아니라 모든 학생들이 각 동아리의 행사와 활동을 확인할 수 있도록 홍보 게시판 기능을 기획했다. 현재 대부분의 기능 개발을 마쳤고, 다음 주 중으로 배포할 예정이다.

끝이 아닌 시작

앞서 이야기한 기능 외에도 다른 학교로의 확장, 서비스를 통한 수익 모델 구축 등 여러 계획을 가지고 있다. 때로는 현실적인 목표만큼이나, 야심찬 포부도 필요하다.

돌이켜보면 이렇게 오랜 기간 팀 프로젝트를 이어온 것은 처음이었다. 기술이 특별히 뛰어났던 것도, 아이디어가 압도적으로 독창적이었던 것도 아니었다. 다만 정말로 사람들이 사용하는 서비스를 만들고 운영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함께해 준 팀원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이 프로젝트가 하나의 마무리가 아니라 더 큰 도전을 향한 새로운 시작이 되기를 기대한다.

2026년도 화이팅!!!

profile
Frontend Developer

0개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