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충 지오디의 길 브금
주변 사람들이 3학년, 4학년이 되면서 친구들이 각자 다른 삶을 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1, 2학년 때만 해도 방학이 오면 놀고, 개강하면 학교에 다니고, 시험기간이 다가오면 공부하는, 고등학교를 벗어나 조금은 다른 것 같으면서도 비슷비슷한 삶을 사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제는 휴학을 하고 자격증을 따는 친구도,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는 친구도 생기기 시작했다. 다들 자신의 길을 선택해서 나아가는데, 가끔 내가 가고 있는 이 길이 내 길이 맞나 불안하기도 하다.
내가 재수를 할 동안, 주변 친구 1명을 제외하고 다들 대학에 바로 입학했다. 재수가 끝나고 11월에서 2월, 정시라 합격 발표도 늦어 다른 친구들은 대학에 소속되어 1학년을 끝마칠 동안 흘려보냈던 시기가 있다.(물론 이때는 노는게 맞지만 대학을 합격한 것도 아니라 1년을 날렸을까봐 불안했던 것 같다.) 그때 처음 뒤쳐졌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나만 하는 게 없다는 느낌이 들어 단기 알바도 여러개 해봤었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진로를 확실히 정하고, 그에 맞추어 이력을 차곡차곡 쌓고 싶다는 생각이 강한 것 같다.

12월부터 1월까지 공연장 스태프 알바를 몇 번 해보고 경호원 일에 관심이 생겨서 제안을 받고 일반 경비원 신임교육 이수증을 따기도 했다.
대학교 3학년이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기에 늦은 시기는 아니라 생각한다. 3학년까지는 진로를 선택해도 휴학이나 졸업유예라는 선택지도 있기에, 새로운 길을 찾아나갈 수도 있다. 하지만 3학년이 끝날때까지도 진로를 확실히 정하지 못한다면 나로서는 불안할 것 같아 확실하게 진로를 정하고 싶다. 이렇게 얘기했지만 사실 키즈모델과 고등래퍼를 제외하면 늦은 건 없긴 하다. 3학년은 그냥 주변 친구들이 취업했을 때 뒤쳐졌다는 느낌을 받고 싶지 않기에 정한 나만의 기준일 뿐이다.
윗 문단을 읽고 나를 아는 사람들은 엥...? 얘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꿈 아닌가? 할 수도 있지만 사실 프론트엔드 말고도 해보고 싶은게 너무 많다. 여전히 백엔드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시도도 해볼 생각이다. 하지만 개발자 이외에도 해보고 싶은 것들이 많다. 어렸을 때부터 꿈이 정말 많았던 만큼 이것저것 시도해보고 싶은게 많다.
인스타를 보다가 공방을 하는 사람들을 보고 재미있겠다고, 부럽다고 느끼기도 하고, 내가 어렸을 때 꿈꿔보았던 직업을 가진 사람을 보면 부럽다는 생각을 한다.
비싸서 못 갈 뿐... 공방을 좋아한다. 이때 공방 다녀와서 한동안 공방 열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했었다. 아직도 마음 한켠에 남아있는 공방의 꿈...
사실 진짜 사람이 아니라도 드라마에서 검사, 변호사, 형사 역할의 캐릭터만 봐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분명 나는 다른 직업을 가졌어도 개발자를 보면서 부러워했을 것이다.
아마 나는 해보고 싶은게 너무 많아서 불안감이 큰 것 같다. 만약 딱히 하고 싶은게 없었다면 다른 길도 없다며 그냥 수긍하고 개발만 하고 있지 않았을까?
앞으로는 여러가지 시도를 해보려고 한다. 예전에 보안을 공부해보고 '이 길이 내 길이 아니다'를 느꼈듯이 오히려 시도해보면 한계를 깨닫고 접는 꿈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다가 정말 적성에 맞는 다른 꿈을 찾아 떠날지도 모른다(물론 그대로 개발자를 하게 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는 생각한다.)
올해가 끝날 때 쯤에 글을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다. 그때는 확실한 인생의 목표가 생겼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