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었지만 이번 학기부터 컴퓨터 관련 전공으로 공학대학원(야간)에 입학하게 되어 관련 후기를 작성합니다. 비전공자 출신 개발자분들이라면 궁금해하실 수 있을 것 같아서 이 후기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대학원은 다음과 같이 크게 3가지 목적 때문에 가는 것 같습니다.
보통 1의 경우에는 자대 일반대학원에 진학하여 연구 경력을 가지고 취업하거나 박사과정으로 진학합니다. 일반적으로 랩실의 대학원생은 대부분 1에 해당한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그러나 이미 직장을 다니고 계신 전공자분들이 1의 목적으로 야간대학원에 다시 진학하시는 경우도 종종 있는 것 같습니다.
제 경우는 학부 전공은 디자인이었으나 개발자로 일하고 있어 2에 해당하였습니다. S대를 제외하면 미대 중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대학들이 일반적인 대학 순위에서는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라 3의 목적도 약간 있었지만, 주요 목적은 공학 전공자로의 포지셔닝이었습니다.
만약 취업이 목적이라면 빅데이터나 인공지능 관련 직무가 아닌 이상 대학원 진학은 개인적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의 경우처럼 이미 관련 분야에서 일하고 있지만 더욱 전문성을 가지고 싶은 경우에는 미래를 위해 충분히 고려해 볼 만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꼭 실무적인 내용은 아니더라도 컴퓨터 관련 전공자들이 일반적으로 접하는 수준이 궁금하기도 했고, 인공지능 관련 수업도 몇 가지 들어보고 싶어서 지원을 결심하였습니다.
학부 전공이 공학이 아니었던 분들의 경우에는 대학원 지원 이전에 다음을 다짐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 나는 이제 공대생이다. 공학이 좋고 공부하는 것이 좋다
- 앞으로 몇 년 동안 주말 하루 정도는 공부에 투자할 의향이 있다
먼저 이미 재직 중인 상황에서 대학원을 다니기로 한 이상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 주간에 수업이 있는 일반대학원으로의 진학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입니다. 코로나 때 한정으로 회사에 다니면서 비대면으로 일반대학원을 졸업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합니다만 일반적인 경우는 아니고 교수님의 재량에 달린 것 같습니다.
따라서 야간에 수업을 진행하는 컴퓨터 관련 대학원을 찾아보면 대부분 공학대학원(혹은 정보통신대학원)이라는 특수 대학원에 속해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학대학원은 직장인의 전문성 향상을 목표로 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수업의 목적이 일반대학원과는 조금 다릅니다. 만약 박사과정 진학이 목표라면 논문작성을 하지 않는 일부 특수대학원 과정은 적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서울에서 선택할 수 있는 주요 공학(특수)대학원은 다음과 같습니다.
- 건국대학교 정보통신대학원
- 보안관련 학과만 존재
- 고려대학교 공학대학원 (2.5년)
-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로 묶여 있으며 졸업논문 작성
- 고려대학교 컴퓨터정보통신대학원 (2.5년)
- 빅데이터, 인공지능 및 소프트웨어'보안'학과 개설
- 국민대학교 소프트웨어융합대학원 (2년)
- 인공지능 및 소프트웨어학과가 있으며 논문/프로젝트 중 선택?
- 주말에 수업 진행 (토요일)
- 서강대학교 정보통신대학원 (2.5년)
- 인공지능과 소프트웨어공학학과 개설
- 연세대학교 공학대학원 (2년)
- 인공지능과 컴퓨터소프트웨어학과 개설
- 논문작성이 없는 4학기제
- 한양대학교 공학대학원 (2.5년)
-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개설
- 졸업논문 작성
저의 경우는 국민대, 연세대, 한양대 공학대학원에 지원했었고 추가로 컴퓨터 관련은 아니지만, 홍익대학교 인터랙션디자인전공에도 지원했습니다(이 외 학교에 대한 정보는 확실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학과에 따라 논문을 작성하는 과정의 경우 연구에 집중된 커리큘럼을 가지며, 논문 작성을 프로젝트로 대체하는 학과의 경우 조금 더 실무적인 내용을 다루는 편입니다. 지원하기 전에 개설과목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면 꼭 먼저 확인해 보고 지원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만약 인공지능 관련 학과를 생각하고 계신다면 여기는 야간이어도 일반대학원 못지않게 입학이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컴퓨터 관련 학과에만 지원하였기 때문에 인공지능 관련 학과에 대해서 말씀드리기는 어렵겠지만 지원해보신 분들의 후기에 따르면 면접에서 관련 지식을 깊이 있게 물어보는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제가 지원했던 학교들은 모두 1차 서류평가 > 2차 면접 순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서류전형의 경우 간단한 이력 및 자기소개, 학업계획서 등의 작성이 필요합니다. 학업계획서 내용은 면접에서 관련 내용에 관한 질문을 받을 수 있어서 미리 공개된 커리큘럼을 기반으로 계획을 잘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수대학원은 연구를 목적으로 하는 곳은 아니지만, 만약 평소에 학문적으로 깊이 연구하고 싶었던 분야가 있었다면 아무래도 학교인 만큼 학업계획서를 통해서 이를 잘 어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경우에는 서비스·경험디자인기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UX 및 HCI 분야에 관심이 있었기에 이러한 부분을 개설된 수업과 최대한 연결하여 학업 계획을 작성하려 노력하였습니다.
만약 서류에서 합격한다면 면접은 제 경험상 그렇게 어렵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면접에서 당락이 결정된다기보다는 이미 합격할 분들을 정한 후 확인을 위해서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주요 질문은 회사를 다니면서 수업 참여에 어려움은 없을지, 비전공자라 수업을 따라가는 것이 괜찮은지 등을 물어보셨습니다. 전공 관련해서 기초적인 데이터베이스 관련 지식을 물어보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직 시에 경험했던 입사 면접에 비하면 어려운 편은 아니었습니다.
최종 결과가 발표되면 등록을 진행하게 됩니다. 특수대학원은 대체로 비싸고 장학금이 거의 없는 관계로 한국장학재단에서 학자금대출을 받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학자금대출은 학부와 마찬가지로 1%대 금리로 10년 동안 상환이 가능합니다(+ 거치기간 설정 가능). 만약 등록하지 못하게 되면 합격이 취소되니 유의가 필요합니다. 등록 이후에는 여러 가지 회비 납부를 요청받을 텐데 대학원의 목적이 인맥이 아니신 분들은 의무적으로 납부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수강 신청의 경우 보통 학부처럼 수업에 대한 선택권이 주어지는 편은 아니고 그해에 개설된 강의에 따라 신청하게 됩니다. 대학에 따라 다르겠지만 최대 1~2개 정도의 타과 수업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수업 요일은 수강 신청 여부에 따라 결정되며 보통 주 2회(ex. 화, 목) 안에 몰아서 수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까지 한 학기 학교생활을 해본 결과 생각보다 놀랐던 점 중의 하나는 젊은(30대 초중반) 분들이 많았다는 점입니다. 다른 학과 분들을 보니 확실히 컴퓨터 관련 학과의 평균 연령이 더 낮은 것 같습니다. 조금이라도 진학에 관한 생각이 있으시다면 최대한 빨리 지원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합격하신 분들은 대체로 스타트업 보다는 대기업 출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만약 대학원에서 얻고자 하는 것이 확실하다면 원하는 것을 충족시켜줄 대학 위주로 꼭 지원해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대학은 역시 대학인지라 학원과는 달리 취업, 이직 등을 보장해 주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이직이나 승진, 혹은 창업을 위한 투자를 받을 때마다 우리는 항상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줘야 합니다. 많은 사람이 학교는 중요하지 않다고 하지만 학위라는 것은 몇 년간의 노력으로써 얻어진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순간에 남들과 차별화된 이력을 보여줄 수 있는 수단으로 학위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대학원 안에 인공지능 관련 학과가 함께 묶여있다면 타과 수강을 통해 요즘 인기 있는 인공지능 관련 기초 지식도 배울 수 있고, 직장인 입장에선 일반대학원 같은 랩실 출근 없이도 동일한 석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특수대학원의 단점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직장인 특성상 수업을 깊이 있게 진행하기 어려워 학부 수업의 연장선 같은 느낌이 있습니다. 또한 논문을 쓰지 않는 과정이라면 논문을 체계적으로 읽고 쓰는 방법을 배울 수 없습니다. 만약 학문적인 깊이를 원하신다면 어쩔 수 없이 일반대학원에 진학하시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상황에 따라 적절히 선택하시기를 추천합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에게 모두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라면서 마무리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특수대학원을 알아보고 있는 20대 직장인입니다
문의 드릴게 몇가지가 있는데 괜찮으시면 메일 가능하실까요 ?
tmdgus4475@gamil.com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