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퇴실 체크마저 마지막인 2024년 6월 28일에 작성하는 SSAFY 10기 회고
처음 SSAFY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뭔가 엄청나게 준비된 사람들이 들어가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그때의 나에게 면접이란 최대한 피하고 싶은 것이었어서, 선발 과정 중에 면접이 있다는 이야기가 너무 인상에 깊이 남았기 때문이다.
사실 자기소개서도, 면접도 정말 얼렁뚱땅 봐서 늘 이게 되나? 싶은 마음으로 과정을 거쳤고, 어느새 나는 전국 유일 모바일반에 들어가 있었다.
예??? 제가요????????
내가 목표하고 쓴 곳이긴 했지만 모바일반은 싸피 인원들 중에서도 시험쳐서 들어가는 곳이기도 했고, 그만큼의 능력치가 쌓여있지 않아서 가망이 있다고 보질 않았다.
우스갯소리로 내가 되면 뭔가 잘못 된거다 하는 소리를 하고 했었는데, 반 배정 문자를 받고 뭔가 오류가 난 거 같다며 주변인들의 문자도 다 확인하고 다녔다.
그렇게 모바일반에서 보내게 된 1학기.
진짜 죽을 듯이 노력했다.
초반에는 양 옆의 학우*에게 거의 뇌를 외주 주기라도 하듯 모든 걸 물어봐야했고, 금방 할 수 있을 거라고 내주신 과제는 새벽 4시까지 매달려 겨우 해냈다.
(* 학우님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러고 싸피 출근 준비를 위해 5시 반에 일어나야했다.
거의 죽어가던 내가 불쌍했는지 아니면 원래 성품이 그리들 뛰어나신지 도움을 주신 학우분들이 많았다.
구할 수 있는 모든 코드들을 싹 긁어와 흡수하려고 노력했다.
수업마다 노션 페이지에 들은 모든 걸 정리하려고 했다.
매주 월요일엔 시험을 쳤는데, 채점을 마친 강사님께 가서 과락이 몇 명인지 기웃거리기도 하고, 와 이번엔 과락 당하면 어떡하지? 진심으로 걱정되어 다리 떨기도 하고...
실명 언급해도 되는건지 감이 안 와서 그냥 익명으로 감사 말씀 전합니다.
강사님 이런 학생도 열심히 가르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자바를 처음 접하게 된 터라 빠르게 익히고자 자바 알고리즘 스터디를 초반부터 들어가 싸피가 끝날 때까지 버틴다거나, cs 스터디를 하기도 했다.
어쨌든 시간이 허락하는 한 정말 최선을 다한 것이라 자신할 수 있어.
그렇게 팔락거리고 다닌 보람이 있는지, 1학기를 이수할 때 이수증과 함께 성적 우수상 상장을 함께 받아갈 수 있었다.
2학기에도 고난은 끝나지 않았다.
팀을 꾸려 프로젝트를 하는 커리큘럼인데, 기획부터 구현, 발표까지 약 6~7주가 주어지고, 이걸 3번이나 반복한다.
정말 원했고 필요로 하던 것이었지만(프로젝트 이력이 지원할 때 참 필요하다) 이때 체력적으로 한계를 느끼는 동기들이 참 많았을 정도로 꽤나 힘든 과정이었다.
내 파트를 잘 해내겠다는 책임감, 남의 파트가 잘 안 되면 최대한 도우려는 팀워크를 가지고 어찌저찌 또 해냈다.
프로젝트를 위한 프로젝트 말고 진짜 멋진 프로젝트를 만들면 좋겠다는 욕심, 뭐든 배워가겠다는 욕심도 어느 정도 충족시키고자 했다.
열정 넘치고 능력 넘치는 팀원들과 함께 고생하다보니, 프로젝트 우수상을 어느새 2번이나 받을 수 있었다.
너무 뿌듯해서 상장을 받은 날엔 주변 사람들이 "저거 계속 들고 있는거 봐" 하며 웃을 정도로 하루종일 그냥 상장을 품에 끼고 살았다.
아, 그리고 그 와중에 알고리즘 시험도 쳤다.
삼성 SW 역량테스트 B형(Pro) 시험!
소문난 B형 광인이었어서 시험일이 다가오면 응원과 배려를 받기도 했다. (진짜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싸피에 들어온 이유 중에 하나였는데 그래도 기간 안에 취득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수료일자가 다가올 수록 이렇게 좋은 기억만 남겨준 싸피에서 쫓겨나기 일보직전이라는 생각이 들어 막 초조해질 정도였다.
프로님들께 쫓겨나기 싫어요 하며 우는 소리를 계속 했다.
그러나 딜런 어린이가 가장 무서워하는, '우리를 천천히 피할 수 없는 수료식의 날로 인도하는, 멈출 수 없는 시간의 흐름'은 가차 없었다.
진짜 어느새 수료식 날이었다...
강당에 모바일반 사람들과 모여 앉아 1시간 가량 감동의 수료식 vcr 시청 시간을 갖고, 수료증을 받았다.
최우수(상위 5% 이내) 수료생이라는 것이 함께 적혀있었다.
노력한 만큼 자랑스러워하기로 했다.
안 그래도 지금 수료식인 거 아쉬워서 미치겠는데, 더 잘 해볼 수 있었던 것들에 대한 생각, 힘든 시간 이겨낼 수 있게 해줬던 동기들과의 추억이 계속 떠올라서 더 아련했다.
포토이즘 기계를 들여놓아 주셨는데 아쉬워서 끝날 때까지 남아 동기들과 사진을 찍었던 것 같다.
나처럼 정말 프로젝트 경험도 없었고, 다 처음 배워보는 사람도 노력하면 무조건 성장할 수 있는 곳이었다.
지원했던 과거의 나를 1년 내내 칭찬해주며 살게 했다.
+)
SSAFY 후기를 검색해 보면 늘 무엇보다 좋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게 되어 좋았다고 써져있었다.
저 사람들이 블로그에 이런 이야기를 쓸만한 소위 '인싸'라서 그렇다고 생각했고, 나에게는 그렇게 큰 기대가 되는 부분이 아니었다.
후일에 덧붙여보자면 싸피를 수료한 지금, 모바일반 동기들과 여행 계획을 수립 중이다.
너무나도 멋지고 밝은 사람들과 알게 되고 소중한 연을 맺을 수 있어 정말 지금 생각해도 들어오길 잘했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