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시리즈 23.03.27

최시열·2023년 3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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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의 미리 가 본 미래]〈66〉챗GPT가 다른 인공지능 기술과 다른 점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이 또 한번 크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챗GPT 기술이 대두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일례로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는 한 경제지와 인터뷰에서 챗GPT를 가리켜 'AI 발전의 가장 중요한 혁신'이라 언급한 바 있다. AI 기술은 과거에도 존재했는데 특히 이번 챗GPT 기술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챗GPT가 남다른 전환점으로 평가받는 가장 큰 이유는 기술의 대중적 이해도를 높였다는 데 있다.

기술이 점차 고도화되면서 가장 극복하기 힘든 부분 중 하나가 해당 분야 종사자들이 아닌 일반인들에게 관련 기술의 의미와 내용을 정확하게 전달하기가 점점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특히 어떤 기술의 부가가치는 해당 기술을 다양한 산업 내지 제품군에 적용해 활용할 때 더욱 높아진다.

그런데 이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해당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타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기술을 설명하고 이해시켜야 한다. 하지만 AI과 같이 더욱 고도화된 기술은 설명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과거 AI 분야 전문가들이 자신들이 보유한 기술의 역량을 일반인들에게 보여주고 이해시키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억지로 기획해야만 했다. 대표적으로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

같은 경우,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바둑 대국을 두면서 인공지능 기술의 진보를 보여주는 기회로 삼았다.

하지만 챗GPT가 등장하면서 이러한 문제가 쉽게 해결됐다. 챗GPT는 AI 기술을 구현하고 사용하기 위해 별도의 프로그램을 배우거나 언어를 습득할 필요가 없다. 그저 친구들과 채팅하는 것처럼 AI에게 업무를 지시하거나 궁금한 것을 물어보면 된다.

이렇게 사용자 친화적인 AI 기술은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로 하여금 현재 가장 진화된 AI 기술을 직접 활용해 볼 기회를 제공해 줄 뿐만 아니라 각자 분야에서 이러한 기술이 더 숙성단계에 이를 경우, 해당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지 스스로 생각해 볼 시간을 주기에 충분하다. 이러한 상황은 추후 AI 관련 기술 활용도와 부가가치를 더 높이는 기회가 된 것이다.

특히 AI 기술은 활용자가 많아질수록 발달하는 기술적 특수성을 갖고 있다. AI는 더 많은 학습을 거칠수록 파라미터도 많아지고 성능도 개선된다. 파라미터가 많을수록 GPT 확장성과 활용 가능 범주가 넓어진다고 이해하면 된다. 파라미터는 인간의 뇌에서 뉴런과 뉴런을 이어주는 시냅스, 다시 말해 신경 세포 접합부 역할을 한다.

챗GPT가 출시 두 달 만에 월간 활성화 사용자 수(MAU) 1억명을 돌파하고 빠른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2018년 오픈AI가 첫선을 보인 GPT-1은 파라미터(parameter, 매개 변수) 수가 1억1700만개 정도에 그쳤으나 2019년 출시한 GPT-2는 15억개, 2020년 등장한 GPT-3은 1750억개로 대거 늘어났다. 그리고 이런 GPT-3을 한 번 더 개선한 GPT-3.5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게 바로 챗GPT다.

이상의 내용을 종합할 때 이제 AI 시대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챗GPT는 우리가 사용하는 일반 언어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기술이기 때문에 실제 원천 기술이 보유하고 있는 부가가치보다 해당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 단위에서 발생하는 부가가치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 기업들이 점점 바빠져야 할 시점인 듯하다.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하는 회사는 단 한 곳이지만 해당 기술을 활용해 성과를 거두는 회사들은 다양하기 때문이다.

AI

  • Artificial Intelligence

GPT

  • 인공 신경망 기반의 언어모델
  • 자연어 처리(NLP) 시스템의 일환

NLP

  • Natural Language Processing
  • 인공지능의 한 분야
  • 머신러닝을 사용해 덱스트와 데이터를 처리하고 해석한다.

[박정호의 미리 가 본 미래]〈65〉데이터센터 경쟁력, 에너지효율성이 좌우한다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활용도가 급증하면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 영역이 더욱 늘어난 상황이다.

특히 기존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회사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영역에 해당하는 기업마저 급격히 디지털 전환을 서두르고 있어, 향후에는 데이터 기반 경제가 전방위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과정에서 국내외적으로 크게 대두되는 문제점 중 하나가 데이터센터의 전기사용량이다.

최근 데이터센터의 에너지효율 평가 지표인 PUE(전력사용효율성)는 전 세계적으로 낮아지는 추세다. PUE는 데이터센터 연간 실사용 전력량을 필요 전력량으로 나눠 계산한다. PUE가 1에 가까울수록 좋은 에너지효율을 가진 데이터센터다.

글로벌 데이터센터의 평균 PUE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다소 높아지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1.6 수준이다. 특히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PUE는 더 낮은 편이다. 구글의 경우 평균 PUE가 1.10,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의 전 세계 데이터센터 평균 실 PUE는 1.18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반해 국내 데이터센터 평균 PUE는 2.3수준에 머물러 있다.

데이터센터가 이처럼 막대한 전기를 사용하는 이유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냉각 과정에서 많은 전력을 소비한다. 기본적으로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킹 등 컴퓨팅 장비의 전력소비가 크지만, 그에 못지않게 컴퓨팅 장비 냉각에 많은 전력을 소비한다. 데이터센터 에너지비용의 50%가 냉각 비용이란 분석도 있다. 이 때문에 많은 관련 기업들은 냉각 과정에서 유발되는 전기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해 왔다.

대표적으로 북유럽 국가에 데이터 센터가 많은 이유 역시 여기에 해당한다. 스웨덴의 반호프 데이터센터 파이오넨, 노르웨이 그린 마운틴 데이터센터, NGD 데이터센터, 디지털 리얼티 데이터센터 등이 북유럽의 북극권 기후를 활용해 냉각 비용을 줄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외적 기후 환경을 이용한 전력 사용량 절감만으로는 충분히 대응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최근 글로벌 IT 기업들은 데이터센터의 경쟁력이 단순히 전산처리 능력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 절감 능력에 좌우된다고 평가한다.

이를 위해 전력소비를 절감하기 위한 기본적 전제는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에너지 효율 개선이다. 인텔, AMD 등이 지속적으로 칩당 전력 소비량을 줄이고 있고, 높은 에너지 효율성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 중이다. 뿐만 아니라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킹 등 컴퓨팅 장비의 전력소비량을 기술적으로 절감하기 위한 지속적인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에너지 절감을 위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하기도 한다.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전기료 절감을 시도하기도 한다. 구글을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경우, AI 기술을 활용해 데이터센터를 통제하여 PUE를 10% 이상 개선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국내의 경우 최근 전기를 대량 소비하는 데이터센터에 한국전력이 전기 공급을 거부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이 마련됐다. 소비자와 기업이 원하면, 대가를 지불하고 마음껏 사용할 수 있었던 전기를 이제 더 이상 맘대로 사용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한국전력이 전기공급에 대한 거부 행사를 고민하게 된 배경은 데이터센터의 에너지사용 효율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데이터센터 60%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수도권 집중도는 2029년에는 80%까지 높아질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147개 데이터센터의 전력수요는 1762㎿이며, 2029년까지 신규 데이터센터 전력수요는 732개, 4만9397㎿로 전망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데이터센터의 에너지효율성을 단순히 정부 차원의 규제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다. 관련 기업들의 자체적인 기술 개발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상황이다.

PUE

  • Power Usage Effectiveness
  •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전체 전력량과 정보시스템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비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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