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020년 1월, 첫 직장에 입사하기 전까지는 개발이라는게 무엇인지 전혀 모르는 비전공 문과 대학생이었습니다.
알 필요가 없다거나, 알고싶지 않다거나... 그런 문제가 아니라 그냥 개발이라는 분야가 존재한다는 인식 자체를 하지 못하고 살았습니다.
그러던 제가 개발이라는 것을 처음 인식하게 된 것은 첫 직장 입사 환영회날 같은 테이블에 앉았던 두 명의 동기가 모두 개발직군이었던 사건으로부터 시작됩니다.
(개발자에 대한 스테레오 타입처럼... 두 사람 모두 체크셔츠를 입고 왔었던 것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납니다.)
신입사원 교육시간에 뚝딱뚝딱 딴짓 하더니 로또번호 추첨기를 만들지를 않나... 어쨌든 이 개발자 동기들을 보면서 개발이라는 분야에 조금씩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동기에게 '나도 개발 공부하고 싶다'고 했더니 다짜고짜 백준 별찍기 문제부터 풀라고 시켜서 한동안 별찍기와 코딩테스트 문제풀기만 하다가 제로초님의 자바스크립트 강의, 노마드코더의 코코아톡 클론코딩을 수강하며 조금씩 개발에 재미를 붙여 나갔습니다. (사실 알고리즘 문제풀기가 재미있긴 했습니다.)
그러던 중, 인프런 뉴스레터로 MD 채용소식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 '꼭 이직을 해야겠어!' 라는 생각은 아니었지만 개발이 너무 재미있고 좋다는 이유만으로 지원하게 되었고 확신없는 면접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면접 경험이 굉장히 좋았습니다.
홈쇼핑 물건팔았던 얘기만 1시간동안 하고 나왔던 그 면접을 통해 나의 역량을 알 수 있었을까? 라는 의문이 들기는 합니다.
다만, 면접을 진행했던 MD 실무자 분들이 좋은 분들이라는 것은 1시간이 다 지나기 전에 알 수 있었습니다.
대표인 쭈와의 면접 경험도 색다르고 좋았습니다.
자세히 기억은 나지 않습니다만, '살면서 가장 열심히 해봤던 것'에 대해 집요하게 질문하던 쭈가 어렴풋이 떠오르는 듯 합니다.
그렇게 21년 9월, 인프랩에 MD로 합류하게 되었고 이 글을 쓰는 22년 9월 7일이 바로 입사 1주년이 된 날이며, 내일인 22년 9월 8일은 저의 마지막 출근일입니다.
모두가 다 좋은 동료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고등학교 다니던 시절에 한 반에 30~40명 정도였는데, 학년이 끝날 때 까지 제대로 말을 못 나눠본 친구도 몇몇 있었습니다.
협업할 기회가 없고, 접점이 없고, 자리가 멀고... 다양한 이유가 겹쳐서 솔직히 지금까지 한 마디를 제대로 못 나눠본 분들이 꽤 있기 때문에 모두가 좋은 동료인지는 저도 정확히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조건을 달아서 적어도 제가 소통하며 지낸 분들은 대부분 좋은 분들이었습니다.
제가 본 인프랩 동료들은 열심히 일하고, 밝게 일하는 좋은 동료들이었습니다.
특히 콘텐츠 파트는 너무 밝아서 따라가기 벅차다는 느낌이 들 정도랄까~?
제가 개인적으로 일하기 어려운 동료라고 생각하는 유형은
"문제가 터졌을 때 해결을 우선하기보다 책임소재를 우선하는 사람"
"본인의 역할에 충실하지 않고, 노력하지 않는 사람"
입니다.
인프랩에는 위에 해당하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것만으로도 좋은 회사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저는 이 '문화'라는 것을 글로 표현하기가 무척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굳이굳이 표현하자면, 제가 느낀 인프랩의 문화는 자유라는 키워드로 말할 수 있겠습니다.
인프랩은 굉장히 자유롭습니다.
본인이 무슨 일을 할지 직접 결정할 자유가 있습니다.
MD로 일하면서 내가 어떤 강의를 푸시할지, 직접 판단하고 어떻게 푸시할지 전략을 수립하여 실행하는 경험을 주도적으로 해볼 수 있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성과가 잘 나오면 거의 치사량급으로 뿌듯함도 느낄 수 있구요.
많은 부분에서 구성원의 자율을 존중하는 인프랩과 성향이 맞는 분이라면 다른 회사보다 훨씬 많은 경험을 해보실 수 있는 좋은 환경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생각하는 인프랩만의 '조금 다른 느낌의' 자유는
대표님이 참 자유롭다는 것입니다
국군의 날에 군인처럼 일했으니까 쉬자고 하신다거나, 인프콘같은 큰 행사 이후에 쉬자고 하신다거나, 혹은 업무로 인해 늦게 퇴근할 경우 다음날 오후에 출근하는 것도 어느정도 자율적으로 맡겨두시곤 합니다.
이런게 위에서 일방적으로 내려오는 휴무 통지 느낌이 아니고, 같이 일하는 사람들끼리 '열심히 일했으니 함 쉬자!'라는 느낌으로 공감대를 형성하기 때문에 더욱 만족도가 높고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좋은 복지이자 인프랩만의 좋은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갑자기 낮에 전복을 구워먹자고 하신다거나, 술 마실사람 타운홀로 오라던가...
이런 예상치 못한 상황들이 소소한 재미를 줬던 것 같아요.
그리고 인프랩에서 일하다 보면 소위 스타 개발자로 불리는 분들이나, CTO, 리드를 맡고 계신 많은 분들도 그렇고, 지식을 나누고자 하는 선한 영향력을 가지신 분들과 자주 대화를 나누게 되는데, 대화만으로도 배울 점이 참 많은 분들이었습니다.
어느 회사든 완벽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객관적으로 인프랩은 좋은 회사임에 틀림 없습니다.
주관적인 부분에서는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예를 들자면, '같이'라는 키워드는 사실 저에게는 조금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인프랩은 같이 일하는 문화가 강한 조직이기 때문에 유통 MD로써 2년동안 개인사업자처럼 일해온 저에게는 때로는 비효율적이라고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사실 좋은 점에서 소위 말하는 '올려치기'를 한 것 처럼 보일까봐 억지로라도 아쉬운 점을 더 쓰고 싶었는데, 크게 생각나는게 없네요.
아쉬웠던 점들도 대부분 조금조금씩 개선되어 나가고, 개인적으로 콘텐츠, 마케팅파트 구성원들에게 가장 혼란을 가져왔던(ㅋㅋㅋ) 셀이라는 조직구조에도 많은 변화가 생기면서 답답했던 지점들이 예전보다 해소가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인프랩에 합류하면서 목표했던게, 꼭 인프랩을 1등으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인프랩이 압도적인 1등이 되는 순간을 함께하지 못하게 된 것이 아쉽습니다.
제가 부족한 점이 많은 사람인 만큼, 아쉬움도 큰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옆에서 격려와 조언을 아끼지 않은 동료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저는 프론트엔드 개발자의 길을 준비할 생각입니다.
개발이 즐겁다는 것은 이미 2년 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취미로 해서 즐거운 것과, 업으로 삼았을 때는 다를 수 있다는 것도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사실 취미는 취미로 남겨두자는게 제 삶의 자세였는데...
이러다 나중에는 오버워치 프로게이머에 도전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이 30을 눈앞에 두고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되니 새삼 싱숭생숭하고 그렇습니다.
개발자가 되고 나면 강의를 만들고 싶습니다.
지식공유자로 다시 만나요!
이 글을 읽으신 분들에게.
사실 이커머스에서 일할 때는, 내 손으로 엄청난 것을 만들기에는 조직이 너무 시스템화 되어있고 관성이 생겨버렸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언제나 똑같은 업체의 똑같은 상품을 똑같이 판매하고 있는 상황, MD가 신생 업체와 으쌰으쌰해서 매출을 키워나가는 경험은 정말 드라마에나 존재하는 것이라고 느꼈습니다. 주요 협력사라는 이유만으로 밀어주고, 또 그게 너무나 잘 팔리는 것을 보고 어느순간부터 모험심이나 도전정신이라고 해야할지, 그런 것들이 다소 사그라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반면 인프런이 속해있는 온라인 IT교육 시장은 다양한 가능성이 존재하는 곳입니다. 사람들에게 필요한 지식을 잘 전달할 수만 있다면 정말 누구에게나 기회가 열려있는 시장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 강의에 생각이 있으신 분들이 계시다면, 걱정하거나 망설이지 마세요. 인프런 MD는 좋은 강의에 진심인 사람들입니다. '좋은 강의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으시다면 주저하지 마시고 강의 제작에 대한 상담을 요청하세요!
제 입사 초기에 그러니까 6말 7초 즈음..? 랜덤런치 때 뿌꾸와 프론트엔드에 대해 얘기하던 모습이 떠오르네요. 그 때 뿌꾸를 생각하면 너무 행복한 모습이었어요 ㅋㅋ 제가 아는 멋있는 개발자는 모두 개발을 즐기고 있더라구요. 그래서 저에게 뿌꾸는 이미 멋진 프론트엔드 개발자 입니다. 파이팅!!!!!!!!!!!!!!!
- 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