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토타이핑이란 출시하기 전 제품을 테스트하는 것입니다.
시스템 생산 전, 평가를 위해 미리 물건을 제작하는 프로토타이핑은 많이 들어보셨을텐데요.
프리토타이핑은 프로토타이핑과는 다른 개념입니다. 프로토타이핑은 ‘제품’에 집중했다면, 프리토타이핑은 ‘소비자’에 더 집중을 한 개념입니다.
프리토타이핑은 구글 최초의 엔지니어링 디렉터이자 명예 혁신 전문가 알베르토 사보이아가 개발한 조사법입니다.
사보이아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진행하는 소비자 조사에는 심각한 결함이 있다며, 시장조사를 위한 더 나은 방법으로 ‘프리토타이핑’을 제시하였습니다. 제품 개발에는 상당히 많은 리소스가 요구되므로, 개발 전에 제품에 대한 반응을 미리 테스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였으며, 이 때 갖게 되는 자신만의 데이터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강조하였습니다.
다만 학부생들도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기도 하듯, ‘어떤 어떤 제품이 출시된다면 사용하시겠습니까?’ 라고 글로 물어보는 것과 그에 대한 답변은 의미가 없다고 합니다. 이러한 답변은 막상 실제 그 제품이 출시되었을 때 사용한다는 보장은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프리토타이핑에서는 실존하는 제품이 필요로 됩니다.
그렇다면 아직 개발은 진행하지 않아 제품이 없는데 어떻게 제품에 대한 반응을 조사하라는 것일까요? 사례를 통해 설명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사례는 IBM의 음성 인식 타이핑 기술입니다. IBM에서는 본격적인 개발에 들어가기 전 음성으로 타이핑을 대신 하는 것에 대해 얼마나 수요가 있는지 실험을 하였습니다. 과연 IBM은 개발 기술 없이 음성 인식 타이핑 기능을 어떻게 시각화하여 소비자의 반응을 확인하였을까요?
IBM은 속임수를 썼습니다. 실험 대상자에게는 기술이 개발되었다고 거짓 정보를 준 다음, 실제로는 옆방에 있는 사람이 실험 대상자가 하는 말을 타이핑하여 모니터에 띄어주는 방식이었습니다. 따라서 소비자는 당연히 기술이 개발되었다는 사실을 믿을 수 밖에 없었죠.
결과는 어땠을까요?
처음에는 이 신비한 기술에 매혹되었던 실험대상자들이 1~2시간 사용하면서 부정적으로 반응이 변하였습니다. 1~2시간 동안 계속 말을 해야 한다는 점, 그리고 보안 유지가 안 된다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프리토타이핑은 여러가지 형태로 또 나뉘는데, 이러한 프리토타이핑 형태는 미케니컬 터크 프리토타입이라고 칭합니다. 다른 형태들도 간단히 소개하면, 웹사이트만 만들어 놓는 간단한 방법도 있고, 더 간단하게 스티커만을 가지고 시간과 비용의 낭비를 막는 프리토타이핑도 존재합니다. 각각의 예시를 더 살펴보죠.
웹사이트를 통한 프리토타이핑의 예시는 에어비앤비입니다. 과연 어떻게 프리토타이핑을 진행했을지 짧게 상상해볼까요?
숙박 공유 플랫폼인 에어비앤비는 처음부터 여러 숙박업소를 등록하지 않았습니다. 에어비앤비는 창업자 자신의 아파트를 게스트룸으로 활용하는 것부터 시작하였습니다. 그 곳에 메트리스 3개와 아침 식사 제공을 옵션으로 두고, 도메인을 구입하여 간단한 웹사이트 개설 후 광고를 하며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몇 시간 뒤 예약이 체결되었다는 ‘자신만의 데이터’를 확보하였고, 성공 가능성을 검증하며 사업을 확장하여 지금의 에어비앤비가 된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단순히 스티커만을 가지고 실시한 프리토타이핑의 예시입니다. 어느 날 ‘하루 지난 초밥을 반값에 팔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가 사보이아의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서 나오자 그는 프리토타이핑을 진행하였습니다. 소비자로부터 ‘하루 지난 거라도 싸게 팔았으면 좋겠다’라는 의견을 얻은 뒤, 시험해보고자 한 것입니다. 2가지 예시를 본 현 시점에서 이번에는 어떻게 했을지 예상이 가시나요?
사보이아는 식중독 등의 문제를 고려하여 실제로는 오늘 생산되었지만, 스티커만 생산 날짜가 전날 인 것으로 바꿔 실험을 진행하였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의미 있는 자신만의 데이터를 얻는 데는 2시간이면 충분했다고 합니다. 안타깝게도 그 기간동안 팔린 개수는 0개였다고 합니다.
막상 아이디어만 놓고 봤을 때 좋은 아이디어라는 호평이 있었는데, 실제 제품을 맞이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정반대였다는 것입니다. 이는 “소비자는 자신조차도 뭘 원하는지 제대로 알지 못한다”라며 이처럼 실제 물건 없이 아이디어 만으로 진행하는 소비자 조사를 신뢰하지 않는 스티브 잡스의 말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입니다.
마지막으로는 데이터에 관련된 내용을 다루며 마치겠습니다.
이 부분에서도 여러가지 기법이 있지만, 가장 기본적으로 사보이아는 XYZ 가설을 제시하였습니다.
한 문장으로 정의하면 “적어도 X퍼센트의 Y는 Z할 것이다”로, 여기서 X는 최소 %, Y는 표적 시장, Z는 소비자 기대 행동입니다.
우버를 예로들면, “적어도 30%의 대도시 지역 거주자는 우버에 회원가입을 하고 최소 한 달에 한 번은 우버를 이용할 것이다”가 XYZ가설이 될 수 있습니다. 이 가설을 바탕으로 소비자 조사를 진행하고, 진행 이후 검증하며, 아이디어의 성공 가능성을 개발 전 미리 확인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법입니다.
기획/디자인 세션 분들의 기획 하에 프로젝트가 진행중일텐데, 진행중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또는 자신이 따로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에 프리토타이핑을 적용해보는 건 어떨까요?
개발이라는 소중한 리소스를 사용하기에 앞서 아이디어의 가능성을 소비자에게 묻는 프리토타이핑 기법을 각자의 아이디어에 어떻게 적용해볼지 고민해보고, 실제로 수행함으로써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성공적인 서비스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