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리번 프로젝트는 기술과 배움을 통해 일상과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교육 단체이다.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게 해주는, 그리고 일상과 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교육을 기획하는 교육 봉사의 성격을 가진 대외활동이다.
이번 학기에 학교 수업에서 잠시 벗어나 쉬어갈 겸 전공 관련 프로젝트를 하고자 휴학을 하게 되었다. 이번 휴학의 가장 큰 목표가 전공 관련 외부 활동을 최소한 하나 해보는 것이었기에, 여러 가지 동아리와 대외활동을 지원했었다. 하지만 높은 경쟁률과 부족한 경험 때문이었는지, 아님 내 자소서가 문제였는지 자꾸 서류에서 탈락했다. 거기다가 꼭 들어가고 싶었던 연합 동아리는 자소서 시간에 못 맞춰서 지원을 못 하는 바람에 멘탈에 크게 타격이 갔다. 그렇게 아무 것도 못 하고 휴학 기간을 허비하게 될까봐 마음이 불안했다.
그러다가 우리 학교 에브리타임에 설리번 프로젝트 모집 공고를 발견했다. 처음 보는 단체였기에 '내가 이 활동을 통해 의미 있는 성장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더군다나 아직 개발 능력도 부족한데 교육까지 해야 하니 망설이는 마음도 들었다. 하지만 코딩 실력보다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고, 모르는 것을 빠르게 배워나갈 의지를 본다는 말에 용기를 얻었다. 또한 설리번 프로젝트 Medium 블로그에 올라온 지난 상반기 활동 회고에서 프로젝트의 발전을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는 운영진의 글을 읽고, 설리번 프로젝트의 발전 가능성(?)을 믿고 지원을 결심하게 되었다.
설리번 프로젝트의 특이한 점은 면접 없이 서류로만 평가한다는 점이다. 면접에 자신이 없었기에 내심 좋긴 했지만, 그만큼 지원서에 정성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라고는 하지만 그동안 쓴 자소서를 재탕 활용했다)
주관식 질문은 총 4개였다.
- 자유롭게 자기소개 하기 (성격, 취미, 좋아하는 것 등)
내가 생각하는 내 모습을 키워드로 표현하고, 그 이유를 경험을 통해 서술했다. 이렇게 하면 자연스럽게 성격과 가치관이 잘 드러나지 않을까 싶어서.. 이 질문은 다른 지원서에서 썼던 내용을 활용하여 작성했다. 무작정 돌려막기 하는 건 안 좋지만, 내가 열심히 쓴 글을 날리기도 아깝기에..
- 지원 동기 (이 곳에서 무엇을 얻고 싶은지?)
제대로 된 결과물을 만들고 싶은 마음, 관심사가 같은 사람들과 협업해 보고 싶은 마음. 크게 두 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그리고 설리번 프로젝트에 들어오면 스승과 제자가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교육을 만들고 싶다고 작성했다. 최근, 다수의 취업 정보글을 접하며 개발자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을 배웠다. 교육은 그야말로 고도의 소통(커뮤니케이션) 역량이 필요한 활동이다. 그래서 프로그래밍 지식도 쌓고,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키우고 싶었다.
- 어떤 교육을 만들고 싶은지 (교육의 문제점, 개선 방향, 개인적인 경험 등)
중, 고등학교의 주입식 교육을 들으며 느꼈던 아쉬운 점을 솔직하게 적었다. 그리고 스스로 탐구해서 공부의 재미를 느꼈던 경험담을 토대로, 교육 목적을 이해하고 지식을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작성했다. 설리번 프로젝트의 교육 철학에 맞게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흥미로운 교육을 만들고 싶었다.
-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해본 경험
아직 제대로 된 프로젝트 경험이 없었고, 굳이 프로그래밍 관련 경험이 아니어도 괜찮다고 해서, 1학년 때 창업 동아리에서 있었던 경험을 적었다. 비록 제대로 진행되지는 못했지만, 사회 문제를 정의하고 솔루션을 제시하는 과정이 얼마나 힘든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평소에 관심을 갖지 않았던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된 뜻깊은 경험이었다.
사실 자소서에 자신이 없었는데 정말 감사하게도 합격하게 되었다. 처음으로 붙은 전공 관련 대외활동이라 너무 기뻤다.
합격한 당일, 바로 Slack이라는 플랫폼에 초대를 받았다. 카테고리 구분이 잘 되어있고, 글에 이모지로 답변할 수 있는 점이 편리했다.
처음에는 Git과 GitHub에 익숙해지는 시간을 가졌다. 첫 번째 미션은 자기소개를 GitHub에 올리는 것이었다. 마침 이 활동을 하기 몇달 전부터 깃헙에 공부한 내용을 아카이빙 하고 있었고, 깃헙 블로그를 만들기 위해 한창 사투(?)를 벌이고 있던 참이라 적응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다. 하지만 Pull Request를 하는 이유도 방법도 몰라서 조금 헤맸다. 스스로 터득하는 것이 이번 미션의 목적이었기 때문에, 구글링으로 배워 무사히 자기소개 글을 올렸다.

올린 다음에는 다른 사람들의 자기소개 글에 코멘트도 달아주면서, 이 사람들이랑 친해지면 좋겠다고 내심 기대했다. (하지만 11월이 지나도 코로나 때문에 만날 수가 없어..) 근데 코멘트가 많이 안 달려서 조금 아쉬웠다. 뭐 온라인이니까 어쩔 수 없지만..

그리고 미션이 끝난 10월 4일에는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향후 계획을 설명 받았다.
Step 0의 두 번째 미션은 낯선 지식을 교육하는 경험 해보기였다. 본격적으로 교육을 시작하기 전 맛보기로 교육을 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개발자가 아닌 우리 주위의 사람들에게 Git과 GitHub이 유용한 분야가 있을지 고민한 끝에, GitHub 저장소로 커리어를 관리하는 교육을 기획했다. 수정 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GitHub의 장점을 활용했다.
마침 같은 학교 후배였던 설리번 부원 한 분을 대상으로 Google Meet을 통해 온라인 교육을 진행했다. 밖에서 오프라인으로 진행했으면 엄청 횡설수설 했을 텐데, 온라인이라 당황했을 때 빨리 대처할 수 있었다. 하지만 비대면이라 수강생의 즉각적인 반응이나 피드백을 받을 수 없는 점은 아쉬웠다. 화면 공유를 하는 사람은 상대방의 화면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교육 내용에 관해서도 용어 설명을 보충해 주면 좋겠다는 피드백을 받아서, 실전에서는 초심자를 더욱 생각하는 교육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앞서 진행했던 자기소개와 교육 후기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온라인으로 발표하는 거라 마치 벽 보고 대화하는 느낌이라 조금 민망하기도 했지만, 오프라인 보다는 조금 덜 떨렸다.
Slack과 GitHub이라는 플랫폼을 활용하여 비대면으로도 소통을 할 수 있게 해준 점이 좋았다. 둘 다 뭔가 개발자들이 많이 쓰는 플랫폼인 만큼 간지 나고(?) 마음에 들었다.
자기소개 글에 코멘트 달아달라고 했는데, 열심히 달아주신 분들이 많지는 않았다. 물론 내가 휴학생이라 시간이 남아 돌긴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랑도 많이 소통하고 싶어서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언젠가 오프라인으로 만나게 되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