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우주를 담을 필요 없음

sonhm·2021년 4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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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순위가 3개? ㅇㅇ 우선순위 아니야~

세개 이상의 우선순위는 우선순위가 아니예요.
- 홍정욱 -

공감이 많이 되는 글임. 사회 초년생 시절에는 많이 담고 많이 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음. 그게 일을 잘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까 틀린 생각이었던 것 같음.


닝겐은 아무리 부지런히 일을 해도 하루에 3개 이상의 일을 온전히 해내기 어렵다고 생각함. 무리해서 3개 이상의 일을 해낸 날에는 무언가 빵구가 나있기 십상이었음. 혹시 나만 그런거임?


내가 보는 투두 리스트부터 조직 차원의 KPI에 이르기까지, 우선순위에 우주를 담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함. 하나만 잘하면 만사오케.

서비스기획도 같음

요즈음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서비스가 두개 있음. 바로 벨로그와 당근마켓임.
두 서비스 사이엔 공통점이 하나 있는데, 그건 바로 베리 심플하다는 것임.


우선, IA 구조가 미친 단순함. 3Depth 이상 넘어 가는 메뉴가 없으며, 핵심 기능은 딱 하나! 무척 쉬움. 남들한테 우리 서비스 쓰라고 튜토리얼 페이지를 만들 필요가 전혀 없음. 미친 장점임!


이런거 잘 모르는 엄마가 작년에 당근뱃지 12개를 획득했다는 사실은 나에게 놀라움을 넘어서 경이로움을 느끼게 함.

이게 말이 쉽지 되게 힘든거 아님? 중고거래 시장, 블로그 시장 둘다 핵 레드오션인데..
이런 심플한 형태로 한자리씩 차지한다는 건 비지니스 모델을 핵 잘 정립하고 핵심역량에 집중한 결과라고 생각함.

  1. 당근마켓 : 신뢰 있는 중고거래를 위해 거래 위치에 제약을 둠.
  2. 벨로그 : 개발 콘텐츠 작성에 필요한 최소한의 마크업 기능만 제공함.

두 서비스 모두 비지니스 컨셉과 맞지 않으면 다 버렸음. 있으면 좋을법한 기능들도 과감히 빼는 터프함.
  1. 당근마켓 : 동네거래의 신뢰성이 이 서비스를 살릴거임. 중고 물품 리스트가 모든 유저에게 조회될 필요가 없도록 제약 조건을 추가!
  2. 벨로그 : 한국 개발자 커뮤니티 만들거임. 개발자는 자기가 정리하려고 포스팅 남기는 거임. 쉽게 포스팅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마크업 기능만 제공하되, 디자인 편집 기능은 빼자!

벨로그와 네이버의 차이



굳이, 우주를 담을 필요는 없음.

살아보니, 더하는 것보다 빼는게 늘 더 어려움. 남들이 봤을 때, 좋아 보임직한 기능을 빼는 것은 조직 내에서 욕처먹을 각오를 해야하는 일임.

하지만 홍정욱 옹의 말했듯, 우선순위를 3개 이상 정하면 우선순위가 아닌 거임. 마찬가지로 이것 저것 다 해결해주는 서비스는 명확한 비지니스 모델이 아닌 거임.

서비스 본질에 집중하고, 그 본질이 유저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적절한 제약조건을 규정하는 일.
좋은 서비스를 만들고 싶은 기획자의 기본 자질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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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한 기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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