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후 생각들

sang yun Lee·2023년 6월 1일
0

잡담

목록 보기
1/5

나는 이제 33살이 되었다. 어쩌다보니 참 시간이 이래저래 흘렀고 이제 벌써 퇴사한 지 1년이 다 되어간다. 취업이 쉽지 않음을 깨달았고 퇴사할 때의 자신감은 꽤나 줄어들었다. 퇴사할 때는 내 무언가 이루는 것을 보여주리라했는데 배울 게 참 많고 나에게 부족한 점이 많은 것을 느끼는 시간이 된 것 같다. 그래도 다양한 좋은 사람들을 만나는 기회도 생기고 많이 배운 시간이라 퇴사가 후회도 되지는 않는다.
다만 오늘 하루를 제대로 살지 않는 것은 꽤나 후회로 남는 것 같다 (이러고 논다...). 참 웃기다. 힘들수록 꿈이 작아지는 것 같다(메타 인지가 늘어나는 것인가 -.-).. 예전에는 리눅스 토발즈를 동경하면서 나도 세상에 대단한 영향을 미치는 개발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졌는데, 이젠 그냥 '일단 취업이나 되고 생각하자..' 고 바뀌는 내가 좀 씁쓸하다. 내 자신감의 원천은 내가 개발을 잘하는 지는 모르겠지만 '개발이 재미있다'는 것이었다. 그럼 돈 별로 못 벌어도 '재미있게 개발할테고 그럼 나중에 고수가 되어 있겠지?' 했다. 그런데 이게 무슨 당황스러운 일인지... 어느 순간, 개발이 예전만큼 재밌지가 않아졌다. 그러니까 걱정이 많아졌다. 지금 되돌아보면 나는 개발 자체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 코드로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을 좋아했던 것 같다. 그래서 무의식적으로 부트캠프에서 공부를 할 때에도, '이게 실무에서는 어떤 식으로 도움이 될까?' 하는 생각도 하고 다른 사람이 물어보면 답하는 게 재밌던 것 같다. 가끔은... 퇴사하고 노는 것 같아서 찝찝하다. 빨리 세상에 도움이 되는 뭔가를 만들어내보고 싶다.

0개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