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절은 거절한다.

Temmie Chang (포인세티아)·2022년 1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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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때부터 난 거절을 잘 못하는 성격이었다.

아마 외할머니로부터 받은 오지랖과
어머니로부터 받은 책임감
자라면서 여러 요인으로 인한 낮은 자존감
질서에 대한 강박 등이 이유일 것이다.

때문에 단체 생활같은거 하면,
내 의지랑 상관없이 자꾸 대표? 장? 이런걸 맡곤한다.
살면서 내 의지로 했던건
고등학교때 동아리장이랑, 대학교 과학생회장 출마
뿐인거 같은데...

워낙 남한테 피해안주며 도덕적으로 살기위해 노력하다보니
그런거도 있겠지만,
남들보다 집단에 뭐가 필요한가 그런 통찰도 빠르고
갈등을 너무나 싫어하다보니 '중재'라는 측면에서 개입도
자꾸하게되는거 같고.. 그런거 같다.

난 거절도 잘 못하고, 싫은소리도 못하는데다가
지 앞가림도 잘 못하는 주제에
그런거 맡을만하지 않다고 스스로 판단하면서도
집단에 속해있다보면 좀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생긴다.

집단이 가지는 시너지를 위해서는
그들을 잘 통제하는 규범도 필요하고
큰힘을 가지기 때문에 그만큼 큰 책임도 따른다
아무래도 개인보다는 더 큰 책임이 생기기도 하는 법이다.

이상적으로 구성원 모두가 자신의 책임을 다하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사람들은 집단이 가지는 이익을 가지고 싶어하면서도
또 거기서 가지는 책임을 지긴 싫어하기 때문에

조별과제 딜레마같은 흔한 케이스에서
극단적으로 정치인과 같은 케이스도 나오는 거겠지.

그런 곳에서 나오는 신념 같은거까지 짬뽕되다보면
항상 나도 잘 극복못하는 과도한 책임을 지게된다.

뭐 덕분에 군생활은 나답지 않게 꽤 잘했던거 같지만,

이제 나이도 적지 않아서 이런부분 극복이 좀 힘들다.
장점도 단점도 몇번이나 부딪쳐봐서 잘 알면서도
매번 같아지는건 어쩔 수 없이 '나'란 그런 사람인 거겠지...

그래서 사람들과 교류가 없으면 참 편한데
또 그러기엔 사람들을 너무 좋아하기도 하고

몇 십년째 같은 고민인데 변하는게 없구만ㅋㅋㅋ

냉혹한 현실에 그렇게 당해도
난 여전히 이상주의자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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