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원래 길고 얇게 취미 생활을 적당히 즐기며 사는 것이 목표였다.
어떻게 보면 그 가장 반대인 개발자의 길을 선택한 것이 참 아이러니하다.
평생 공부하며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고, 연마하여 경쟁력을 키우고 이미 완성된 코드를 리팩토링하며 최적화하고.. 확실히 순탄한 길은 아니다.
하지만 물살에 몸을 태워보니 나의 에너지는 확실히 물살을 거스르는 것 같지 않다. 내가 공부한 만큼 결과가 나오고, 컴퓨터와 기계는 나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가끔 이클립스가 버그로 날 괴롭히기도 한다..) 결국 내가 하기 나름이라는 것이다.
우선 내향형보다는 조금 더 외향형인 나는 나와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업무 외적인 이야기들로도 많은 이야기들을 하는 개발자가 되고싶다. 개발이 즐거운 것은 맞지만 나는 워커홀릭처럼 일 자체에서 즐거움을 찾는 스타일은 아니다. 따라서 이를 희석하기 위한 완충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동료들과 커피 한 잔 술 한 잔 하며 전체적인 방향성을 이야기하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 되지 않을까. 그래서 흔히 들려오는 IT업계의 업무 분위기도 많이 기대가 되는 상황이다.
제로베이스 백엔드스쿨에 입과하기 전 나는 국비교육을 이수한 적이 있다. 마지막 프로젝트에서 머신러닝을 통해 날씨를 예측하는 파트를 담당한 적이 있는데, 파이썬으로 데이터를 다루는 일이 굉장히 즐거웠던 기억이 있다. 데이터 분야는 웬만하면 해당 학과 석사 이상의 학위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 그 쪽으로 진로를 정하지는 않았지만, 언젠가 백엔드에 접목할 필요가 있는 날이 온다면 독학으로 공부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여기부터는 막연한 이야기지만, 내가 데이터를 이용해 무엇을 해보고싶을까 했었을 때, 문득 "게임에 AI를 도입해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든 적이 있다. 적이 유저의 패턴을 학습하여 다른 패턴을 보여준다거나, 공격을 회피한다거나 하는 것이다. 당연히 게임업계의 많은 사람들이 이미 고려했겠지만, 생각만으로도 즐거웠던 기억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