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을 한 단어로 정리하면 "성장통"입니다.
폴라리스오피스에서는 처음으로 제대로 된 IT 회사가 뭔지 알았고, 허깅페이스에서는 오픈소스 기여가 주는 쾌감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제논에 입사해서 금융권으로 파견 나가서는... 제가 얼마나 부족한지 처절하게 깨달았습니다.
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아 이게 IT 회사구나" 싶었습니다.
데이터로 의사결정하고, CI/CD 돌아가고, 팀원들끼리 팀즈로 소통하는 그 문화가 좋았어요. 서대문구청 인턴할 때는 엑셀로 데이터 정리만 했었는데, 여기선 진짜 AI 모델 돌리고 Flask로 웹 앱도 만들었습니다.
Upstage, Azure Document Intelligence, YOLO v10 이렇게 세 모델 성능 비교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는데, 생각보다 재밌었어요. 라벨링은 좀 지겹긴 했습니다. 한국어 940장, 다국어 800장... 근데 라벨링 품질이 진짜 중요하더라고요. 아무리 좋은 모델도 데이터가 엉망이면 소용없다는 걸 배웠습니다.
데이터 품질이 전부입니다. 처음엔 "모델만 좋으면 되는 거 아냐?"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더라고요. 라벨링 하나하나가 모델 성능에 직결됩니다.
그리고 정량적 지표의 중요성을 배웠어요. "이 모델이 더 좋은 것 같아요"가 아니라 "mAP가 0.05 더 높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Flask로 실시간 성능 비교 웹 앱 만들면서 시각화도 중요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3개월이 너무 짧았습니다. 좀 더 길었으면 보다 깊은 것들을 배울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8점/10점
첫 IT 회사 경험이라 신선했습니다. "와, 이렇게 일할 수도 있구나" 싶었어요. 팀원들도 좋았고, 제가 만든 Flask 앱 보고 다들 "오 괜찮은데?"라고 할 때 진짜 기분 좋았습니다.
Ko-AgentBench에서 한국형 API 툴 래퍼 만든 게 제일 뿌듯합니다. 카카오 로컬, 업비트, 한국투자증권 API 연동하고 OAuth 2.0 인증까지 다 처리했습니다.
그리고 Transformers 문서 717줄 번역. Llama 4, Processors, Grounding DINO... 처음엔 "이걸 제가 번역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해냈어요. PR 3개가 모두 머지됐습니다.
오픈소스가 이렇게 보람찰 줄 몰랐습니다.
제가 번역한 문서 하나가 한국 개발자 수천 명한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신기했어요. "공유"라는 게 이런 거구나 싶었습니다. 내 작은 기여가 커뮤니티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글로벌 리뷰어들(@stevhliu 같은 분들)이랑 영어로 소통하면서 영어 실력도 늘었습니다. "Could you please..." 이런 표현들 자연스럽게 쓰게 됐어요.
PR 프로세스도 몸으로 익혔습니다. 이슈 생성 → 브랜치 → 커밋 → PR → 리뷰 → 머지. 이게 실제로 돌아가는 걸 경험했어요.
시간 관리를 잘 못했습니다. 영어 번역이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특히 기술 용어를 정확하게 번역하는 게 어려웠습니다.
더 많은 PR을 만들고 싶었는데 못했어요.
Ko-AgentBench 벤치마크에서는 역시나 내가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10점/10점
진짜 재밌었습니다. PR 머지됐을 때 그 쾌감... "내 코드가 실제로 쓰이는구나" 이 느낌. 커밋 로그에 제 이름 올라가는 거 보면서 희열 느꼈어요.
"저도 글로벌 오픈소스에 기여할 수 있구나"라는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금융권으로 파견 나가서 실무 프로젝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경험했습니다. LLM 기반 시스템 구축이었는데, 규모가 달랐어요.
프로덕션 환경에서 겪는 문제들이 진짜 어려웠습니다. 메모리 제약, Git 충돌, 시스템 안정성 이슈... 이런 걸 다 해결하면서 배웠어요.
시스템 아키텍처 개선 논의에도 참여했습니다. 복잡한 구조를 간소화하는 방향으로 가는 의사결정 과정을 경험했고요.
비전공자로서의 한계를 느꼈습니다.
CS 기초가 없으니까 시스템 아키텍처 이해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운영체제, 네트워크, 자료구조... 이런 거 몰라서 시스템 이슈 디버깅할 때 진짜 막막했습니다.
수학도 문제였어요. 선형대수, 통계, 최적화 이론... 알고리즘을 적용할 때 마다 "이게 뭔 소린지" 싶었습니다. 여러가지 용어를 이해하는 데에도 힘듦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세부 커리큘럼을 짰습니다. 체계적으로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되겠더라고요. 이론과 실무는 다르다는 것, 기초가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기초가 없는 게 너무 티났습니다.
팀원들은 당연하게 아는 걸 저는 구글링하고 GPT한테 물어보고... 자존심 상하기도 했어요. "저 진짜 개발자 맞나?"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처음: 4점/10점 → 지금: 7점/10점
처음엔 좌절했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다 잘하는 것 같은데 저만 못하는 것 같았어요. 임포스터 신드롬? 그런 거 느꼈습니다.
지금은 "아직 멀었지만 방향은 맞다"는 확신이 듭니다. 그래도 좋은 팀원들과 함께하며 성장을 했기 때문입니다. ㅎㅎ
올해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부족함을 인정하고, 채워갈 용기를 낸 해"
폴라리스에서 IT 문화를 배웠고, 허깅페이스에서 오픈소스의 가치를 깨달았고, 제논/금융권에서 저의 한계를 봤습니다.
근데 이 세 개가 다 필요했던 것 같아요. 폴라리스가 없었으면 IT 문화를 몰랐을 거고, 허깅페이스가 없었으면 오픈소스의 재미를 몰랐을 거고, 제논이 없었으면 제 부족함을 모르고 계속 헤맸을 겁니다.
2025년도 수고 많았습니다. 2026년에는 더 성장한 모습으로 만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