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해방 80주년과 한일국교수립 60주년을 맞아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평화 과제가 세계 무대로 확대되고 있다. 한미일 학자, 시민단체, 정치인들이 힘을 모아 '한국전쟁 종결'과 '미완의 식민지 유산 청산'을 주제로 한 국제 캠페인이 미국에서 본격 전개된다. 오는 9월 15일부터 19일까지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와 조지워싱턴 대학교를 중심으로 열리는 '2025 북미 평화 워크숍 & 캠페인'은 북미와 동아시아 시민사회의 연대를 통해 글로벌 평화 프로세스를 촉발할 전망이다.
2025년은 제2차 세계대전 종전 80주년이자 한반도 해방 80주년, 한일국교 정상화 60주년으로, 전쟁과 식민주의의 유산이 여전히 동아시아를 옥죄는 시기다. 자료집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중동 분쟁처럼 글로벌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한반도는 '힘의 평화'와 군비 경쟁 속에 놓여 있다. 한국전쟁의 휴전 상태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완의 식민지 청산 문제는 더욱 요원해지고 있다.
이 행사는 이러한 역사적 과제를 시민사회가 주도적으로 풀어내기 위한 플랫폼이다. "평화야말로 가장 확실한 안보"라며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서면 축사에서 "남북 간 적대와 대결을 화해와 협력으로 바꾸고, 신뢰 회복부터 시작해 평화 공존의 한반도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우원식 국회의장도 축사를 통해 "광장의 국민들이 만든 포용과 연대의 에너지처럼, 세계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한반도 평화를 지탱할 것"이라고 지지 의사를 밝혔다.
전체 일정은 9월 14일 한국·일본 출발로 시작해 21일 귀국으로 마무리되는 7박 8일 코스다. 주요 현지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다.
9월 15일(월),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 (University Park, PA)
주제: '동아시아의 전쟁 기억과 식민주의 청산'
오후 4시~7시(미 동부시간) 워크숍 후 교류회. 에리카 브린들리 아시아학과장, 이영채 신시대 아시아피스아카데미 공동대표, 송영훈 강원대 통일강원연구원장 등의 인사말에 이어 우쓰미 아이코 게센여학원대 명예교수의 기조강연 '전쟁재판과 식민지지배 – 조선인 전범을 통해 생각하다'가 펼쳐진다.
발표 세션에서는 후지타니 타카시(토론토대) 교수의 '블랙 인터내셔널리즘과 일·미·유럽 제국주의 비판', 신동은(강원대) 교수의 '한국전쟁 미망인의 수행성과 민족주의 남성성 재형성' 등 5개 주제가 다뤄진다. 그룹 토론은 김동춘(성공회대) 교수 등이 주도하며, 식민지 유산의 글로벌 함의를 탐구한다.
9월 17일(수), 조지워싱턴 대학교 (Washington, D.C.)
주제: '지속되고 있는 한국전쟁'
오후 12시 30분~4시 45분 워크숍 후 저녁 교류회. 지속 전쟁의 역사적·현실적 함의를 논의하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재점화 방안을 모색한다.
이후 18일과 19일에는 워싱턴 D.C.에서 미 의회, 국무부, 브루킹스 연구소 등 싱크탱크를 방문해 '한미일 시민사회 공동 제안서'를 제출한다. 워싱턴 평화단체 20여 개와 주미 한인 활동가 간담회도 열리며, Women Cross DMZ, Korea Peace Now Grassroots Network, 미주동포전국협회(NAKA) 등이 공동 주최로 참여한다. 이들 단체는 "DMZ를 넘어 여성의 평화 목소리를, grassroots 네트워크로 지속 전쟁을 끝내자"고 호소할 예정이다.
이번 기획의 특징은 일본 학자·시민단체·정치가들의 깊이 있는 참여다. 우쓰미 아이코 교수(평화학회 전 회장, 2022 김대중·만해 평화상 수상자)를 비롯해 호리 요시에(와세다대 평화학연구소장), 서재정(국제기독교대) 교수 등이 발표자로 나선다. 일본 의원으로는 우에무라 히데아키·이세자키 겐지(레이와 신센구미), 후쿠시마 미즈호(사회민주당 당수) 등이 후원한다.
공동 주관은 한국의 강원대 통일강원연구원(KIUS)·순천대 인문학술원(IHR), 일본의 신시대 아시아피스아카데미(NPA), 미국의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조지워싱턴 대 한국학연구소 등이다. 제안자에는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 강창일 전 주일 대사, 이주연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교수 등이 포진해 있다. 후원으로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한국학중앙연구원,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아름다운재단, 김대중재단 토론토지회 등이 참여, 국제적 위상을 더한다.
행사 기대 성과물로는 심포지엄 결과 보고서·백서 발간, 공동 성명 발표, 글로벌 시민 네트워크 구축이 꼽힌다. "시민사회 주도의 평화 프로세스가 정부 정책에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자료집의 약속처럼, 도출된 논의는 국제기구에 전달될 예정이다. 차세대 교육 자료 제작과 지속적 협력 체계도 강조된다.
공식 홈페이지(https://npa-asia.net/peaceworkshop)에서는 한국어·일본어·영어로 전체 프로그램과 포스터를 확인할 수 있으며, 기부·후원도 가능하다. 한국(우리은행 재단법인 역사와 책임), 일본(신시대 아시아피스아카데미), 신용카드 후원이 열려 있다.
최근 장윤선 PD의 유튜브 채널 '취재편의점'(2025.9.9)에서 이영채 교수 인터뷰가 방송됐다. 후반 5분은 이번 기획을 집중 조명하며, "일본 정치의 극우화 속에서 한국의 K-피스(평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영상 링크: https://youtu.be/cfFOHl4G5ag
이번 워크숍은 단순 학술 모임이 아닌, 한반도 평화의 '촉매제'가 될 것이다. 주변에 미국 동부 거주자나 관련 활동가라면 15일·17일 워크숍 참여를 추천한다. 평화의 목소리가 모일 때, 분단의 그늘이 걷히는 순간이 올 터. 문의: asianapeace202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