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로이드나이츠 2025 후기

Daemon·2025년 6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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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퍼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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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안드로이드 이벤트 중 가장 규모가 크다고 할 수 있는 대망의 드로이드나이츠 2025에 다녀왔습니다. 블로그 쓰는거 진짜 너무 귀찮은데 친구랑 시작한 챌린지 때문에 앞으로 매주 꾸준히 쓰겠습니다...

우선 저는 기왕 사비 들여서 간 컨퍼런스라서 한 번 착석한 앞자리에서 생생하게 듣고 싶어 Track 1의 연사만 주구장창 들었습니다. 확실히 뽕차는 느낌도 들더라구요...

카카오뱅크 compose 적용기

사내 관련 내용은 민감하기에 제가 들었던 내용에 의하면 컴포넌트 약 2000개, 모듈 240개, Activity만 1300개로 구성되어있다고 하셨습니다. 학부 수준에서의 프로젝트와 실무 수준의 프로젝트의 갭이 크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수치로 들으니 입이 떡 벌어졌던 것 같습니다. 저렇게나 많은 모듈인데도 협업이나 일의 속도를 고려했을 때 역시 대기업은 대기업이다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여태 제가 지금까지 했던 프로젝트들이 더 작게 느껴졌습니다.

아키텍쳐 설계는 app -> feature -> binding -> resource 구조로 이루어져있고 compose를 도입할 때 binding 단계에서 compose 모듈을 중간에 넣어서 리팩토링을 하셨다고 했습니다.

또한, Compose Coding Convention 일명 CCC라고 부르면서 개발하셨다는 얘기도 재밌었습니다. 처음에 순환 참조 문제 때문에 DIP에 위배되지 않도록 cross-ui 모듈을 한 번 더 만들어서 해결하신 점도 굉장히 인상 깊었습니다. view system을 xml에서 compose로 migration한다고 하면 fragment에서 composeview로 선언해서 하나하나 바꿔나가는 것만 알고 있었는데 대규모 프로젝트는 저렇게 해결하구나 하고 감탄했습니다.

스터디도 5명씩 한 조를 이루어서 7조로 진행했다고 하는데 그 기간이 3개월이라는 점이 밍기적거리는 저 스스로를 반성하게 되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결국 2주 동안 크래시 0건이라는 결과를 냈다고 들었을 때 대규모 서비스에서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면서 이런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데 어떻게 했지 역시 대단합니다. 다시 한 번 최고의 복지는 최고의 동료라는 말에 공감할 수 있었던 연사이기도 했습니다.

KMP로 Figma 아이콘 동기화, 클릭 한 번이면 끝!

캬 나름(?) 자동화에 환장하는 저한테는 너무 흥미로웠습니다. 제 지인은 관심이 없어서 재미 없어했지만 어쩌면 이런 주제야말로 정말 듣고 싶었던 내용이었습니다. 안드로이드 CI/CD는 사이드 프로젝트에서 QA 자동화와 모바일 플랫폼 간 통합성을 위해서 Firebase App Distributuon, Github Action 정도만 사용해봤는데 아이콘 동기화를 자동화?!는 진짜 신기했네요.

Jenkins CI로 Figma에서 아이콘을 다운로드하고 SVG를 XML로 변환, drawable 폴더로 자동 이동, 커밋까지 자동화시키면서 디자이너가 아이콘을 바꾸면 Figicon이라는 프로그램으로 동기화를 하셨습니다. 여태 프로젝트의 규모가 작다보니 Figma에서 리소스를 추출할 때 컴퓨터의 파일 시스템으로 수동적인 방법을 사용했는데 저도 이런 거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스뮤시그널이라는 학교 축제 서비스를 운영할 때 400여개에 달하는 오프라인 쿠폰을 발급하는 상황이 있었습니다. 이 때, 서버 측에서 제공해주는 csv파일의 일련 번호들을 Figma에 한꺼번에 적용해야해서 골머리를 앓았는데, Figma 플러그인 중에서 엑셀의 행이름과 Figma상 프레임 네이밍을 통일시키고 작동시키면 클릭 한 번 딸깍에 그 많은 일련번호들이 일괄 적용시킬 수 있는 플러그인이 있어서 해결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리소스 하나하나에 Figma 링크가 존재하는 것도 처음 알았고, CI를 위해서 Figma 파일 구조에 따라 JSON 응답이 달라지기 때문에 유의해야하는 고질적인 자동화의 함정도 있었지만 결국 이런 문제를 풀어나갔을 때의 희열감은 잘 알기 때문에 연사자 분이 더욱 대단해보였습니다. 알고 보니 연사자 분이 찰스의 안드로이드의 그 찰스였다는...

이력서 피드백 (A.K.A. 이력서 공개처형)

해당 세션은 1, 2로 나뉘어져서 기존 드로이드나이츠 Track 1, 2와는 별개로 진행되었습니다. 두번째 세션은 듣고 싶은 트랙이 있어서 첫번째 세션만 들었는데 너무 도움이 되었습니다. 프로젝트는 시간순으로 작성, 무지성 기술스택 나열 지양하기, 가독성에 매우 신경쓰기와 같은 유익한 내용도 있었고 인상적인 부분에 대해서 기록해보려고 합니다.

시니어 개발자 3분께서 각자 종사하고 계시는 회사의 도메인, 규모, 스타일이 다 다르셔서 살짝씩 다르게 말씀해주신 점이 더 좋았던 것 같기도 합니다. "집요하다" 라는 워딩이 부정적인 뜻을 함의하고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고 이런 디테일에 대해서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놀랐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력서를 작성한다는 것은 회사 사람들이 보기 때문에 좀 더 추상적인 단어를 선택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고 본인도 그러하지만 조금은 전체적인 문장을 너무 무겁게 가져가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능 개선에 대한 언급을 할 때도 정확한 퍼센티지를 작성하게 될 경우 당연하게 따라오는 어떻게 수치화했는지에 대한 근거를 마련해야하지만 이러한 수치 자체도 회사의 자산이기 때문에 가려버리고 면접 때 자세하게 이야기하는 것도 전략 중의 하나라고 말씀해주신 것도 인상 깊었습니다. 에러 로그 모니터링으로 사용자 경험을 높였다라는 문장도 지적을 해주셨는데 동문서답이라는 문제점을 갖고 있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마치 어떤 햄버거를 좋아하세요? 라고 물어봤는데 저는 육즙이 흐르는 패티를 만들어본 경험이 있습니다라고 대답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면접 자리이니만큼 우리는 어떻게든 스스로의 역량을 그 시간에 어필해야한다는 생각에 질문에 올바른 대답인지 판단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습니다.

번외로 해당 세션 마지막에 학교 선배님 이력서가 올라왔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올해 링크드인으로 제 고민에 대해서 DM을 보내드렸을 때 정성스럽게 답변해주셨던 분인데 이렇게 또 만나뵙게 되니 반갑기도 하면서 개발자 판 좁다는 생각이 다시 한 번 강하게 들었습니다...

Android에서 실현 가능한 모든 AI

해당 연사자분께서 행사 전날밤 한국행 비행기를 타고 오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스케일 미쳤다라는 생각부터 들었습니다. 구글을 다니시기 때문에 구글 기술에 대해서 홍보하는 세션에 가까워서 흥미롭게 들었습니다.

지인이 했던 프로젝트에서 YOLO를 통해서 감정을 분석해주는 온디바이스 AI 앱을 사용해본 적이 있었는데 AI 모델을 다운로드받아야해서 사용자 경험이 매우 안 좋았던 경험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온디바이스는 아직 멀었나 싶은 생각이었는데 해당 세션을 보고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현재는 베타 기능이지만 Play Console을 통해서 원하는 모델을 띄울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플레이스토어로 원하는 맞춤형 모델을 다운로드해서 놓친 알림에 대한 요약, 이메알 요약 혹은 End-to-End 암호화로 인해서 데이터 관리가 민감한 금융 도메인의 경우 온디바이스 AI를 통해서 보다 안전하게 개인 정보를 다룰 수 있다고 하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Gemini 3N 써봐야겠습니다.

당신의 클린아키텍처는 틀렸다

상권님의 블로그와 아티클을 꾸준히 봐왔어서 내용 자체는 낯설지는 않았지만 비슷한 내용일지라도 재밌게 피칭하는 것이 매우 인상깊었습니다. 이 분은 보면 볼수록 사람의 능력치가 있다면 육각형 같은 느낌이 들어서 안드로이드 개발자들 중 롤모델이긴 합니다.

밥 아저씨의 클린 아키텍처나 안드로이드에서 권장하는 클린 아키텍처나 핵심은 관심사 분리에 있다는 것에 공감이 되었고 특히 원칙에만 몰두하지 말자라는 말이 와닿았습니다. Domain 레이어는 기획자의 의도를 반영해야한다는 말도 도움이 되었고 본인 회사에 지원해서 사전 과제를 제출한 사람들의 태반은 클린 아키텍처를 준수하지 않았다는 말에도 놀라웠던 것 같습니다. 항간에는 아무래도 드로이드나이츠 발표라는 특성도 있고 후킹을 위해서 그런 수치로 말씀하셨다는 얘기도 있었고 꽤나 웅성웅성했던 것 같지만 결국 강조하고 싶으셨던 것은 개발을 잘하는 사람의 덕목 중에서 원칙에만 몰두하면 안된다라는 것이 있다고 말씀하고 싶으셨던 것 같습니다.

이번 드로이드나이츠 2025 오픈소스에는 기여할 능력이 되지 못했지만 내년에는 반드시 Contributors 목록에 당당히 올라간다는 목표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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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사람

5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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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 23일

재밌게 읽었습니다~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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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 25일

저도 가보고 싶었는데 비싸기도 하고 후원사가 작년에 비해 많이 줄어서 이번에는 못가게 됐네요ㅠ 후기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1개의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