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906(일)

Jinhoon Yoon·약 3시간 전

불쾌함

세상에 당연한 게 있는가? 언뜻 결과가 당연해 보여도, 그 과정은 당연하지 않다.
논리적인 과정이 있으며, 사유의 기본인 논리 3법칙(동일률, 모순율, 배중률)마저 철학자에게는 치열한 의심의 대상이다.
물리법칙도 당연하지 않다. 물리법칙은 세계 그 자체(물자체)를 인간의 사유로 추상화해낸 결과다.
알고리즘의 결과는 과연 당연한가? 그 결과를 하드웨어 작동 관점에서 설명하지 못하면, 당연하다고 말하는 건 오류다.

현대수학에 관한 책을 쓰며 사람들과 치열하게 토론했던 과거의 경험이 갑자기 소중하게 느껴진다.
수학자가 최초에 그러했듯, "무한이라는 거대한 대상을 유한의 문제로 어떻게 끌어내릴 것인가" 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나는 엄청난 짜증과 불쾌함을 느꼈다. '순수수학으로 먹고 살 것도 아닌데 왜 그런 골치 아픈 고민까지 해야 하지?' 하던 반발심이었다.
하지만 그 시절 고뇌했던 경험이 지금은 새삼 소중하다.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고 끝까지 파고드는 자유로운 감성이기 때문이다.

불쾌함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단순한 요소로 끝까지 파고들었을 때 비로소 이해했다고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해 라는 단어가 오남용 되는 것 같아서 불쾌하다(나 또한 피상적으로 알면서 이해했다고 착각하는 것도 많을 것이다.).

나도 알고 있다. 이 감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에너지가 들며, 일상생활에서 마찰이 굉장히 커진다는 것을.
하지만 기본 원리에 대한 이해에 이르기 위해서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 자연과 세상은 인내력이 많은 관찰자에게만 놀라운 모습을 보여준다고 믿는다.


기계어는 전기 전압 상태를 나타내는, 0과 1로 구성된 원시 이진 비트 스트림 이다.
CPU 는 고정 배선된 logic gate (트랜지스터로 구성된 AND/OR/NOT 게이트) 를 통해 전류를 전달받을 뿐이다.
트랜지스터는 숫자를 이해하지 못한다. 오직 전류만 이해한다.

  • 고전압 (ex. 5V) 이 회로를 흐르면, 1로 해석한다.
  • 저전압/무전압 (ex. 0V) 은, 0으로 해석한다.

에뮬레이터는 전기로 on/off 되는 물리적 스위치의 동작을 모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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