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rying Capacity(C.C)

SaYE·2023년 2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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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화된 사례를 통해 C.C에 대해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저희집 근처에 장사가 아주 잘 되는 갈비집이 있어요. 일단 맛있구요, 지하철 역 바로 앞에 있어서 위치도 좋아요.

이처럼 아무리 손님이 많은 음식점이더라도 점포의 고객수용능력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매출액에는 상한선이 있기 마련이에요. 점포가 손님을 최대로 받을 수 있는 공간적 제약 뿐만 아니라, 갈비라는 서비스의 본질적 가치 측면에서도 말이에요.

고객수용능력(Total Customer)이자, 제품의 본질적인 체력을 의미하는 C.C는 다음과 같이 정의됩니다.

Carring Capacity
= 매일 새로 유입되는 손님 수 / 매일 잃게 되는 손님 비율

Example

  • 갈비집의 기존 고객(MAU)은 1000명이에요.
  • 하루에 신규 유입 고객은 50명입니다.
  • 고객의 하루 이탈률(Churn rate)은 기존 고객의 1%입니다.

이때 갈비집의 C.C는 어떻게 계산될 수 있을까요?
현재 매일 유입되는 고객은 50명으로 고정되어 있고, 이탈하는 고객은 전체의 1%니까 10명이네요. 유출보다 유입이 많으므로 전체 고객수는 증가합니다. 유입량인 50과 이탈량인 전체의 1%가 일치할때 까지요. 즉 MAU가 5000명일 때가 그 균형점이 되며, 이때 C.C는 50명/1% = 5000이 되겠네요.

이것이 갈비집을 고객수용 측면에서 바라본 기초체력이자, 고객 수로 측정한 갈비집이라는 제품의 가치입니다.

Question

MAU를 늘리고 싶은 갈비집 사장님이 직면한 세 가지 고민에 오지랖을 부려 보겠습니다.

  1. 어떻게 해야 신규 유입 고객(inflow)을 늘릴 수 있을까요? 그 방법은 장기적으로 유효한가요?

검색엔진, 지도앱 등의 Paid Marketing을 집행하는 것은 신규고객의 유입량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MAU가 일시적으로 팽창할 수 있어요. 하지만 광고를 그만두는 시점에 다시 원상태로 천천히 돌아오게 될 것입니다. 아직 현재 고객 수가 MAU에 미치치 못한 상황에서 도달 시기를 앞당기고 싶은 의도가 아니라면 광고를 집행하지 않더라도 결국 언젠가는 그 수준에 도달하게 됩니다.

하지만 바이럴 중에서도 신뢰할 수 있는 지인에 의한 입소문은 조금 다르다고 보여집니다. 이미 갈비집에 방문한 고객에게 의미있는 사용자경험을 제공하는 데에 성공했다는 전제가 깔려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고객들은 타 경로를 통해 유입된 고객들과도 리텐션 측면에서 차별화될 수 있지 않을까요? 이는 Churn rate 감소로 이어져 장기적으로 MAU가 증가할 수 있는 요인입니다. 어떠한 점에서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았는지를 파악해서 이를 유지 및 보강해 나갈 수 있겠네요.

  1. 어떻게 해야 이탈 고객(Churn)을 줄일 수 있을까요? 그 방법은 장기적으로 유효한가요?

이탈하는 고객을 줄이기 위해 한번 방문했으나 재방문이 뜸한 고객에게 광고 문자(푸시 알림)를 보내는 행위는 일시적으로는 효과가 있을지 모르나, 고객들을 영원히 붙잡아둘 수는 없어요.

만약 사장님이 겨울철에 회식 고객의 Churn rate가 높은 것을 발견했다면 어떨까요? 사장님은 겨울철에 많이 입는 스웨터,니트,코트류에 고기냄새가 배는 것을 손님들이 꺼려하기 때문이라는 가설을 세웠습니다.

별개의 공간으로서 Smoke-Free Zone을 만들었습니다. 여기에 불판은 없고 고기는 전부 구워져서 먹기좋게 잘라져 나옵니다. 테이블에는 고기가 식지않고 따뜻하게 유지될 수 있는 기능이 갖춰져 있네요. 덕분에 잦은 회식으로 눈치보지 않을 수 있게 되었어요! 겨울철에 특히 고기냄새가 옷에 배는 것을 꺼려하여 비활성화되던 고객층의 Churn Rate를 장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1. 이미 Total Customer에 근접한 상황이라면 더 이상의 고객 수의 성장은 없는 건가요? 어떻게 대응해야 좋을까요?

기존 Product에 새로운 Value를 얹어 변화를 줄 수 있다면 C.C 자체를 확장할 수도 있답니다.

갈비집 사장님은 오는 손님들 중에서 60%는 갈비집에서 제공하는 후식에 만족했지만, 나머지 40%는 갈비를 먹고 난 뒤 건너편에 있는 '베스킨라빈스'에서 아이스크림을 구매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사장님은 40%의 고객을 타겟으로 추가적인 후식을 판매하고 싶었지만, 아이스크림으로 베스킨라빈스를 이길 자신은 없었어요.

그래서 사장님은 40% 중에서도 '아이스크림은 그닥 좋아하지는 않지만 시끌시끌한 고깃집을 떠나서 일행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하는' 고객층을 타겟으로 건너편에 아늑한 찻집을 오픈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이러한 케이스에서는 기존 갈비집에서 이와 연계되는 추가적인 가치를 얹어 MAU가 확대될 여지가 생깁니다. 물론 찻집이 망하지 않는다면 말이죠.

Conclusion

창업자, PO/PM, 투자자 모두에게 해당 Product가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겠지요. 위의 가상의 사례로부터 느끼셨겠지만 개인적으로 C.C 개념의 큰 장점은 바로 고객의 유입과 유출 외의 것들은 최대한 배제함으로써, 고객을 붙잡아 둘 수 있는 힘인 '사용자 경험 향상'에 집중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inflow를 높이고 Churn rate을 낮추는 것으로 귀결되고요.

하지만 작성하다보니 여러가지 의문점도 느껴지네요.

  1. 고객의 유입과 유출은 상수가 아닌 것 같습니다. 다양한 요인으로부터 영향을 받기 마련인데, 이를테면 요즘 마케팅은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 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을만큼 강력하잖아요.

  2. 제품의 본질가치와 제품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별개로 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주식 종목을 예로 들면 작년에 영업이익이 100억이 나온 회사가 올해도 똑같이 100억을 벌어 본질가치에는 변화가 없으나, 해당 도메인의 분위기나 금리 기조 등으로 인해 회사에게 부여되는 PER은 춤을 추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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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인지 된장인지 찍어 먹어봐야 아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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