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등학교에서 열린 교내 컨퍼런스를
기획하고 주최 및 진행한 소감에 대해 끄적여볼까 합니다.
교내 학생들이 1년간 경험한 지식들을 공유하고 네트워킹하며,
개발을 장려하고 비전을 제시하며 동기를 부여하기 위함이 목적이었습니다.
여러 학생 발표자들이 돌아가며 짧은 시간에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어,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처음엔 제가 속한 동아리인 'INSERT'의 이름을 따 'INSCON'으로 컨퍼런스명을
정한 뒤, 담당 부서 선생님과 협의 및 시간을 조율하며 컨퍼런스를 기획했습니다.
담당 부서 선생님께서 정말 흔쾌히 도와주셔서 주최 준비가 수월했습니다.
먼저 위 사진처럼 발표를 맡아줄 용감한 학생들을 지원받았고,
그 결과 총 12명의 학생들(이하 스피커)이 자신감있게 지원을 해주었습니다.
사실 몇몇 학생들은 찾아가서 하는거 어떻냐고 부추겼습니다
발표 순서를 선정하는 일도 그리 쉽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먼저 스피커들이 제출해준 발표 주제를 가지고 분야별로 분류를 하는 작업부터
진행했습니다.
분류를 하고보니 총 프로젝트, 기술, 로드맵 총 세 분야로 나뉘게 되었습니다.
발표자 신청을 받음과 동시에 원하는 발표 순서를 설문받았습니다.
( 1명의 상남자 스피커는 상관없다는 듯 이에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
그렇게 이런 스피커들의 니즈까지 반영하여 저를 포함한 13개의 세션을
흐름이 어색하지 않도록 순서를 작성했습니다.
구성된 세션들은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되었습니다.
보기만 해도 뜨거운 감자가 되거나 재밌어보일 만한 주제가 보이시나요?
저도 당시 공부는 왜 해야할까?같은 주제를 받고서 걱정을 좀 많이 했습니다
선생님들도 보실텐데...
그럼에도 흐름이 어색하지 않게 순서를 나름 잘 구성한 것 같았습니다.
피그마를 사용하여 홍보를 위한 배너와, 청취자들에게 배부할 브로슈어를
직접 디자인했습니다. 인프콘의 디자인을 많이 참고했습니다!
담당 부서 선생님께서 흔쾌히 학교 예산으로 브로슈어 인쇄를 도와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했습니다 ㅠㅠ 항상 건강하세요 선생님
원래는 학생들을 최대한 많이 끌어모아 청취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었는데,
자습 시간을 대신하여 청취하는 것이다 보니 학교 입장에서 인원 체크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급히 구글 폼을 하나 더 만들어 청취자를 모집했습니다.
신청제로 진행되었기에 신청수가 적을 줄 알았으나...
예상과 달리 47명이나 되는 학생들이 지원해주셨습니다.
현재 학교에 남아있는 인원 수가 약 120명 가량이었으며,
32명의 임베디드 개발과 학생들은 동일 시간에 과내 다른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기에
참석이 어려웠습니다.
청취가 가능한 90명중 스피커를 포함해 13명 + 47명으로, 약 60명이 청취를
신청했습니다.
사람이 너무 적지 않을까 싶은 우려와 달리 굉장히 성공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글을 작성하고 있는 1월 4일 당일, 4시 30분부터 6시 20분까지 진행되었습니다.
스피커분들마다 각각 너무나도 열심히 발표를 준비해주셔서 제가 진행을 맡았음에도
불구하고 옆에서 같이 청취하는데, 학년을 불문하고 너무나도 유익했던 시간 같습니다.
스피커 중 1학년과 2학년 학생의 비율이 거의 5:5였는데, 1학년 학생들이
2학년 학생들 못지않게 유익하고 깔끔한 발표를 잘해주어서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아무 권력이 없는 일반 학생이었던 저 혼자 컨퍼런스를 진행하다보니 생각보다
많은 고역이 있었습니다...
차례대로 좀 풀어볼까 합니다.
컨퍼런스의 스피커로 지원해주신 한 분이 지원한 회사에 합격하셔서,
컨퍼런스 날짜보다 빠르게 출근하게 되셔서 학교에 없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브로슈어를 이미 해당 스피커의 이름으로 맡겼는데 급작스레 그렇게 되어버리는 바람에
조금 골치 아픈 일이긴 했습니다.
추후에는 발표를 원하는 다른 학생과 컨택하여 해당 자리를 채웠고, 컨퍼런스를 시작하기
전에 사전에 브로슈어의 수정사항을 청취자들에게 말씀드리며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솔직히 이 두 주제를 받고 정말 많이 걱정했습니다. 선생님은 물론,
정해진 건 없지만 교장 선생님이나 교감 선생님께서도 보실 수 있는 컨퍼런스였는데,
이런 굉장히 강력한 주제를 신청하다보니 이 두 발표가 다른 발표에 비해
제 관심도 많이 들어갔던 것 같습니다.
각 발표자분들과 이야기해보았는데, 다들 보이는 주제와는 달리 굉장히 유익하고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으로 발표할 것이라 이야기해주셔서 한시름 놓았습니다.
P.S. 원래는 유명세로 가려진 리액트의... O같음 이었는데.. 한번 순화했습니다.
정말 아이러니하게도 컨퍼런스 개최 기간과 학교 학생회장 유세 기간이 겹쳤었습니다.
당시 발표를 들으러 오시는 청취자분들에게 음료수를 나눠드리려고 60개 가량의
음료수를 7~8만원 정도 사비로 구매하여 준비했었는데,
제가 회장 선거 후보로 나가버리는 바람에 혹시나 부정 선거로 이슈가 발생할 수 있어
스피커분들 외에는 음료를 못 나눠드려서 너무 아쉬웠습니다.
스피커로 지원해주신 한 분이 당일날 심한 감기에 걸리게 되어 학교를 결석하게 되셨습니다.
첫 번째 케이스처럼, PPT라도 없으면 세션을 지울 생각이었지만, 40장이나 되는
PPT를 이미 만들어주셨었고, 이 내용 또한 굉장히 유익한 내용이었기에 해당 세션을
지운다는 게 너무 아쉬웠습니다.
다행히도 제가 평소에 공부하는 분야인 프론트엔드와 관련된 세션이었기에,
제가 대신 발표를 맡아...? 발표라기보단 PPT 리뷰 정도로 빠르게 해당
세션을 다루기로 결정했습니다.
병결 결과를 당일날 아침에 급작스레 전해들었기에, 굉장히 당황했습니다.
대독을 할 때에도 제가 생각하던 플로우와 PPT가 맞지 않아 약간의 실수가
있었지만, 전하려는 바는 어느정도 전한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순서를 나름 잘 정했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청취자가 어떻게 행동할지를
고려하지 못하고 정한 것 같았습니다.
마지막 두 세션이 1학년들의 인생 이야기와 관련된 세션이었는데,
같은 1학년 청취자들 중에선 "1학년이 인생 얘기 하는 걸 왜 듣냐"같은 식의 반응도
존재했고,
실제로 마지막 2학년 학생이 발표를 끝내니 컨퍼런스장을 나가버리는 학생도 목격했습니다.
저녁 시간이 되니까 나가는 두 학생도 있었는데 이건 개 킹정이라 뭐라못하겠습니다
누가 잘못했다를 논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심리를 파악하여 청취를
끝까지 할 수 있게 하지 못한 제 잘못이 너무 크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다음 컨퍼런스를 개최할 때는 청취자들이 어떤 심리를 가지고 있는지를 잘 파악하여
순서를 더 정밀하게 검토하고 또 검토하여 정해보아야겠다고 느꼈습니다.
시간을 한 세션당 4~6분으로 해달라고 요청드렸는데, 평균적인 학생들이 전부
6~7분을 사용했고, 어떤 학생들은 10~11분을 사용하는 바람에 예상했던 시간보다
컨퍼런스가 8분정도 딜레이가 되었습니다.
종료 30분 전에 시간을 계산하고 급하게 청취자분들에게 시간이 조금 딜레이될 수 있을
것 같은데, 괜찮을 것 같냐고 질문드렸고 모두 흔쾌히 "네"라고 답해주셔서 다행이었습니다.
수상을 하거나, 평가를 하는 자리가 아니었기에 긴 발표를 진행해도 개입해서 뭐라
하기가 애매모호한 상황이기도 했습니다.
다음 컨퍼런스부터는 시간과 관련되어 꼭 숙지를 더 강조해야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학생들의 반응을 직접 들어보니 결과적으로 유익하고
흥미있는 컨퍼런스였다고 평가받았습니다.
신청을 하지 않은 학생들(약 15명)도 컨퍼런스를 청취하러 와주셔서 실제론 60명보다
더 많은 65~70명 정도를 한 자리에 모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음에 만약 제게 다시 기회가 생긴다면, 지금도 너무 좋았지만 이보다 더욱 깔끔하고
멋진 컨퍼런스를 위해 열심히 달려볼 계획입니다.
발표해주신 저를 제외한 12명의 스피커분들에게 감사인사드리며,
여러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좋은 일만 있으시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컨퍼런스 열어주셔서 감사합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