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짓'하는 인생을 위해!

mint·2021년 2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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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야, 딴짓 하지 말고 공부해’

우리가 살면서 가장 많이 들을 말 중 하나일 것 같다.

나는 저 말을 들었을 때 무엇을 하고 있었지. 만화책을 문학책에 끼어 몰래 보다 갑자기 열린 방문에 낄낄거리던 얼굴을 후다닥 정리해 문학책을 읽는 척했고, 낙서에 가까운 그림과 수신인도 없는 독백을 공책에 끄적이다 말 하는 사람을 쳐다 봤던 것 같다. 초중고 때 지겹게 들은 이 말은 대학생이 되니 ‘공부’라는 단어가 ‘취업’으로, 회사원이 되니 ‘업무’라고 이름만 바뀐 것 같은 느낌이다. 가볍게 얘기 해서 ‘말’이지 사실 20년 넘는 시간을 한길을 바라보도록 교육받았고 나아가 세뇌 당한 것 같다. 사람들과 오가는 대화에선 좋은 대학, 안정적인 직장, 승진 이것들이 최고의 가치처럼 여겨졌고 이 것만이 전부인 냥 모두가 약속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그런 약속 한적 없는 것 같은데 말이지.

처음엔 반항했었다. ‘아 공부 하기 싫은데~ 해리포터 읽고 싶은데’ 작은 바람들을 뒤로한 채 억지로 끌려 가며 ‘딴짓 금지’가 시작 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순응했던 것 같다. 왜 ‘딴짓 금지’를 지켜야 하는지 길은 왜 한 개밖에 없는지 생각 자체를 하지 않게 되어갔다. 당장 눈 앞에 있는 이 길도 벗어나면 낭떠러지 같아 아찔하니까. 여유가 없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휘몰아치는 중간고사, 기말고사, 모의고사, 과제, 취업 등등, 뭐 지금 생각하면 나의 세상이 작아지는 것을 수용하며 내버려 둔 것 같다. 심지어 나는 부모님 말 잘 듣고 공부만 하는 그런 착한 애는 아니 었는데도! 세상에, 부모님에, 어른들에게 반항을 그렇게 많이 했던거 같은데 지금 보니 난 반항할 수 있는 상대에게만 반항 한 것 같다.

하지만, 나의 호기심과 딴짓에 대한 흥미는 타고났던 걸까. 어딘가 숨겨졌을 뿐 없어지진 않았다. 부모님이나 제도권의 욕망이자 메인 스트림인 수능, 수능 공부만이 정답인게 싫었다. 고등학교땐 더 이상 수능이라는 공부를 하지 않아도 되는 나를 상상했다. 정답 없는 토론을 하고 본인의 다양한 길을 찾을 수 있는 아이비리그를 동경했다. 유학을 가면 나의 답답함이 풀릴 것 같았다. (물론 이것 또한 제도권을 향한 욕망의 변주 같긴 하다.) 내 욕망을 알았지만 혼자 유학 갈 용기가 없던 나는 어느정도 타협하며 한국 대학을 갔다. 마음속 한구석을 달래기 위해 대학생 땐 동아리를 했다. 스펙과 취업을 위한 동아리보단 나의 다른 길들을 탐색할 수 있는 여러 활동들을 했다. 하지만 여전히 나의 세상을 크게 확장 되지 않은 느낌이었다. 답답했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잘 몰랐고 물어봐도 알려주는 사람도 없었다. 솔직히 대학생이라는 그 신분에 안주 했던 것 같기도 하다. 불안함을 기반으로 한 안주. 그 불쾌함을 없애기 위해 도서관에서 책을 읽었고 사회학, 철학, 광고학 등등 다른 과 전공들을 들었다. (학점은…..) 좀더 정해지지 않은 세상을 알고 싶었다. 그래서 뭔가 다른 일들을 해봤다. 스타트업에 들어가고, 창업도 해보고, 일반적인 회사에서 일을 했다.

지금 난 회사원이다. 고등학교 2학년쯤의 또다른 버전 같다. 이런 내 본능을 품고 회사를 다니다보니 회사를 다니고 월급을 받고 승진하는 삶보다 더 가슴뛰는 일을 하고 싶었다. 조금 더 솔직 하게 말하면 ‘재밌는 딴짓을 하고 싶다’가 맞다. 가슴뛰는, 열정있는 이말이 약간 거창하다 느껴지기도 하니!

나중에 관련 글들을 쓰겠지만 나의 딴짓 즉 사이드 프로젝트는 종류가 다양하다. 온라인 서비스를 만드는 큰 것부터 매일 아침 조깅을 하겠다는 작은 것 까지. 뭔가 인생을 좀 더 다채롭게, 흥미롭게 만들 사이드 프로젝트들을 진행 하려한다. 이 곳이 그 딴짓들의 흔적을 기록하고 되돌아 볼 수 있는 장소가 되었으면 한다. 가능하다면 다른 사람에게도 힘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거창하고 화려하지 않은 작은 사이드 프로젝트도 존재하고 그 작은 행동도 의미 있어 하는 사람도 있다는게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 다들 큰 것, 눈에 띄는 것만 쳐줘서 상처 받았다면 함께 했으면 좋겠다.

당신의 딴짓을 응원한다!

뭔가 이루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멈춰 있다면 서로 엉덩이를 발로 차주고,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너무 힘들어 주저 앉고 싶으면 서로의 존재로 위로가 되는 그런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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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사이드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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