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대체 어떻게 이게 된건진 아직도 잘 모르겠는데 어떻게 되기는 했어요
그래서 저한테 작년 하반기와 지금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적어보며 토스 입사를 희망하시는 분들을 위해 글을 적어볼게요.
3개의 스타트업에서 커리어를 쌓았으며 각각 2년 10개월, 11개월, 2년 8개월의 기간동안 회사에 근무했어요.
두번째 회사와 마지막 회사는 산업기능요원으로 복무하고 있었어요.
이제 6년이 넘는 경력을 갖게 되었고, 스타트업 씬에서 구르다보니 산전 수전 공중전을 해내며 온갖 경험으로 무장했으니 다음 직장은 더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는 좋은 조직으로 이직하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이력서를 쓰고 30개가 넘는 여러 기업에 지원을 했는데, 이 때가 작년 가을이였어요.
운이 좋게도 여러 이름있는 기업에서 서류합격이 되어 면접까지 가게 되었는데 문제는 여기서 시작 되었어요.
면접에서 탈락하거나, 그 이전에 탈락하는 등 최종 합격까지 이어지는 면접이 없이 겨울이 되었어요.
'가급적 직장은 구해놓고 나가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계속해서 구직을 시도했으나 결과는 변함 없이 중도 탈락이였죠.
면접이 왜 이렇게 되었나 생각해보니
라고 생각하여 잠시 커리어 브레이크를 걸고 병역특례로 인해 휴학했던 학업이나 마무리 하자는 생각으로 퇴사 후 머리를 식히고 있었어요.
3학년 1학기를 마무리하고 여름 방학을 맞이 했을 때(올해 7월) 본격적으로 다시 이력서를 재정비하고 작년 겨울에 들었던 면접 질문을 복기하여 예상 답안을 마련하며 다시 무장을 시작했어요.
심지어 다양한 경험을 통해 진정 제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게 되었고 어떤 조직으로 가고 싶은지, 가서 어떤 경험을 쌓고 싶은지 머릿속에 명확하게 그려지는 상황이라 작년과는 다르게 면접에서 벌벌 떨 일은 없을거라고 생각했죠.
그렇지만 상황은 작년 가을보다 더 안좋았어요.
대기업은 물론이고 중소기업까지 서류에서 탈락하게 되더라구요.
면접에 가면 어떻게 할지 대응책도 세워놨는데 면접을 보라고 말하는 곳이 아예 없었어요.
아직은 때가 아닌가보다 싶어 잠시 보류를 하고 3학년 2학기를 마치고자 했어요.
토스에서 진행하는 프론트엔드 패스트트랙 채용이 열렸더라구요.
어차피 시도 안하면 기회도 없다는 생각에 서류를 넣었고, 며칠 뒤 서류 합격 문자를 받게 되었어요.

하지만 이 때 까지만 해도 별 기대는 안하고 있었어요.
토스에 도전했던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였거든요. 심지어 어떤 때는 기술 과제도 통과하고 면접까지도 진행했던 적도 있었죠.
하지만 열심히 노력을 해보고 떨어지는게 노력을 안하고 떨어지는 것 보다 후련할 것 같다는 생각에 이전 기술면접에서 떨어졌을 때 들었던 모든 질문을 정리하여 막힘 없이 답변할 수 있도록 수도 없이 연습을 했어요.
열람 가능한 모든 문서는 다 뒤져가며 공부했어요.
또한, 이런 글을 읽으면 읽을수록 제가 가고 싶은 기업의 모습이 토스인 것 같다는 확신이 들게 되었어요.
면접 준비를 하면 할수록 진심으로 가고 싶어지더라구요.
그렇게 준비한 기술 면접을 보게 되었고, 떨림을 참아가며 준비했던 자기소개를 말하고 인터뷰를 진행했어요.
이번에는 정말 운이 좋게도 면접 전체를 부드럽게 진행해주시는 면접관 분들을 만나게 되었어요.
면접관 분들께서 아이스 브레이킹도 해주시고 제 경험이 실수 없이 전달 되도록 유도해주셔서 기대보다 더 잘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결과가 나오기 전 까지는 방심은 금물이니 면접 도중 발생한 여러 실수를 떠올리며 이불킥을 하며 하루를 보냈었던 것 같아요.

여기 까지 오니 긴장을 안할수가 없더라구요.
제 여태까지의 토스 지원 이력 중 가장 멀리 갔던게 기술 면접이였으니까요.
문화 적합성 인터뷰는 아예 처음이였죠.
그래서 인터뷰에서 뭘 물어볼지 아예 제 데이터베이스에 존재하질 않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하더라구요.
여러 의견을 보니 '토스의 문화 적합성 인터뷰는 준비 한다고 되는게 아니더라' 라는 결론을 얻게 되어, 여태까지 면접을 준비하며 본 토스의 인재상을 나름대로 정리하여 오해 없이 제 커리어를 설명할 수 있도록 준비했어요
'여러분 회사에 딱 맞는 인재가 여기 있습니다!' 를 어떻게든 전달해야 하니까요.
그래서 반드시 이건 면접에서 이야기 해야만 해 라고 생각 되는 제 이력 사항을 정리하고 질문이 들어오면 바로 해당 사례로 받아칠 수 있는 연습을 정말 많이 진행했어요.
정말 운이 좋게도 이 인터뷰조차 부드러운 인상의 면접관 분이 들어오셨어요.
이력 관련 질문에 들어가기 전에 긴장 하는게 보이셨는지 아이스 브레이킹 질문도 던져주셨거든요.
'긴장 하지말고 하고싶은 말 다 해' 라고 말씀하시는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제가 여태까지 준비했던 모든걸 쏟아내면서
이런 식으로 제가 가지고 있는 조직에 대한 관심을 확실한 근거를 통해서 보여드리고, 제가 말하는 모든 부분에 대해 객관적인 자료를 같이 얘기하여 단순히 뜬구름 잡는 소리를 하는게 아님을 여러번 어필했어요.
면접이 끝나고 '나는 떨어져도 후회는 없다. 나보다 더 잘난 사람을 뽑았겠지.' 라는 생각이 들정도로요.

다음 날 아침이 되어 모르는 전화번호로 전화가 걸렸을 때의 기분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어요.
전화를 받으니 인터뷰 합격 소식을 알려주고 레퍼런스 체크를 진행하겠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는 진짜 뭐라고 표현이 안되더라구요.
레퍼런스 체크는 평소 지인의 인상을 보는거라 제가 준비할 수 있는게 아니기에 레퍼리를 등록하고 기다리는 것 말고는 할게 없더라구요.
단, 원래는 레퍼런스 체크를 합격하고 처우 협상을 진행하기 위한 여러 서류를 보내는게 관례인데 추석 연휴 전 주라서 연휴 전에 결과를 받아보려면 최대한 속도를 내어야 한다고 레퍼런스 체크와 동시에 처우 협상에 필요한 서류를 같이 제출했다는게 특이 사항이겠네요.

이렇게 수많은 과정을 거쳐 최종 합격까지 한달 정도가 소요 되었어요.
사실 토스는 지원하면서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조직 같아요.
토스는 인터넷에서 '복지가 진짜 엄청나다더라' '연봉이 쩐다더라' 이런 말로 소개되곤 하는데, 사실 그건 부차적인 이유라고 봐요.
물론 그 생각을 안하고 지원했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토스는 그 외적으로 따라오는 무형의 가치가 진정한 가치라고 생각해요.
이게 진정한 가치라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작년 말부터 올해 7월까지도 모든 기업에서 탈락하고 심지어 서류에서 올컷 당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험을 겪는 와중에도 단 한번도 내가 부족해서 탈락했다는 자책을 하진 않았어요.
단지 제가 지원한 기업과 제가 안맞았을 뿐이라고 생각했어요.
왜냐면, 저는 실제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했고 여태까지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하거든요.
내 노력 범위를 벗어난 일에 대해 생각하며 자책하느니 저는 보다 생산적인 일에 몰두하며 경력 공백 기간을 만들지 않고자 노력했어요.
그걸 가능하게 하는데 '대학교' 라는 조직에 속해 있다는 사실이 큰 위안이 되었던 것 같아요.
어떤 조직에 속해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생각보다 심리적 안정에 커다란 영향을 줍니다.
만약 여러분이 긴 취준 기간동안 자괴감에 빠져계신다면 친구를 만나거나 새로운 조직에 속해서(회사가 아닌) 다른 활동을 해보세요.
생각보다 그게 여러분의 심신 안정에 커다란 도움이 됩니다.
저는 이런 방식으로 퇴사 후 지금까지 단 한번의 자책 없이 멘탈을 유지 할 수 있었고 이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생각하거든요.
혹시 토스에 지원하고자 하시나요? 그렇다면 '조직이 원하는 인재상'이 무엇인지를 먼저 파악하세요
단순히 내 이력을 그 인재상에 끼워 맞춰 합격하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인재상을 정리하다보면 내가 정말 이 조직의 복지에 혹한 것인지, 그 조직에 반한 것인지를 알 수 있거든요.
이승건 대표님이 말씀하신 '토스는 모두가 일하기 좋은 조직은 아닐 수 있다' 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데, 내가 진짜 좋아하는 조직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게 먼저일 것 같아요.
여러분이 토스를 좋아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거든요.
실제로 높은 업무 강도를 자랑하는게 토스라는 조직이니까요.
만약 그렇게 분석했는데 토스가 너무 잘 맞을것 같다면, 당장 지원하세요.
근데, 가급적 저한테 추천 받아 지원해주세요...
커피챗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축하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