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로 모 제조업 회사에 IT부서에서 근무한지 한 달이 지났다.
한 달 다녀놓고 회고라고 쓰기는 조금 창피해서 근무일지로 제목을 정했다.
처음 입사날 청바지 말끔한 맨투맨을 입고 출근을 했다.
그렇게 출근 후 자리를 배정받아 새 노트북을 받기 전 이전 근무자의 노트북을 받아 셋팅하고 있었다.
😒(팀장님): 옷을 너무 프리하게 입고 온거 아니야 ?
팀장님이 나의 청바지를 보곤 처음 한 말이였다.
이에 다른 분이 청바지 때문에 팀장님께 찍힌거 같다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기업의 외적인 부분을 보여주는 영업직이 아니라 청바지를 입고가도 되는 줄 알았다.
(심지어 면접 때도 청바지를 입고감...)
여튼 그렇게 안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곤 집에 하나 뿐인 슬랙스를 입고 다음 날 출근을 하였다.
내가 생각하는 그런 재치있고 톡톡 튀는 분위기가 아닌 공무원(?)이 된 느낌이 강했다...
회사에서의 내 역할은 회사의 자체 솔루션에 데이터를 시각화하는 일이다.
기존 jQuery인지 JSP인지 레거시한 코드를 React로 마이그레이션하는 작업을 맡았다.
이미 어느정도 프로토타입이 만들어져있는 상태였고 꽤나 컴포넌트 분리나 폴더 구조가 수준급이였다.
확실히 회사에 왔다는 것이 느껴졌다.
수 십가지의 폴더와 수 백줄의 코드들이 넋을 놓게 만들었다.
👨(팀장님): 어 이거 우리가 만들어 놓은건데 이렇게 만들 수 있겠지 ? 있어 ~ 없어 ~ 니 실력을 몰라서 그래 ~
팀장님의 질문에 당황했지만 그리 어려워보이는 프로토타입은 아닌거 같아 할 수 있다라고 말을 했다.
이후 점심을 먹고 사수와 이야기를 하였는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나): 이걸 혼자서 개발하신거에요 ?
😅(사수): 아뇨 신입 분이랑 다른 한 분이 만드셨어요.
🙂(나): 아 그 옆자리에 계신 분이요 ?
😔(사수): 아니요... 신입 분은 퇴사하셨구요... 다른 한 분은 다른 부서로 이동했어요...
프로토타입을 만드신 분들이 안계신다는 것이다.
사수 분도 해당 프로젝트를 맡아 개발을 하실 수 있지만 프론트 개발자가 아닌 Java 백엔드 개발을 주로 하셨다고 한다.
그렇게 다시 팀장님의 이걸 만들 수 있냐는 호출에 불려 프로젝트의 프로세스랑 컴포넌트를 공부해보겠다고 이야기하고 돌아섰다.
그 누구도. 그 어떠한. 프로젝트에 대한 교육 아니 인수인계 조차 받지 못했다.
누군간 이렇게 말 할지도 모른다.
👺: 회사가 학원이냐 ? 스스로 공부하고 개발하고 배워나가면서 만드는거지 !
틀린 말은 아니지만 상황에 따라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
코드를 알려달라고도 설계를 도와달라고도 문제를 해결해달라고도 하지 않았다.
적어도 해당 프로젝트에서 사용하는 디자인패턴, 서버데이터 등등 그 어떠한 인수인계나 교육은 있어야한다 생각한다.
그렇게 입사한지 이틀째 이전 사람이 쓰던 노트북을 만지작하고 있을 때 사수로부터 일을 하나 받았다.
🙂(사수): 리액트에 iframe태그로 JSP를 컴포넌트로 사용을 했는데 그걸 리액트 컴포넌트로 만들어주시겠어요 ?
Data-Grid의 형태였고 클릭하면 엑셀의 Sheet 형태로 되어있었다.
또 다른 컴포넌트들은 Dialog와 Modal 컴포넌트를 사용해야했다.
기존에 만들어져있는 MUI를 커스텀한 Button, Box, Input 등을 사용하였다.
무분별한 원인 모를 리렌더링을 계속해서 사용하면 나중에 성능적인 부분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하는 두려움에 최대한 기존 MUI 커스텀은 최소한으로 사용했다.
이후 Data들이 어떻게 흘러 사용되는지 Figjam을 사용한 플로우차트도 만들었다.
개발 스타일 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선설계 후코딩을 하는 스타일이다.
이후 맡긴 업무를 모두 만들어냈고 서버의 데이터만 받아오면 되는데...
다른분들이 현재 너무 바쁜 일정이라 API 통신 인수인계도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서 아직까지 MockData를 사용하여 만들어진 상태이다.
이전 직장을 다녔을 때도 알고는 있었다.
회사는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할 순 없다.
회사가 요구하는 회사에 필요로한 일들을 해야한다.
하지만.
그 업무의 범위는 최대한 나의 직무와 가깝게 하는게 좋다.
백엔드 ?
오케이 좋아. 전체적인 웹 제작에 대한 프로세스를 알 수 있겠어.
데이터 분석..?
그래... 뭔지는 모르겠지만 데이터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겠지...
제조업 공장 기계 Q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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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로봇 회사에서 QC 업무를 맡은 적이 있다고 공장기계 QC도 살펴보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회사의 워라밸, 같이 일하는 동료들, 연봉 정말 다 만족하면서 다니고 있다.
하지만 가장 나를 힘들게하는 것은 프론트엔드로서의 전문성은 회사에서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래도 충분히 배울 점이 많고 넓은 영역의 개발환경을 경험할 수 있고 전문성에 대한 깊이는 스스로 공부를 통해 해야한다.
먼저 가장 부족하다고 느끼는 CS 스터디를 개발공부를 같이하신 분들과 토요일에 하기로 했다.
두번째로는 회사 업무에 집중할 예정이다.
가르쳐주는 사람도 인사이트를 주는 사람도 없는 상황 속에서
스스로의 힘으로 맡은 업무를 최선을 다해 마무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는 꾸준한 공부다.
회사에서는 사용해보지 못한 기술들을 주말과 퇴근 후에 채워보려고 한다.
React-Query를 사용한 서버 상태관리라든가 Jest와 React-Testing-Library와 같은 테스트 툴도 다뤄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