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22일, 난생처음 컨퍼런스에서 세션 발표를 하게 됐었다.

전반적인 후기

사실 기존에 1.5시간, 4시간 정도의, 세미나 및 강의 형태의 발표는 자주 해왔었는데, 30분 세션 발표는 처음이었다. 일단 참여를 할 계획은 따로 없었는데, GDG 행사 오거나이저이신 진겸님께서 나를 연사자로 초청을 해주셨다.

이번 분기에 하고자 한 목표중에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발표하기가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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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걸 만족시키고자 일단 한번 세션을 진행해보겠다고 했다.

나는 회사가 합정쪽에 있어서 집도 그 주변에 있는데, 대부분의 행사는 강남/판교쪽에서 진행을 하기 때문에 그 동안 잘 참여하지 않았다. 그리고 또 말도 안되게 바쁘기도 했고.. 그런데 다행히 이번에는 그래도 여유로워서 참여 할 수 있었다.

행사 장소는 삼성역 오토웨이 타워 지하의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였는데, 정말 건물이 엄청나게 멋졌고.. 내부 인테리어도 굉장히 예뻤다. 그리고 굉장히 쾌적했다. 느낀점은, 그런 멋지고 예쁜 인테리어가 되어있는 사무실에서 일한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행사의 진행시간은 굉장히 길었다. 1시쯤부터 시작해서 7시20분까지 진행이 됐는데, 시간이 지나갈수록 뭐랄까 지쳐갔다. 내 세션은 하필 맨 마지막이여서 뭔가 행사 내내 부담스러웠다. 일찍했으면 좀 더 편하게 다른 진행자분들 발표를 여유롭게 들을 수 있었을텐데..!

근데 재밌는 사실은 비록 30분 발표이지만, 준비하는데 들어가는 시간은 4시간짜리 강의 준비하는 것 만큼 들어갔던 것 같다. 발표 시간이 짧다고 해서 들어가는 시간이 짧아지는 건 아니였다. 그런데... 내가 30분 짜리 발표를 안해봤어서인지, 솔직히 분량조절에 실패해서 너무 안타까웠다.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들은 많았는데 30분이라는 시간은 실제로 사람들 앞에 서서 얘기해보니 굉장히 빨리 흘러갔다.

이 컨퍼런스는 어벤져스 엔드게임 Theme 을 가지고 진행이 됐었다. 그래서 단순히 연사자들이 발표하고, 참석자들은 듣기만 하는게 아니라 따로 진행되는 "인피니티 스톤 모으기" 이벤트가 있었다. 굉장히 복잡했던것같은데.. 어떤 팔찌가 있고 스티커를 모아야 하는데 예를 들어서 흰색은 일찍 온사람들이 받을 수 있고, 뭐더라 검정색은 컨퍼런스내에서 친구를 만들면 (?) 받을 수 있고 노란색은 연사자가 직접 줄 수 있고, 그런 복잡한... 규칙이 있었다. 또 뭐가 있었는지 기억도 안난다. 근데 막상 오거나이저분께서는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보지 않으셨다고 한다.

그리고 흑역사로 남을 이상한 포스터도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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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캡틴 아메리카... 로 합성이 됐는데 저거 합성하려고 저 각도로 사진을 따로 한장 찍었었다. 연사자분들 다들 회사 동료들이 저걸로 놀렸다고 한다 ㅋㅋ 나도 마찬가지였고. 근데 생각해보면 저걸 꼭 해야했나 싶기도 한게 저거 안했어도 어짜피 홍보 잘 되고 티켓은 금방 매진됐을텐데.....! 그래도 재미는 있었으니까 인정한다.

가장 아쉬웠던건 내가 다른 연사자분들 발표를 100% 듣지를 못했다. 부분 부분 듣거나, 보지 않고 "듣기만" 하기도 했다. 내가 할 발표를 준비해야 하는 것도 있고, 행사 초반부에서는 앉을 자리가 마땅치 않았다. 연사자들을 위한 자리는 조금 멀리 있어서 현재 발표하고 있는 사람을 볼 수 없는 구조이기도 했고..

각 세션 후기

다른 연사자분들 발표 할 때 메모해가면서 들을 수 있는 여유가 있었다면 이 포스트에 쓸 수 있는 내용도 꽤 많을텐데 그냥 기억나는 것들만 조금 정리해보자면..

천민호 - 여러분이 앵귤러를 안해봤다면 살아갈 이유가 하나 더 있는 겁니다.

리액트로 개발하는건 어땠는지, 그리고 또 앵귤러로 개발하는건 어땠는지, 왜 좋은지 어떤점이 좋은지에 대해서 얘기를 해주셨다. 그리고 매우 여유롭고 차분하게 설명을 깔끔하게 잘 하시더라, 멋있어서 본받고 싶었다. 앵귤러는 우리를 사용자로, 리액트는 우리는 개발자로 바라보고 있다는 표현이 매우 와닿았다.

서재원 - 프론트엔드 개발에 FRP (Functional Reactive Programming)

중학생분이셨는데, 내공이 굉장했다. 아쉽게도 세션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 그 시점에 들을 여유가 없었어서 (서재원님 죄송합니다...) 발표자 대기하는 곳에서 스피커로 전해지는 내용만 조금 들었는데, 설명력이 대단했다.

한재엽 - UX빼면 시체, 프론트엔드

UX, 그리고 그에 관한 엔지니어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주셨다. 프런트엔드 개발자들이 들으면 도움이 될만한 내용이 정말 많았다. 주변에 프런트엔드 개발을 시작하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내용이 많았다. 재엽님의 발표를 보면서 라프텔의 UX 에 대하여 많이 반성하게 됐었다. 발표를 듣는 와중에 개선하고 싶은 점이 은근 생겼다. 그런데 그러려면 시간과 인력이 조금 더 필요해지지 않을까 싶다.

한근택 - 문과생의 커리어 프런트엔드로 refactoring하기

정말 재밌으신 분인것같다. 그분의 발표에는 유머가 가득했다. 발표자 코너에서 스피커로만 듣다가 내용이 재밌어서 앉아서 끝까지 쭉 듣게 됐다. 문과생으로 개발자가 되는 과정에 대해서 얘기해주셨는데 굉장히 훌륭했다. 한근택님께서는 회사의 리드개발자에 의하여 많은 성장을 이뤄내셨다고 말씀해주셨다. 이 세션을 들으면서 느꼈던건, 나는 주변인들에 의하여 직접적으로 성장하진 않았던것 같다 (학생때 개발을 배우는 과정에서도, 그리고 회사에서도 누군가가 나를 가르쳐주고 그러는 일이 잘 없었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대학생때 주변 친구들에 의하여 간접적으로 성장을 이뤄냈던것 같다. 예를 들자면 내가 최신 트렌드에 뒤쳐지고 있을 때, 최신 트렌드에 맞춰서 개발하는 친구를 보며 내가 많이 뒤쳐졌음을 깨달았었고, 열심히 공부를 하게 된 계기가 됐었던 것 같다. 추가적으로 회사에서도 뭐 개발하는 방법을 한근택님의 이전 회사의 리드 개발자님이 피드백을 주고, 혼내고 (??) 그랬던것처럼 직접적인 가르침을 얻은건 아니지만 회사에서 팀원들과 함께 개발하며, 문제 해결 방식에 있어서 다양한 해결 방안을 배우게 됐고 어떤 선택을 내리는게 가장 좋은지, 그런 것들을 많이 배우게 됐던 것 같다. 결국엔 함께하는 사람들과 함께 성장하는 것이 아닐까. 역시 성장이란것은 주변인들에 의하여 부스트를 얻는게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면서 들었다.

그리고, 한근택님처럼 이야기를 재밌게 하는것은 진짜 엄청난 재능이라고 생각한다. 아주 존경한다 리스펙!! 솔직히 나 자신도 굉장히 재밌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나는 사적인 사이에서만 재밌는 사람이지만 사람들 많은 곳에서는 조금 노잼 캐릭터가 되는 것 같다.

한근택님이 나중에 또 발표를 하게 된다면 들으러 가고 싶다.

나석주 - 프론트엔드 개발 끝장내기(endgame) feat. Angular

천민호님께서는 앵귤러의 추상적인 면에 대하여 말씀을 나누어주셨다면, 나석주님께서는 Angular 에 대한 기술적인 내용을 많이 다뤄주셨다. Angular 의 의존성주입에 대하여 설명도 해주셨는데 뭐랄까 굉장히 마법같았다. Angular 의 어떤 측면이 완벽해서, 좋아하시는지 얘기를 해주시면서 앵귤러의 긍정적인 면들을 보여주셨는데 아쉽게도 내가 100% 듣질 못해서 설득당하지 못했다..! 그래도 나중에 기회가 되면 Angular 꼭 배워봐야겠다. (말로만.......)

안희종 - 프로그래머로서의 성장을 도왔던 태도들

트위터로만 뵈었던 분인데 실제로 만나게 되서 반가웠다. 솔직히 처음부터 끝까지 다 듣고 싶었지만 바로 그 다음이 내 발표라 뭔가 제대로 들을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 부분적으로만 들었었고, 이 발표가 블로그에 올려주신 포스트에 기반하여 올려주신거라고 하셔서 안타깝게도 조금만 듣고 저 포스트를 읽어봐야겠다.. 라고 결정했다. 일부만 들었지만, 추상적으로 설명을 해주신 내용들이 많은데 단어 선택을 하시게 될 때 뭐랄까 '예쁘고 부드러운 단어' 를 잘 사용하시는 것 같다.

김민준 - 리액트 꽃길만 걷기

우선... 슬라이드 공유부터!! (링크)

맨 마지막 발표였는데, 이 시점에 뭔가 굉장히 지쳐있어서 딱히 좋은 컨디션은 아니였던것같다. 나는 솔직히 내가 준비한 분량이 빨리 소화 할 수 있어서 시간이 널널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예상보다 너무 빨리갔다. 평상시에 긴 세미나만 하다가 이런 짧은 세션을 하다보니 적응을 잘 못한게 아닌가 싶었다.

여유롭게 하나하나 잘 설명을 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

발표자료에 코드가 은근히 있었는데, 뒤에서는 코드가 잘 안보이는걸 알고있기에, 답답한 마음이 있었다. 이걸 잘 이해할 수 있을까 하고.

뒤로 갈수록 시간이 없어져서 급하게 진행을 했는데 좀 아쉬웠다. 뒤에 진짜 중요한 내용들이 있었는데... 말이지.

기회가 되면 따로 동영상으로 만들던, 블로그 포스트를 작성하던 해야겠다.

일단, 세션 발표 요청을 받았을때, 오거나이저님께서 내가 리액트에 대해서 다뤄주기를 바랬었고, 참여 대상이 주니어 개발자 + 대학생들 이라고 말씀하셔서 뭔가 리액트를 사용하게 되면서 겪게 될 수 있는 주제 여러개를 다루게 됐었는데, 어쩌면 좀 실수가 아니였나 싶기도 하다. 뭐랄까 좀 더 추상적인 내용들을 다루는게 오히려 좋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나는 발표 후반부로 갈수록 너무 급하게 해서, 너무너무너무너무 아쉬웠다. 다행히, 70% 정도의 내용은 전달하긴 했는데, 맨 뒷 부분은 거의 휙휙 넘겼다.

그래도 다행히 들으신 분들이 도움이 많이 됐다고 한다. 이번 세션 발표가, 나에게 있어서는 완벽하진 않았지만 정말 좋은 경험이 됐던것 같다. 짧은 세션도 자주 해봐야,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후회들

사실 이번 분기에 컨퍼런스를 나가보고 싶게 된 계기는 라프텔의 채용과 관계가 있었다. 보통 회사에서 채용을 하게 되는 과정에서 컨퍼런스에서 알게된 지인을 추천해서 채용을 진행하게 되는 경우도 많은 것 같은데 내가 그런 컨퍼런스에 잘 나가지 않다보니 알고 있는 개발자가 없어서... 컨퍼런스에 참여하게 된게 주 원인이였고, 다양한 개발자들과 커뮤니케이션을 가지는게 중요했는데, 도중에 그 주요 목표를 까먹어버린 것 같다.

다른 개발자 분들이랑 조금 더 어울렸어야 했다. 행사 끝나고 더 남아서 참여하신 분들 질문도 잘 받아줬어야 했다. 그리고, 행사 이후 뒷풀이 참석해서 고기도 구워먹었어야 했다! 하지만, 그럴 생각을 못했다. 조금 후회된다.

앞으로는, 그런 컨퍼런스에 참여 할 일이 있다면 다른 개발자들과 조금 더 어울리는걸로, 그리고 발표하게 될 일이 있다면 웬만하면 기술적이고 딱딱한 이야기 보다는 추상적이고 재밌는 이야기를 준비해가는걸로...

추가적으로 앞으로도 다양한 컨퍼런스를 참여 할 수 있도록 내 삶에 여유를 조금 더 두는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