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2월 22일, 당시 학교에서는 전공역량강화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었다. 나는 클라우드 컴퓨팅을 선택해 수강하였는데, 이 때 리눅스를 사용하게 되었다.
사실 이전에도 각종 프로젝트로 인해 "서버 용도"로 리눅스를 사용해 본 적은 있었지만, 그날따라 유난히 리눅스를 "실사용 용도"로 사용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이렇게 고민하던 나에게 결정타를 남긴건 바로..
Whitesur라는 테마였다.
평소에 맥북에 관심있었던 나는 해킨토시
나 윈도우 마개조
등을 고려해 보기도 했지만.. 정부 기자재인 학교 노트북을 잘못 건드렸다가는 일이 커질 수 있기에, 듀얼OS 부팅이 가능한 리눅스는 더욱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렇게 우분투를 깔고 1달 동안 리눅스를 사용해본 나는 다음과 같은 장단점을 알아냈다.
사용한 OS는 Ubuntu 20.04 LTS 버전이다.
우분투 공식 홈페이지에서 Ubuntu 20.04 LTS 버전의 이미지 파일을 받을 수 있었다. 이후 BalenaEtcher를 통해 USB에다 이미지를 설치하였고, USB 부팅을 통해 우분투를 설치하게 되었다.
설치 과정의 경우 예전에 Ubuntu 18.04를 설치했던 때보다 훨씬 더 빨라지고 간편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윈도우처럼 설치에 몇 시간씩 소요될거라는 예상과 달리, 몇 분만에 설치가 끝나는 건 리눅스의 엄청난 장점이라 생각한다.
whitesur를 설치하는 데에 상당한 노가다가 있었던 거 같다. 특히 일부 Gnome tweak은 종속성이 맞지 않아 깨지는 경우도 있었다. 결국 일부 요소들은 포기하고 사용하게 되었다. 그래도 꽤 예쁜 UI를 자랑했다.
처음에는 각 IDE의 공식 사이트에서 .deb 파일을 통해 수동 설치하는 방식을 사용했었으나.. 이후 유명한 개발 도구의 경우 Ubuntu Software에서 무려 원클릭 설치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우분투를 사용하다가 모종의 이유로 IntelliJ IDEA를 삭제한 적이 있어서, 다시 설치할 때에는 Ubuntu Software에서 설치해 보았는데 정말 편했던 거 같다. 특히 이 기능은 윈도우에서도 지원하지 않는 기능인지라 매우 인상깊었다.
이 장점은 누구도 반박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정말 리눅스는 자유 그 자체다. 물론 그 자유를 누리다가 뭔가를 잘못 건드리게 된다면, 그 책임은 당신에게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rm -rf
를 잘못 쳐서 모든 데이터를 날린다거나.. 아니면 설정 파일을 잘못 건드려 부팅 도중에 오류가 뜨게 된다거나..
Windows를 사용하다가 Linux를 사용하게 되면 정말 신세계를 맛볼 수 있다.
현재 학교에서 제공하는 노트북은 I7 10세대에다 RAM 8GB, SSD 512GB 정도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Windows 환경에서는 크롬과 Jetbrains 제품(IDEA, Android Studio 등)을 같이 구동하기에 큰 무리가 있었다. 바로 램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Linux 환경을 사용해보면서, Windows 환경에서 수십 초가 넘는 로딩 시간이 소요되는 IntelliJ IDEA가 Linux에서는 기존 대비 60~70%대로, 즉 로딩 시간이 빨라지게 된 것을 알아낼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빌드, 컴파일 면에서도 Linux가 우위를 점한다는 것을 명확히 확인할 수 있었다.
사실 Linux가 Windows보다 기본적인 메모리를 덜 소모한다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었지만, 이토록 성능 차이가 있을 줄은 잘 상상하지 못했다.
취소선을 쳐 놓았지만 사실이다. 한달 전 쯤에 있었던 교내 해커톤에서도(🔗대구SW고에서의 연말 해커톤을 되돌아보며 참고), 윈도우 쓸 때 리눅스를 사용하던 것 때문에 멘토 선배들에게 어그로가 끌린 적도 있었고 말이다. 물론 INFP인 나로서는 숨어버리고 싶었던 순간이었다 (..)
MBTI에서 E 유형인 학생 개발자라면, 한번 리눅스를 써보자.
두 번째로 느낀 소감은 우분투 생태계가 생각보다 성숙하다는 것이었다. 복잡하고 호환성이 부족해 일반인들이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우리들의 "일반적인" 선입견을 비웃듯, 이제 우분투는 일반 사용자들도 실사용하기 적합할 정도로 발전하였다. 앞서 언급한 Ubuntu Software를 비롯해 비개발자를 고려한 유틸리티들이 이를 증명한다.
다만, 후술할 단점처럼 오류가 발생하게 된다면 해결하기가 매우 까다로웠다. 운이 좋지 않은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사실상 한국어로 된 자료를 찾는 것은 불가능했고, 심지어 영어로 검색해도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아치리눅스에서는 해결책이 존재하는데 우분투에서의 해결책은 나오지 않는다거나, 아니면 각종 포럼에서 질문은 존재하지만 답변자들이 해결을 포기한다거나..
평소에 개발하면서 Notion, 카카오톡, 카카오워크 등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해야 할 일이 많았는데, Linux에서는 이들 프로그램을 지원하지 않았다. 그나마 Notion의 경우에는 웹 버전이라도 지원되서 다행이지..
나머지는 Wine을 통해 구동해야 했는데, 카카오톡은 작동하다가 고장났고 카카오워크는 처음부터 동작이 되질 않았다.
뿐만 아니라, 내가 대구소프트웨어고에서 영상편집을 담당하는지라 Davinci Resolve를 사용해야 했는데, 이 경우에는 더더욱 어이가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 내용은 밑의 문단에서 후술해 보겠다.
아까 언급한 Davinci Resolve, 일단 프로그램 자체는 Linux를 지원한다. 그런데 GPU 관련해서 오류가 발생했다. 처음 설치하고 실행하니, GPU가 없다는 오류가 떴다.
일단 이 문제는 OpenCL과 그래픽 드라이버 설치로 해결할 수 있었다. 이렇게 문제를 해결하나 싶었으나.. 또다시 알 수 없는 문제가 발생했다.
아래 화면처럼 그냥 영상 렌더링이 안된다.
Stack Overflow, Linux 커뮤니티 등 온갖 곳을 다 해집고 다녔지만 해결책은 찾을 수 없었다. 결국 나는 노트북을 Windows로 부팅해 영상을 편집해야 했다.
그리고 Chrome에서 WebGL이 작동하지 않는 문제도 있었다.
유독 그래픽 관련해서 문제가 있는듯 해 며칠 동안 구글링을 해본 결과.. OpenCL이랑 Intel 10세대 드라이버의 충돌로 인해 발생한 문제 같다. (특이하게 Intel 10세대만 지원목록에서 없었다.. 흑흑)
뿐만 아니라, 나 같은 경우에는 Gnome 버전을 40으로 업그레이드 한 적이 있었는데, 38 버전에서 지원하던 Wayland가 사라져서 Waydroid라는 소프트웨어 사용을 포기한 적도 있었다.
사용에 영향을 끼칠 정도로 불안정하다는 생각이 든 건 아니였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드라이버 문제가 원인으로 추정되는 "깨짐현상"이나, 프로그램을 설치해도 재부팅 후에 사라진다거나.. (다만 이건 내가 권한 명령을 잘못 건드려서인것 같기도 하다)
아무튼 윈도우에 비해서는 불안정한 요소가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대신 개발할 때에는 전혀 불편함을 겪지 않았다.
앞에서 언급하지 않았지만, 우분투를 1달 간 사용하면서 느낀 점 중에는 "생각보다 용량이 크다"도 있었다. 가벼운 서버용 리눅스만 쓰다 Ubuntu Desktop을 써 보니까 생각보다 용량이 너무 많이 소비되었다. 대략 75GB 정도를 할당하였는데, 각종 SW를 설치하다 보니 현재 60GB까지 용량을 사용하게 되었다. (물론 윈도우와 비교하면 훨씬 적은 용량 소비이긴 하다)
이렇게 리눅스를 사용하면서 좋은 경험이 된 것은 확실한 거 같다. 다시 윈도우로 돌아가는 것보다는 현상 유지가 더 이득이 많은거 같아, 앞으로도 주력 OS로는 리눅스를 계속 사용해 보려 한다.
잘 읽었어요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