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9월 가산디지털단지의 어떤 회사에서 "7년차 미필 개발자" 라는 가짜 프로필을 가지고 커리어를 시작하게 되었다. 물론 그 회사에서는 나같은 신입들에게 대본을 주며 프로젝트 인터뷰에 가서 어떻게 말하면 되는지 상세하게 교육해줬고 난 그렇게 원주 국민겅강보험공단 ERP 고도화 프로젝트에 "7년차 미필 개발자" 로 투입되어 3일만에 정체를 들켜버렸고 프로젝트 진행에 필요한 여러가지 문서 작업 업무를 하고 나왔다.
그렇게 2018년 4월 1일 위즈온 협동조합 에서 개발자 로써의 진짜 커리어가 시작되었다. 사회적기업이였고 누구나 사용할수 있는 웹을 기반으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방향성을 가지고있는 회사였다.
위즈온 협동조합에 웹개발자로 입사할때에도 돌아보면 웹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는 둘째치고 HTML, CSS, JS 도 전혀 모르는 상태였다. 하지만 위즈온 협동조합의 개발팀장님이 단지 "인상이 좋아서" 날 뽑아주셨다.
위즈온 협동조합에선 PHP Codeigniter 를 사용해서 홈페이지를 제작하고 유지보수 하는 SI 형태의 업무가 주된 업무였다. 그 당시에 나랑 같이 입사한 전공 개발자 한분이 있었다. 그분은 나와 다르게 회사의 보일러플레이트가 어떻게 개발되었는지 공부했고 업무에 필요한 공부를 열심히 했던걸로 기억한다. 그래서 나와 같은 시기에 입사하였지만 승진이 그만큼 빨랐다.
그리고 1년 후 신입 개발자 한분이 추가로 오시게 됬다. 나보다 어렸고 내가 알려줬어야 하는 위치였지만 난 아는게 없었다.
그 당시를 회상해보면 그때까지도 난 HTML, CSS, JS 도 몰랐다. 어떻게 업무를 했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신입 개발자와 1년을 함께 보낸 후 그 동생은 나보다 잘해졌다. 그리고 난 2년차 개발자가 되었다.
여전히 HTML, CSS, JS 를 잘 모르지만 나는 React 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고 React Native, node, graphQL 등 노마드 코더에 나오는 여러 기술 스택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로 "어느 정도" 만 사용할줄 아는 3년차 개발자가 되었다.
난 여전히 HTML, CSS, JS 를 정확하게 모르는 4년차 개발자 였지만, 그 동생은 열심히 JAVA 를 독학해서 서울로 이직했다. 4년을 채우고 그 동생을 따라서 이직준비를 열심히 했다.
그리고 내가 얼마나 제대로 아는게 없고 경쟁력이 없는 개발자인지,
아니 어쩌면 "이곳을 떠나면 개발자가 아닌" 개발자 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직준비를 하며 굉장히 많은 성장을 했다고 느꼈다. 그리고 실제로 그랬다.
겉핧기 수준으로 알고 있던, 경험했던 것들이 어느정도 정리가 되었기 때문이다.
부끄럽다. 4년의 시간이 지나도록 HTML, CSS, JS 에 대해서 제대로 한번을 공부해보지 않았다.
아이러니하게 내 이직은 성공적이였다. 그리고 2023년 4월 나는 벌써 5년차가 되었다.
그리고 지금 내 주변의 나와 비슷한 연차의 동료들을 보며 한없이 부끄러움을 느낀다.
난 프론트앤드 엔지니어로 입사하였지만 지금 직장에서 PHP 레거시 코드를 봐야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심지어 위즈온 협동조합보다 더 낙후된 PHP 환경이라 프론트앤드 엔지니어의 커리어엔 전혀 도움이 안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나에겐 환경을 바꿀만한 힘이 없다. 그럴만한 커리어도 그리고 실력도 없는것 같다.
환경을 바꾸지 못한다면 나를 바꿔야한다.
운이 좋게 취업하여 "운이 좋은 개발자" 로 커리어를 이어가기엔 어렵다.
그래서 모두가 했던,
나보다 개발 경력이 짧은 혹은 없는 개발자들이 했던 기본적인 로드맵을 바탕으로 공부를 이어가볼까 한다.
"秀" 로 가득한 멋진 velog 와는 다르게 당분간 내 velog 는 "水" 로 가득할 것이다.
"5년차 운이 좋은 개발자" 의 "水" 가 "秀" 로 바뀌는 과정을 기록해볼까 한다.
그런 생각을 하셨다는게 너무 멋져요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