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log의 시작, 그리고 나

Hayan Jang·2021년 2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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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정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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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라는 단어로 나를 표현하기엔, '나'는 너무 평범한 것 같다. 나는 어떤 운명을 타고난 것처럼 평범함을 싫어했다. 남들과 똑같은 거 입고 똑같은 거 쓰는 게 너무 싫었다. 나는 항상 선구자를 꿈꾸었다. 그래서 남들과 다르고자 했다. 그게 늘 뜻대로 되지 않았지만 적어도 신념은 있었다.

아무튼 이 복잡하고 특이한 나와 나의 인생을 한 마디로 정리하고 싶다. 하지만 영 좋은 단어가 떠오르지 않아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나를 소개해보려고 한다.

나는 글을 좋아한다. 한국 나이 17살, 나는 글쓰기에 미쳐있었다. 학교를 안 가도 되는 주말이면 글을 썼다. 나름대로 쓴 소설을 연재하기도 했다. 스무 살, 문득 떠오른 단편 영화 시나리오를 영화과인 친구에게 넘겼다. 친구에게 꽤 좋은 평판을 받았다.

나는 그림을 좋아한다. 가장 좋아하는 화가는 클로드 모네, 산드로 보티첼리이다. 인상파를 좋아하는 엄마를 닮아 고흐도 좋아한다. 예전에 '반 고흐 인사이드: 빛과 음악의 축제' 전시회를 관람했던 이후, 기술과 예술의 융합에 대해서 생각하게 됐다.

그리고 나는 자연과 동물, 영화, 음악, 뮤지컬, 철학, 순수과학, 나의 무수한 취미들을 좋아한다. 그리고, 코딩도 당연히 좋아한다.

내가 좋아하는 이 범상치 않은 많은 것들을 담기에, '나'라는 단어는 너무나 작고 평범하다. 나는 앞으로 velog를 통해 '나'를 잘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려고 한다.


그래서 2020년을 돌아보며...

2020년, 한 해 동안 나는 협업을 정말 많이 했다. 동아리 내에서 작은 프로젝트를 몇 시간 동안 진행한 적도 있었고, 하루 동안 진행하는 해커톤을 참가한 적도 있었고, 한 달 동안 진행하는 해커톤을 참가하기도 했다. 협업을 하면서 정말 많은 사람들과 만났다. 대학교 4년 다니면서 본 것보다 더 많은 유형의 개발자들을 봤다. 개인 프로젝트가 어색할 정도로 팀 프로젝트만 주구장창했다.

스스로 (아직 나에게 이런 단어를 붙여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개발자로서 많이 성장한 한 해였다고 생각한다. 나의 코딩 능력이 성장한 것과 별개로 개발자에게는 협력이 꼭 필요한 역량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그래서 이렇게 생각하게 됐다. 협업은 단순히 소통만 해서 되는 게 아니구나. 말을 한다고, 말을 듣는다고 모든 게 다 전해지는 게 아니었다. 때로는 나의 고집을 꺾을 줄 알아야 했고, 때로는 나의 작업 스타일을 포기할 줄도 알아야 했다. 다른 사람들에게 나를 맞춰가는 과정, 그런게 진짜 협업이었다.

그리고 나는 사람들 사이에서 너무나 즐거웠다. 한창 고생할 때는 인류애가 좀 사라질 뻔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나는 여전히 '사람' 자체가 좋다. 아주 아주 지독한 인류애다.

그러므로 2020년을 겪은 나의 결론은 "내가 되고 싶은 인간상을 정하자." 그리고, 그 인간상에 가까워지도록 노력하자. 왜냐하면, 개발도 결국 사람간의 일이니까.


나는 이런 사람이 되기 싫다

3분 전에 "내가 되고 싶은 인간상을 정하자"라고 말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되기 싫은 인간상이 더 중요하더라. 2020년 동안 "나는 저렇게 하지 말아야지!" 라고 생각하며 쌓은 나름의 빅데이터를 통해 도출해낸 나의 되기 싫은 인간상을 먼저 말하도록 하겠다.

  1. 창의적인 생각을 멈추는 사람이 되지 말자.
    빅데이터와는 별개로, 나는 나태한 나보다 창의적이지 못한 내가 더 밉다. 내가 생각하는 개발의 재미는 '항상 더 나은 길을 찾는 것'이다. 이 더 나은 길을 찾기 위해서는 첫 번째로, 창의적이어야 하고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걸 해야 하니까.) 두 번째로, 도전적이어야 한다. (새로운 길을 두려워하면 절대 탐험하지 못하니까!)
    내 생각에... 창의적인 생각을 멈추는 건 곧 도전을 멈추는 것과 같다. 그래서 첫 번째로 적어보았다.

  2. 우물 안의 "오만한" 개구리가 되지 말자.
    우물 안의 개구리도 최악인데 "오만한" 개구리는 더 최악이다. '에이, 진짜 이런 사람이 있나?' 싶지만 진짜 있었다. 심지어... 꽤 많다. 이 오만한 개구리들은 남을 자꾸 무시한다. 자기자신에 취해 다른 사람을 돌아볼 여유나 생각 자체가 없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러니까, 팀원을 무시하거나 빼지 말고 챙길 줄 아는 오만한 개구리가 아닌 겸손한 사람이 되자.

  3. 열정이 식어도 티는 내지 말자.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마음이 식을 수도 있다. 내 생각대로 진행이 안 될 수도 있다. 그래서 프로젝트에 대한 애정도, 열정도 수그러들 수도 있다. 그런데, 이런 걸 다른 팀원한테 티를 내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팀 전체의 사기를 깎아먹는 일이니까. 분위기메이커는 못 되어도 팀원들의 정색을 이끌어내는... 그런 사람이 되지는 말자.


나는 꼭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

이제 진짜로 되고 싶은, 나의 이상향을 말해보도록 하겠다. 이 또한 빅데이터를 통해 도출해낸 결과이고... 굉장히 뻔하다.

  1. 남의 마음을 더 배려하는 더 상냥한 사람이 되자.
    이게 정말 내가 생각하는 좋은 인간상의 표본이다. 그런데... 마음대로 잘 안 된다. 나는 타고 태어난 것 자체가 조금 분석적이고 평가에 냉정하다. 그리고 너무 솔직하다. 팀장으로서 팀원들의 결과물을 평가할 때 이런 점이 조금은 단점인 것 같다.
    그래서, 제대로 칭찬하는 걸 연습하려고 한다. 좋은 점은 확실하게, 고쳐야 할 점은 부드럽게, 평가는 그래도 냉철하게 하는 그런 사람이 되자.

  2. 내가 한 일에 대한 프라이드와 똥고집을 헷갈리는 사람이 되지 말자.
    내가 한 일에 대해 자긍심이 있을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자긍심은 노력한 것에 대한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자긍심이 가끔은 독이 되기도 한다. 내가 만든 게 다른 사람에게는 별로일 수도 있다. 이런 평가에 대해서... 내 결과물을 더 어필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게 똥고집은 아닌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그래서, '다시 생각해봐도 내 거가 더 낫다'라고 어필할 때는 충분한 근거를 같이 피력하기로 했다.

  3. 사람간의 관계와 일 사이에서 중심을 잘 지키는 사람이 되자.
    이건 지금까지의 협업을 친한 친구들과 자주 했기 때문에 생각했던 점이다. 협업할 때, 나와 친분이 있는 사람이 나의 작업물에 대해 평가한다고 해서 그걸 개인적으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나도 가끔 이렇게 받아들이는 나 자신에 대해서 좀 놀란 때가 있었다. 그런 평가를 감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이상 좋은 결과가 나올 리가 없다.
    그래서, 일은 일대로... 아주 어른스럽게 생각하는 연습을 좀 더 하려고 한다.

여기까지... 2020년을 돌아보며 2021년에 더 좋은 사람이 되기로, 새로운 다짐을 담아 velog 첫 글을 완성했다. 올해는 용두사미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_^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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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을 좋아하는 개발자

2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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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21일

우와 진짜 글 잘쓰신다.. 많이 배워가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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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21일

정말 대단하신 분이네요 ... 한 수 배워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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