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42 서울이란 무엇일까? 프랑스와 서울캠퍼스의 차이점, IT혁신교육, 부트캠프, 에콜 42의 위상, PBL, 동료학습

jujeon·2022년 6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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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le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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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우수한 개발자로 성장하여 좋은 회사에 가고싶다는 일념하에, 지금 몸담은 42서울에서 어떻게 공부해야하는지 많은 시간동안 고심하였습니다. 다양한 관점과, 경험, 가치관 등 다각도로 정보를 모아야 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그렇기에 실례를 무릎쓰고 학장님, 상근/비상근 멘토님들, 카뎃분들, 대기업과 여러 스타트업에 취업하신 알럼나이분들, 프랑스 캠퍼스 카뎃분들을 찾아다니며 구체적인 틀을 완성시키고자 노력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본인의 경험 뿐만 아니라, 주변의 여러 스타트업 현직자로 근무하는 면접관 등의 경험까지 풀어내어주셔서 자세하게 쓸 수 있었습니다. 정답이라곤 말할 수 없지만, 저와 같은 고민을 하고계신 분들께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 42 란 무엇인가?

"우리의 교육목표는 5-10년 안에 사라질 특정 언어, 특정 프레임워크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고 아이디어를 테스트하고 최선의 과정PATH를 찾기위해 고민하고 탐색하는 능력을 개발하기를 바란다."

출처 : 42에서 진행된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세션 중 QnA https://42place.innovationacademy.kr/archives/11165

42는 부트캠프가 아닙니다. 삼0 소프트웨어 아카데미, 네0버 부스트캠프, 우0한 테크코스 등 타 부트캠프들 처럼 현업에서 사용하는 기술스택을 교육하지 않습니다. 이는 42의 기초과정인 Common core(inner circle)과 고급과정인 Outer circle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IT 업계특성상 5~10년안에 특정 기술들이 주류로 쓰였다가 더이상 쓰이게 되지 않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이에 42는 언젠가 사라져 버릴 특정 기술을 교육하지 않습니다. 42의 슬로건이듯 카뎃(교육생)들은 “배우는 법을 배웁니다”. 어떠한 기술이든 빠르게 습득하고, 실무에 빠르게 적응하며 성장할 수 있으며,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 개발자의 자질소양을 기르는데 주목하는거죠.

시대가 발전하면서 사용자 언어를 기계어로 변환하는 등 하드웨어는 운영체제가 전적으로 다루게 되었고, 개발자들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면서 운영체제만 고려하면서 짤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술들이 고도화되고 추상화 되었지만, 규모가 큰 기업일 수록 운영체제를 잘 이해하고 있고 이를 고려하면서 개발할 수 있는 인재를 찾습니다. 이것이, 개발자가 부족하다고 하지만 신입사원을 뽑지 않는 근본적인 이유입니다. 즉, 좋은 회사일 수록 CS(컴퓨터사이언스지식)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를 중요하게 보는 것이죠.

출처 : 42에서 진행된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세션 중 QnA https://42place.innovationacademy.kr/archives/11165

때문에, 42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현업에서 쓰이지 않는 C언어를 가르친다”는 비판도 조금은 맥락이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OS들이 C언어로 개발되어졌고, C언어를 가지고 컴퓨터를 다루게 되면 컴퓨터가 어떤 작업을 수행하고 동작하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42는 그 외에 필요한 기술들은 학생들이 따로 공부해서 익혀라라고 말합니다. 조금은 황당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42의 확고한 교육철학입니다.

프랑스 현지 기업들은 어떨까요? 42는 취업시장의 트렌드를 바꿔냈습니다. 우리나라의 취업시장에 빗대서 설명해보면, 네0버, 카0오, 라0 등 IT 대기업들 처럼 CS에 대한 깊은 이해를 요구하거나, 스타트업들 처럼 당장 실무에 투입할 수 있는 완성형인재를 찾았습니다. 이후 에콜 42가 알럼나이들(졸업생이라 생각하시면 편합니다)을 배출하기 시작하면서 기업들은 “42출신 사람들은 빨리 배우고 빨리 적응한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게 되었고 채용기조가 완성형인재 에서 42스러운 인재를 채용하는 기조로 변화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아래에서 서술할 42의 평판과 맞닿아 있습니다.

1) ecole 42란

에콜 42는 프랑스 억만장자 기업가 자비에르 니엘이 자금을 펀딩하고 니콜라스 사디락이 설계하여 2013년 설립한 IT 혁신학교입니다. 프랑스의 교육제도는 엘리트위주의 교육입니다. 일반 대중들은 국립대학교에 진학하며, 소수의 엘리트들만 비싼 학비를 지불해가며 전문 사립학교 그랑제꼴에 진학합니다. (대학 위의 대학 '그랑제콜' 어느 정도? http://www.astronomer.rocks/news/articleView.html?idxno=87272)

출처 : école 42 탐방기(https://medium.com/codesquad-kr/%C3%A9cole-42-%ED%83%90%EB%B0%A9%EA%B8%B0-75e819cbcc85)

니콜라스 사디락은 그랑제꼴 컴퓨터공과대학 Epita에서 직원으로 들어갔다가 Epitech를 설립합니다. Epitech는 Epita에서 컴퓨터사이언스만 분리해서 만든 특수목적 대학원입니다. 이후 ecole42를 만들었는데 PBL, 커리큘럼, piscine 등 Epitech와 닮아있습니다. 즉, Epitech를 본따서 만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What is Ecole 42 about? I am considering to apply and I am really skeptical of the results. Do students get work after the program, and w...

Microsoft is becoming a sponsor of the coding school 42 Wolfsburg

에콜42는 매우 성공한 학교이며, 프랑스 파리캠퍼스에서는 100% 취업률을 자랑합니다. 급여가 최고의 소프트웨어 공학 학교/대학의 주니어 개발자와 같은 범주에 속해있습니다. 기업들의 42에 대한 인식도 아주 높은 편입니다. 후원가를 모집하는 방식으로 프랑스 독일 스위스 이탈리아 캐나다 등 전세계 46 곳의 캠퍼스를 가지고 있으며(개소예정 포함), 19년 말 대한민국 서울에서도 42 에콜의 서울캠퍼스를 개소했습니다.

출처 : https://42.fr/en/network-42/

에콜 42가 어떻게 성공한 교육모델로 자리잡을 수 있었을까요? 이유는 교육패러다임의 변화에 있습니다. 일방적인 전달중심의 강의식 교수와 학습중심에서 “무엇을 알고있는지”가 중요했다면 → 산업혁명들을 거쳐오면서 “무엇을 알고있는지 그리고 무엇을 할 줄아는지”가 중요해졌습니다. → 그러나 최종적으로 무엇을 아는지와 실무를 잘하는 것은 큰 연관성이 없음이 밝혀졌고 오직 “무엇을 할 줄아는지”만이 중요해졌죠. 이는 프로젝트기반학습을 적용한 에콜 42의 주요한 철학이며, 세계적인 교육의 트렌드입니다.

출처 : **“교수·교재·교육비 3無 혁신학교 에콜42 학생들은 이렇게 배운다”** http://news.unn.net/news/articleView.html?idxno=523076

이제는 집에서 인터넷으로 지구 반대편 MIT 교수의 강의를 클릭한번으로 들을 수 있는 정보화시대에 살고있습니다. 42 에콜의 학생들은 무엇을 배울것인지 스스로 선택하며, 프로젝트 구현에 필요한 지식을 동료들과 논의하여 판단하고, 구글링, 전문 서적, 동영상 강의, 동료 등 필요한 지식을 선택하여 배웁니다. 열려있는 지식들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훈련되어가는 것이죠. 그래서 42는 “우리는 배우는 방법을 배웁니다"라고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2) 42 Seoul : 42 서울 캠퍼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이노베이션 아카데미재단이 주관하는 42 seoul campus 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DXWILfXXG8g

미국의 실리콘밸리 캠퍼스(지금은 폐쇄했지만)는 기숙사라는 특전이 있고, 파리 캠퍼스는 학생비자를 발급해줍니다. 서울 캠퍼스는 다른 42 캠퍼스들과 다르게 2년동안 월 100만원에 해당하는 학습보조금을 지원합니다. 이는 한국의 다른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양성하는 부트캠프 중 최고수준입니다.

42 에콜은 커리큘럼이 이너서클(common core, inner circle)와 아우터서클(outer circle)로 구성되며 이너서클을 통과하게 되면 교육생의 레벨(등급)은 10레벨이 되고, 아우터서클에 진입하게 됩니다. 파리캠퍼스의 경우에 평균적으로 17, 18레벨 등 10레벨 후반부터 취업으로인해 학교를 떠나게 됩니다. 파리캠퍼스의 경우에도 아주 높은 평판 덕에 이너서클정도만 수료하고 현업으로 나가는 학생들도 많이 존재하지만, 과도기적인 시점에 42서울의 이너서클정도만 수료한 학생들의 경쟁력은 기업입장에서 부족해 보일 것입니다.

42 서울캠퍼스는 학교라기보단, 아직은 단기간에 개발자를 양성하는 부트캠프들과 동일선상에서 인식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아직은 42서울을 바라보는 기업들도, 42서울의 교육생들도 단기간에 배워서 개발자로 취업해 떠나는 곳으로 바라보는 것이죠. 아래 이미지는 에콜42의 공식홈페이지 중 42과정을 소개하는 페이지 중 일부입니다. 평균 3년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출처 : https://42.fr/en/what-is-42/42-program-explained/

그렇다면, 개소된지 2년이 막 지난 42서울에서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프랑스처럼 평균 3년정도의 시간을 들여서 커리큘럼을 따라가며 교육을 받아야 할까요? 아니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까요? 이상적인 플랜을 생각하자면, 서울캠퍼스도 장기적으로 아우터서클에 많은 카뎃이 분포하여야 하고, 21레벨까지 목표로 많은 수의 카뎃들이 도달해야 할 것 입니다.

3) 이너서클만으로는 기업들이 바라는 역량에 미치지 못한다.

에콜 42라는 교육 모델은 성공한 혁신교육모델입니다. project-based learningpeer-to-peer learning으로 구현된 커리큘럼은 매우 정교하며 강력한 교육성과를 가졌습니다. 아래는 42서울의 운영재단인 이노베이션아카데미 블로그의 한 글입니다. 아우터서클에 대한 교육생의 기대수준의 질문과 답변입니다. 많은 기업 관계자들이 교육생의 기대수준을 높은 레벨로 판단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출처 : 42과정에 대해 솔직하게 물어보았습니다 - 이노아카블로그 https://42place.innovationacademy.kr/archives/2104

그러나, 이너서클만으로는 충분치 않고, 실무프로젝트경험이 필요하다는 대답이 대다수를 차지합니다. 기업의 입장에서 이너서클 수료자(1년)와 타 부트캠프(4개월)을 비교하면 부트캠프보다 못하다라는 말이 나옵니다. 실제 기업에서 쓰는 기술스택을 공부하는 부트캠프와 달리 이너서클은 CS을 학습하니 당연한 결과이긴 합니다만.. 카뎃입장에서는 당연히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42서울에서 최대 5년까지 학습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42서울의 지원급 지원기간이 2년이므로 아우터서클까지 소화할만큼의 기간이 아닙니다. 교육생이 기대하는, 취업을 위해 필요한 학습기간 또한 1~2년으로 비교적 짧습니다. 42 서울이 발족한지 이제 막 2년밖에 되지 않았고, 한국의 대부분의 기업들은 42를 들어보지도 못했을 만큼 과도기라는 것을 감안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짧은 기간에 효율적으로 취업이라는 목표달성을 원한다면, 우리는 효율적이고 현실적인 플랜을 고려해야 합니다.

4) 자신의 상황과 목적에 맞춰 필요한 교육을 수단으로서 선택할 수 있어야한다.

출처 : “에꼴42″의 교육모델과 동작원리 - 이노아카블로그 https://42place.innovationacademy.kr/archives/10922

현실적인 플랜을 따져보기 전에, 가장 먼저 자신의 상황과 목적을 고려하여 교육을 수단으로써 선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미 컴퓨터공학적 지식을 충분히 학습한 경우”라면, 42의 이너서클은 CS를 학습하는 것이기에 시간낭비라 여길 수 있습니다. 현업에서 사용하는 기술스택을 연마할 수 있는 네이버 부스트캠프라던지 우아한테크코스와 같은 교육이 존재합니다.

또한 “자유로운 환경에서 주도적으로 학습하는 것이 잘 맞지 않는 사람의 경우”도 존재합니다. 자신이 42의 교육에 잘 맞는지 판단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실제로 프랑스에서는 그랑제꼴수준인 epitech로 진학할지, ecole42로 진학할지 혹은 다른 대학을 선택 할지, 학생마다 가장 적합한 교육을 선택합니다.

대부분의 카뎃들이 아우터서클을 활발히 수행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은 것과 더불어 과도기적인 상황에서, 42서울이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는 상황(1)“컴퓨터사이언스 지식의 기초가 부족한 상황이거나”, 여러프로젝트를 통해서 FE, BE, ML, 클라우드 등 다양한 포지션을 조금이나마 경험해보고 결정하고 싶은 (2)“아직 희망하는 직군을 선택하기 전 탐색기인 상황” 등의 경우를 꼽을 수 있겠습니다. 또한 (3)“개발 관련 정보들을 얻을 수 있고, 팀프로젝트 동료들을 구할 수 있는 커뮤니티가 부재한 경우” 등도 주요한 이유가 될 수 있습니다.

실제 개발자로 취업을 하게되면 각자들 만의 커뮤니티의 세력(?)이존재합니다. 특히 멋쟁이사자처럼 등과 같은 프로젝트 연합동아리. 그 커뮤니티에 속해있는 사람들은 개발관련 질문, 진로 고민, 스터디, 프로젝트 등 필요한 니즈를 그 곳 안에서 다 해소합니다. 이런 커뮤니티가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차이는 생각보다 큽니다..

자 여기까지 왜 42서울을 바라보는 인식이 차이가 발생하는지 대략적으로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그렇다면 취업에 대한 현실적인 플랜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요약

  • 에콜 42는 프랑스 엘리트교육기관 그랑제꼴수준의 교육을 많은 이들에게 무상으로 동일하게 제공하는 것이며, 학생들의 아웃풋은 최고 소프트웨어 공과대학의 주니어 개발자와 연봉수준이 같다.
  • 원래 에콜 42는 평균 3년이 소요되는 학습시간이 필요하다.
  • 평균적으로 아우터서클 10레벨 후반부터 취업으로 수료한다.
  • 42의 아주 높은 평판 덕에 이너서클 정도만 수료하고 취업하는 경우도 많지만, 42서울은 아직 과도기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
  • 42 서울캠퍼스는 기업들도 교육생들도 1-2년의 비교적 짧은 기간을 기대하며 부트캠프로서 인식한다. 현실적으로 그 기간동안에는 이너서클정도밖에 수료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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