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01. 특별한 과제

wnajsldkf·2023년 4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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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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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정글에 온 지 5일이 되었다.

이곳에서는 목요일이 한 주의 끝이고, 금요일이 시작인데 어떻게 보면 이 글을 쓰는 시점인 오늘(어제)이 새로운 한 주의 시작이다. 오기 전까지 다른 사람들의 후기에서 이 과제를 여럿 봤는데 이제 내가 이 글을 작성할 시점이라는 게 신기하다.

1월부터 모집을 시작했으니 작성한 지 벌써 3개월이 지난 지원서를 다시 읽어보았다. 오랜만에 읽어보니 조금은 꾸며진 간절함이 어색하기도 하다.

과거의 나

내가 정글에 지원한 이유는 단 한 가지다.

스스로 당당할 만큼 개발 공부에 몰입하는 것!👩‍💻

사실 나는 1학년 때부터 개발 동아리에서 활동했지만, 개발보다 다른 것이 더 재미있었다. 서로 알고 있는 것을 적극적으로 공유하는 개발 문화는 좋아했지만, 개발은 진득하게 하지 않았다.

특히 우리 학교 동아리인 에코노베이션에 있다 보면 하고 싶은 것을 다 할 수 있었다.

첫 시작은 동아리 홍보부 활동이라고 생각하는데, 동아리에서 키키, 니나, 소냐 가 엄청난 상을 받아와서 이것을 널리 알리고 싶었고 그냥 재미있을 것 같아서 인터뷰를 시작했다. 그 이후로 재미있을 것 같아~ 라는 이유만으로 해커톤 TF팀이 되었고, git/github 교육도 진행하게 되었다.

또 기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무엇인가를 조사하고 정리해서 공유하는 것이 좋았기 때문이다. 어느 날 친한 언니로부터 테크 에반젤리스트라는 직업을 알게되었고, 나아가 데브렐이라는 직무에 관심이 생겼다. 그러던 중 대학교 4학년 때 휴학하고 테크니컬라이터 인턴으로 약 9개월간 일할 수 있었다.

테크니컬라이터로서 경험✍️

이 직무가 하는 일을 봤을 때, 오 이거 내가 잘할 수 있겠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술에 대해 이해하고 이를 전달하는 것이 매우 재미있어 보였다. 그게 자신감이 되어 인턴을 지원했고 덜컥 붙어버렸다. 아직도 그때가 생생하다. 이곳에서 인턴 생활을 하면서 했던 일은 크게 다음과 같다.

  • 기술문서 관리
  • 사용자 가이드 관리
  • 테크니컬 라이팅 리서치

구체적인 경험은 이 회고록에 담겨있다.

이 일을 하면서 계속 드는 생각은 내가 개발자로서 경험이 충분했다면 이라는 아쉬움이 많이 들었다. 단지 몇번의 토이 프로젝트를 해왔던 것으로만은 부족했다. 이후에 D2 CAMPUS PARTNER로 참석한 DEVIEW CAMPUS에서 봰 DevRel님과의 짧은 인터뷰에서 개발자가 되고 나서 내가 하고 싶은 그런 부류의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셨고, 어쩌면 나의 이런 관심과 경험이 나의 장점이 될 수 있다고 하셨다.

개발자 어떻게 되는 건데?🤨

인턴이 끝나고 다시 학교로 돌아왔고 일단 백엔드 직무로 개발자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도메인 선택의 폭이 넓을 것 같다는 이유였다.

  • 동아리 내 스프링 스터디
  • 우아한테크코스 탈락
  • 스마일게이트 윈터데브 캠프 참여
  • 크래프톤 정글 합격

스프링 스터디

백엔드로 마음을 정하고 일단 스터디에 들어갔다. 처음으로 페어 프로그래밍도 하고, 코드 리뷰도 받고 그것을 반영하면서 성장할 수 있었다. 특히 페어 프로그래밍에 대한 경험이 인상 깊은데, 단기간에 자바 실력을 빠르게 향상할 수 있었다. 이때 여러 명으로부터 코드리뷰를 받고 이를 반영하면서 어떤 공부를 해야 할지 방향을 잡을 수 있었다.

우아한 테크코스

동아리에서 우테코를 진행하고 있거나 이미 수료한 동아리원들이 있어 워낙 좋은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지원자는 3300명이었고, 서류와 한 달간의 프리코스를 진행하고 1차 선발로 100명을 선발했다.

나는 1차 선발은 되지 못했지만 프리코스를 진행하면서 개발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

일단 돌아가는 프로그램을 어떻게든 만들어 제출했기 때문이다. 또 기능 구현에서 끝내지 않고, 뭐가 좋을지 계속 고민하면서 찾아보고 수정하고 그렇게 성장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프리코스 슬랙에서 서로 아는 것을 공유하고 서로 응원하는 모습도 인상 깊었다.

스마일게이트 원터데브 캠프 참여

동아리원들이 지원하길래 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지원한 캠프에 붙었다. 3개월 동안 개인 미션과 더불어 팀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우리 팀은 디스코드를 클론 코딩했고 나는 백엔드 개발을 맡았다.

과정은 재미있었다. 개발도 과거의 나보다 잘하는 느낌이다. 원하는 기능들이 있으면 금방 찾아보기도 하고, 어 이것은 이렇게 수정하면 될 것 같은데? 하면 되기도 하고, 전보다 막힘없이 할 수 있었다.

근데 어딘가 채워지지 않은 느낌이 들었다. 마감기한이 있다보니 어떤 기능에 대해 코드를 까보면서 어떻게 동작하는지 알기도 전에 개발만 진행하게 되기 때문이다. 어딘가 근본적인 것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크래프톤 정글 합격

이런 생각을 계속하면서 개발을 이어가다 ‘크래프톤 정글’이라는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다. 요즘 부트캠프가 참 많은데, 기술을 배우기보다는 기본기를 중시한다는 점에서였다. 앞으로 새로운 기술이 계속 등장할 것이고, 그 속도는 더 빨라질 수도 있는데 그것을 잘 적응하려면 기본이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실 이 과정을 지원할 때 전공자인데 지원한 것에 대해 부끄럽게 생각했다. 나의 지나온 시간이 부정당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봤을 때 나는 개발 공부를 그렇게 열심히 하지 않았다. 그렇다 보니 당연히 실력이 부족하다.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고자 이 과정을 지원했고, 서류-테스트-면접을 통과해 이곳에 온 것이다.

지원서를 제출한 날, 집에 가서 자기 전에 나의 대학 생활을 돌아봤다. 1학년 때부터 하나하나 돌아보니 그래도 잘 살아왔다. 완벽하지 않아도 내가 선택한 것이고, 다시 돌아가도 똑같이 살았을 것이다.

한주 있어보니 좀 어때?

모든 게 기대한 것 이상이다. 좋은 것도, 어려운 것도…

1)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다양한 사람이 모여있다.

나는 그동안 동아리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거나, 그 외의 일상은 가족을 제외하고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았다. 운동을 하면서 내 몸을 점검하고, 궁금한 것을 도전해보며 내가 이런 것을 좋아하는 사람인 것을 아는 것 말이다.

최소 인생의 20년 이상을 다른 경험을 하면서 살아온 사람인데, 어떻게 소통하고, 대화하고 적응해나가야 할지 한 번에 많은 사람을 마주하니 나에게 첫 시작부터 어려웠다.

2) 어쩌면 개발 지식이 어느 정도 채워진 내 상태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부분은 테크니컬라이터로서 인턴 할 때도 느낀 것인데 주어진 요구사항에 비약하는 상황이 생기기 때문이다.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이 현재 상태의 몰입을 방해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최대한 알고 있는 것이라도 밑바닥부터 시작할 것을 다짐하고, 겸손할 것을 또 다짐했다.

3)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다.🫠

살면서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있을까? 또 간절함과 열정으로 무장된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을까? 또 나의 현재 상황에만 집중하면 되는 이 상황에서 다른 것 생각하지 않고, 몰입할 기회를 얻게 됨에 감사하다.

그럼 어떤 자세로 임하고 싶어?

1) 열려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오자마자 그동안 우물 안 개구리였음을 느꼈다. 세상에 정말 다양한 사람이 많은데 그것을 잘 모르고 지냈던 것 같다. 모두와 깊은 우정을 나누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새로운 사람을 마주했을 때 포용할 수 있도록 더 열린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이 든다. 그리고 사람들과 밥 먹고 대화하는 시간을 아까워하지 말자!

2) 미래에 대해 너무 많은 걱정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먼저 정글하고 있던 사람이 현재에 집중해라, 너도 곧 그 말 듣게 될 것이다. 라고 하셨는데 오자마자 알게 되었다. 당장 주어진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고, 즐기면 좋겠다. 또 모두 한 공간에 있다 보면 스스로 내 옆의 사람과 비교할 수 있다. 모르는 것은 정중하게 질문하여 쌓고, 내가 아는 것은 자신 있게 공유하고 싶다.

3) 규칙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5개월이라는 기간 동안 지치지 않고 달리려면 건강해야 한다.

  • 일주일에 한 번은 땀나는 운동하기
  • 밥, 영양제 꼬박꼬박 챙겨 먹기
  • 배운 것은 기록하기
  • 내 공간 잘 정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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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이 끝나면 내 모습은 어땠으면 좋겠어?

눈에 보이는 결과물은 원하는 회사에 취업하는 것과 내가 지금까지 결핍이라고 느낀 개발지식을 단단히 채우는 것뿐이다.

동아리 사람들이 아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니 많은 생각이 든다는 말에 동아리 선배께서 이렇게 이야기하셨다.

야생에서 초반에는 적응이 힘들겠지만, 초반만 지나면 동아리 경험이 나를 올바르게 나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다. 아직은 쉽지 않지만 나 자신을 믿고 달려보고 싶다. 주어진 커리큘럼을 성실하게 따르다 보면 무엇이든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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