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무튼, 택시 - 금정연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코치님의 추천이었다.
당시 나는 스스로에게 계속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나는 목표를 잃지 않고 잘 가고 있을까?
내가 정말 잘하고 싶었던 건 뭐였지?
처음 토스 엑셀레이터에 지원했을 때의 목표는 분명했다.
좋은 코드를 많이 보고, 내 코드의 기준을 세우고 싶다는 것이었다.
막연했지만, 그때의 나는 ‘좋은 코드’를 아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코스를 진행하며 생각은 조금씩 바뀌었다.
좋은 코드를 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됐다.
중요한 건 보고, 연습하고, 피드백을 받는 과정이었다.
코드는 감상하는 대상이 아니라,
몸으로 익혀야 하는 기술이라는 걸 배웠다.
하지만 코스 중반쯤, 나는 다시 길을 잃었다.
보기에는 집중했지만,
“아, 좋은 코드란 이런 거구나” 하고 멈춰버렸다.
돌아보니 목표는 이미 달성되어 있었고,
그래서 과제가 하기 싫어졌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코치님과의 대화에서 이런 질문을 받았다.
“그러면 왜 과제가 하기 싫을까요?”
답은 의외로 단순했다.
동기가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좋은 코드를 보는 것’이라는 목표는 끝났고,
그 다음 단계인 연습과 피드백에 대한 목표를 세우지 못했던 것이다.
그때부터 나는 다시 목표를 고민하게 됐다.
혼자 잘하는 것이 아니라,
이 코스에서 배운 내용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하고
함께 더 나은 코드를 쓰는 환경을 만드는 것.
그래서 코스가 끝난 뒤에도
회사 사람들과 스터디를 이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마음 한편에는 계속 질문이 남아 있었다.
이게 맞는 방향일까?
나는 제대로 가고 있는 걸까?
그 고민을 이야기했을 때, 추천받은 책이 『아무튼, 택시』였다.
이 책 속의 택시는 목적지보다 이동 그 자체에 더 가까운 존재처럼 느껴졌다.
택시 안에서 만나는 기사님들은 각자 다른 이야기를 가지고 있고,
각자 다른 방향으로 살아가고 있다.
빠른 길을 선택하는 사람도 있고,
돌아서 가는 사람도 있다.
그 누구도 틀리지 않는다.
그저 각자의 방식으로 나아가고 있을 뿐이다.
책을 읽으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방향이 조금 흔들려도,
결과가 아직 보이지 않아도,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할 수 있겠구나.
어쩌면 나도 지금
어딘가로 향하는 택시 안에 앉아 있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목적지가 완전히 정해지지 않았더라도,
계속 이동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잘 가고 있는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