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고록] ep0. 휴학 옳은 선택일까?

Woomin Wang ·2025년 4월 24일

[회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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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대학생활을 즐겨서 후회하냐고요?

코로나, 군대로 남들보다 조금 늦게 시작한 나의 대학생활은 3학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시작’이라는 말을 붙일 수 있었어요.

그렇게 허겁지겁 따라가다 보니 어느덧 4학년이 코앞이더라고요.
준비도 마음의 여유도 없이, 시간은 늘 그렇듯 기다려주지 않았어요.

당시엔 학점만 잘 챙기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더 능동적일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한 스스로가 아쉽긴 하지만…
그때로 다시 돌아가도 같은 길을 걸었을 것 같아요.


휴학을 한다고?

제 인생에서 군휴학을 제외한 일반 휴학은 애초에 선택지에 없었어요.
늘 정해진 길만 따라가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살다 보면 알게 되죠.

인생은 꼭 선택지대로만 흘러가진 않는다는 걸.
결국, 내 길은 내가 개척해야 하니까요.

남은 시간은 1년뿐이었고, 그래서 더 조급했어요.
단 1년 안에 무언가를 이뤄내야 한다는 압박감 속에서, 제 자신이 너무 초라하게 느껴졌어요.

휴학과 함께 제게 찾아온 건 바로 WiSoft 랩실이었어요.
이 선택이 제 삶에 새로운 방향을 열어줄지는 그땐 몰랐어요.


JavaScript? 나는 백엔드가 하고 싶어!

랩실에 들어오고 나서, 학부생들끼리 진행하는 JavaScript 세미나에 참여하게 됐어요.

지금 생각하면 웃긴 이야기지만, 그땐 프론트엔드와 백엔드가 정확히 뭘 하는지도 잘 몰랐어요.
그럼에도 이상하리만치 백엔드에 대한 열망은 강했죠.
아마도 성격상 하나를 깊게 파고드는 걸 좋아해서였을지도 몰라요.
그냥, 끌렸어요.

그래서 처음엔 JavaScript를 보며
“이거 프론트 쪽 언어 아닌가?”
하는 의문부터 들었어요.
정말, 아무것도 몰랐으니까요.

당연히 세미나 초반엔 열정도 크지 않았어요.
그런데 재영이 형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JavaScript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하나씩 깨닫기 시작했죠.

그리고 그때부터였어요.
모든 걸 빨아들이듯 공부하기 시작한 건.

마음가짐이 바뀌니까, 보는 것도 느끼는 것도 완전히 달라졌어요.
전공 수업처럼 수동적으로 배우는 게 아니라
하나하나 파헤치고 이해해가는 과정 자체가 너무 재밌었어요.

그렇게 저는 공부하는 법을 처음으로 제대로 배웠고,
이 JavaScript 세미나는 제게 정말 소중한 첫걸음이 되었습니다.


열심히 살았다고 할 수 있는 순간이 생기다

사실 JS 세미나는 제가 병행하던 활동 중 하나였고, 주된 활동은 박사님 세미나였어요.
총 7주간의 대장정이었는데, 적응하는 데만 거의 4주가 걸렸던 것 같아요.

프로그래밍 언어도 낯선 상황에서 쏟아지는 지식들을 받아들이기엔 벅찼고,
처음엔 코드를 따라 치는 것만으로도 벅찼죠.
정말… 너무 어려웠어요.
뭘 말하는 건지 하나도 이해가 안 됐거든요?

근데 어느 날, 박사님이 내주신 과제를 하다가
‘아, 이거구나!’ 하는 순간이 찾아왔어요.
그다음 주엔 전주에 이해하지 못했던 내용들이 하나둘씩 연결되면서
틀이 잡히는 느낌이 들었고, 그게 너무 짜릿했어요.
그 느낌이 저를 더 불태우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게 만들었어요.

그 이후로는 정말 매일같이 랩실에 앉아서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뭐든 다 해보자’는 마음으로 공부했어요.

에러를 해결하는 것도 너무 재밌었어요.
처음엔 오류 복사해서 ChatGPT에 붙여넣는 게 전부였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에러 메시지를 스스로 해석하고,
코드를 분석해서 원인을 찾아내는 과정이 정말 즐거워졌어요.

작은 톱니바퀴들이 서로 맞물려
하나의 움직임을 만들어낼 때 느껴지는 그 짜릿함…
진짜, 최고예요.

하루 12시간씩 랩실에 앉아서
‘왜 안 되지?’를 고민했던 시간들.
돌이켜보면, 그게 제 인생에서 가장 열정적인 시기였던 것 같아요.


나의 무지함을 깨닫는 것

그렇게 7주간의 세미나를 무사히 마쳤고, 마지막에 민서 누나와 재영이 형이 개발자라는 직군이 어떤 일을 하는 사람들인지, 전체적인 구조와 흐름을 설명해주셨어요.

설명을 듣는데, 놀랍게도 제가 알고 있는 단어들이 하나둘씩 들려오는 거예요.
그 순간이 참 신기했어요.
'아, 나도 이제 뭔가 조금은 알고 있구나' 하는 감정이 스치기도 했고요.

하지만 동시에,
‘아… 나는 정말 아무것도 몰랐구나’라는 걸 더 깊이 깨달았어요.

저는 제 무지함을 깨달을 때마다 참 분해요.
그리고 그 분함을 해소하기 위해 파고드는 과정이… 이상하게 재밌어요.

그렇게 저는 또 한 번 동기부여를 얻었고,
2025년의 1월과 2월은…
그저 속절없이, 하지만 아주 뜨겁게 흘러가버렸어요.


자바에게 푹 빠져버렸어요

자바 공부를 시작한 날이 2월 15일쯤이었는데, 이 글을 쓰는 시점인 4월 25일 시간이 꽤 흘렀네요.

JS 세미나가 끝날 무렵, 저는 독학으로 Java 공부를 시작했어요.
Java를 한 번도 배운 적이 없었지만, 박사님 세미나, 김영한님의 강의, 그리고 JS 세미나 덕분에
습득력이 꽤 빨랐어요.
물론, 공부법도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학습 속도가 빠르다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요.
조급해지면 그만큼 놓치는 것들이 많다는 걸 느꼈거든요.

지금, 제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한다는 게 참으로 행복한 시기인 것 같아요.


"바뀌지 않았다면, 그것도 나의 선택이다"

휴학이 옳은 선택이었다고 믿고 싶어요.
'바뀌지 않았다면, 그것도 나의 선택이다.'
이 문장은 제가 참 좋아하는 말이에요.
어떤 일이 일어나도, 그게 내가 한 선택이라면 그게 나의 길이라는 거죠.

휴학이 내린 결정이 옳았음을 증명하고 싶어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반학기.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제 선택을 확고히 만들어줄 거예요.
저는 이 시간을 정말 알차게 보내고 싶습니다.

"지금의 내가 존재하는 이유는 내가 내려온 결정들 덕분입니다. 지금의 내 모습은 내가 결정하고 선택한 것들과 내가 만난 사람들, 내가 소비해 왔던 모든 것들의 결과물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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