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을 전공하였고, 제조업회사에서 2년정도 근무하다 개발자로 전향한 서른초중반의 개발자이다. 2022년에 퇴사를 하고 5개월의 국비과정을 수료한 후 2개월정도 구직활동하여 백엔드 개발자로 취업하였다. 개발자 준비부터 취업까지의 이야기를 남기고자 회고록을 작성한다.
면접에서 제일 많이 받았던 질문이 "왜 개발자로 전향했나요?"라는 질문이었다. 나 자신에게도 많이 물어봤던 물음표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두가지가 있다.
제조업회사에서 몸을 쓰는 일이 많았다. 생산관리직이었지만 생산에 투입되는 경우가 자주 있었는데, 생산과정 중 전공관련 지식이 전혀 필요없는 공정이 있었다. 이런 업무를 하면서 많은 현타가 왔었고 정체되어 있는 느낌을 받았다. 몸도 많이 힘들었다. 그래서 몸보다 머리를 쓰고 내가 퇴근하고도 공부할 수 있으며, 공부한 내용들을 업무에 활용하고 싶은 직업을 가지고 싶었다. 그러던 중 "개발자"라는 직업이 눈에 띄었고 서점에 가서 HTML,CSS,JavaScript를 한번에 배울 수 있는 책 한권을 사서 독학하기 시작했다. 이 때부터 개발자로 전향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것 같다.
Do it HTML CSS 자바스크립트 웹 표준의 정석라는 책으로 첫 개발공부를 시작했고, 노마더코드의 클론 크롬앱 프로젝트를 하면서 개발의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비록 따라치는 코드였지만 내가 작성한 코드로 웹페이지가 완성된다는 것에 엄청난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 억지로 공부한게 아니라 내가 자의로 찾아서 공부하고 성과를 낸 것이 아마 처음이었던 것 같다. 이런 과정 속에서 개발자가 되고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였다. 결국, 2022년 4월 퇴사를 결심한다.
퇴사를 하고 약간의 방황을 하였다. 2년간의 회사생활에서 해방된 느낌에 취해서 한달 넘게 그냥 생각없이 놀았던 같다. 그러다가 정신차리고 국비교육이라도 받아야겠다는 생각에 열심히 알아봤다. 자바와 파이썬 과정중에 고민하다가 이 시기에 괜찮은 과정으로는 파이썬 개발자 과정밖에 없었다. 아마 자바가 있었다면 자바를 선택하지 않았을까 싶다. 암튼 그렇게 멀티캠퍼스 풀스택 개발자 1기 과정을 7월부터 시작하였다. 취업시장에서 파이썬장고의 파이가 작은 것 빼고는 굉장히 만족스러운 교육과정이었다. 강사님들의 실력과 열정도 대단했고 동기들도 정말 좋은 친구들이 많았고 열정적이어서 좋았다. python, django, javascript를 중점적으로 배웠고,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국비교육 6개월을 진행하면서 몇가지 후회되는 점이 있어 적어본다. 국비교육을 고민하고 있는 개발자 준비생이라면 꼭 참고 했으면 좋겠다.
1. 파이썬장고보다는 자바스프링 배우기
-. 파이썬장고로도 충분히 취업이 가능하지만 자바스프링보다는 확실히 분야가 적고 취업 문이 좁다. 대한민국에서 개발자로 일하고 싶다면, 자바스프링으로 시작하는게 좋다고 본다.
2. 교육과정 전이나 진행중에 충분히 신입개발자 구인공고 보기.
-. 교육 수료를 하고 취업시장에 뛰어들면 정말 할 것도 많고 정신도 없고 초조해진다. 그러면서 6개월간의 노력이 헛수고가 되는 경우도 있고 더 공부를 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 물론, 비전공자에게 6개월이 개발자가 되기에 짧은 기간이다. 더 공부해야 하는 건 맞지만 교육 중에 준비를 더 철저히 한다면 교육 중이나 수료 직후에 바로 취업이 가능할 수 있다. 구인 공고를 자주 많이 보면서 시장에서 공통으로 원하는 기술 스택을 공부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하길 바란다. 가령, 프론트엔드 개발자는 JavaScript와 React를 잘 다룰 줄 알아야 한다. 교육 과정에 React를 배운다면 더 공부해야 할 것이며 안 배운다면 개인적으로라도 공부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채용공고를 자주 보는 게 중요하다.
3. 알고리즘, CS 공부를 게을리 하지 말자.
-. 어느 정도 체계가 있는 회사에 가려면 꼭 코딩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 알고리즘 문제 푸는 거랑 실무랑은 사실 거리가 멀 수 있다. 하지만 입사를 위해 거쳐야 하는 일종의 허들 같은 것이기에 꾸준히 문제를 푸는 게 중요하다. 백준 골드, 프로그래머스 Lv.3정도까지 올린다면 충분히 코테는 통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CS(Computer Science) 공부는 정말 중요하다. 회사에서 전공자들을 환영하는 이유가 CS 때문이다. 아무리 실무적으로 언어, 프레임워크를 잘한다고 해도 CS 지식이 탄탄하지 않으면 어떤 것이 오류인지 모르거나 그 오류를 어떻게 해결할지 모른다. 그래서 비전공자라도 CS 공부를 틈틈이 해주면 면접 때나 실무에서 꼭 빛을 발할 것이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크다. 국비교육에서 후회되는 점과 연결된다. 교육과정 동안 더 많이 공부하고 개인프로젝트도 해냈다면 더 좋은 이력서와 포트폴리오가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한다. 그럼에도 이력서, 포트폴리오 작성에 대한 Tip을 써본다.
입사 지원을 할 때는 내가 할 수 있는 기술 스택이라면 다 지원하였다. 나의 기술 스택으로는 파이썬, 장고, 자바스크립트이었다. 그래서 주로 백엔드 포지션인 파이썬, 장고 공고에 많이 넣었고, 프론트엔드도 지원하였지만 리액트 기술 스택이 없어 서류탈락을 많이 하였다. 그래서 공고를 지원하면서도 리액트는 틈틈이 공부하였다. 그리고 간혹 지원할 때 기준을 세우는 지원자들이 있는데,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회사 규모, 잡플래닛 평점, 출퇴근 시간 등 여러 조건을 세우다 보면 지원할 회사는 사실 그렇게 많지 않다. 취업은 확률 싸움이다. 많은 곳을 지원하여 마주쳐서 나와 핏이 맞는 회사를 찾는 작업이다. 내가 아무리 뛰어나고 실력이 좋아도 회사랑 맞지 않으면 탈락하는 것이다. 100전 100승이 아니라 100전 1승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자기 기술 스택이 맞는다면 지역, 규모 상관없이 다 지원했으면 좋겠다. 그러고 나서 면접 보고 합격 통보를 받은 후에 고민해도 늦지 않다. 어차피 면접은 볼수록 경험이 쌓이는 것이기에 많이 보는 것이 좋다.
면접은 지원한 회사에 대해 조사하고 사용하는 기술 스택과 비전, 업무에 관해 공부했다. 비전공자, 비개발 회사에서 개발자로 전향했던 이유 때문일까? 왜 개발자가 되었는지에 대해 정말 많이 질문받았다. 첫 면접 때 이것에 대해 답변이 어려웠고, 설득력이 모자라 탈락했던 것 같다. 그 이후로 질문에 대한 내 생각과 다짐을 더 진지하게 생각하고 왜 개발자가 되려는지 상기시킬 수 있었다.
나는 50곳 정도 지원하고 4번의 면접, 3곳에 합격하였다. 그중에서 사람들도 좋아 보이고 개발환경, 복지, 연봉을 고려하여 지금 다니는 곳에 입사하였다. 3곳 중의 2곳을 가지 않은 이유는 회사의 규모가 너무 작았기에 내가 개발업무에 집중하지 못하고 잡무를 할 것 같아 가지 않았다. 사실, 합격했을 때 기쁨보다 약간의 현타가 오기도 했다. 나의 나이, 실력을 고려하면 이런 곳밖에 합격이 안되는구나라는 좌절감이 오기도 하였다. 하지만 다행히도 지금 다니는 곳이 내가 원하던 기술 스택, 포지션, 업무환경 등을 만족했기에 입사하기로 했다. 진짜 딱 1승만 하면 된다.
이렇게 장장 10개월의 개발자 도전기를 마쳤다. 정말 재미도 있었고, 힘든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내가 스스로 선택하고 사비를 털어가며 노력했고 간절했던 적이 있던가? 아마 없지 싶다. 지난 20대에 약대 편입을 위해 공부했던 적도 있지만 그렇게 간절하지 않았고, 그저 그렇게 공부했던 것 같다. 그런데 개발자 준비는 달랐고, 간절하였으며 성취감, 보람이 너무 컸다. 공부하는 것도 너무 재미있었다. 결과적으로 개발자가 되었기에 만족감도 크고 힘들었던 지난날도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는 것 같다. 앞으로 더 험난한 일이 있을 수 있다. 겸손하게 공부하며 성장하는 개발자가 되고 싶다.
안녕하세요 저도 제조업 생산관리에서 일하다 이번에 개발자로 전향을 하려하고있습니다. 선배님을 만난것같네요 ㅎㅎ 혹시 지금이라면 어떻게 진행하실지 여쭤보고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