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쌉칠지 모르는 게 기분이다^ㅇ^
라는 트위터 명언이 떠올라, 오늘 마지막 일과 전에 노트북을 연다.
쌉쳐질 미래의 기분에 대한 보험보다는
오늘의 충족감을 기록해두려는 의미가 훨씬 크긴 하다.
시뮬레이터 기본 로직 코드를 한 줄씩 넘어갈 때마다
1mm 간격의 행간이, 마치 인류에게는 작은 한 걸음이지만 어쩌구..처럼
크고 대단한 만족감을 안겨주었다.
머리를 쥐어뜯으며(실제로 머리카락을 양손 가득 움큼 잡고 팡팡 당기곤 한다. 두피가 시원해진다.)
뇌와 심장이 괴로워하는 시간,
그리고 나 너무 느리고 멍청한 것 같아서 드는 패배감과 자괴감
그 사이사이에 짧고 강렬하고 확실한 행복!
사람들과 무해한 헛소리를 나누며 밥을 먹고
아무도 시키지 않았지만 혼자 벼르고 있던 사무실 쓰레기통을 비우는 김에,
바깥 공기를 쐬고 200걸음 쯤 더 걷는다.
5분 뒤에 딱 도착하는 퇴근 버스를 타고 좌석에 앉아 휴대폰으로 허송세월하는 40분 후
원룸 바닥에 앉아 때우는 저녁에, '최재천의 공부'를 곁들인다.
집은 춥고 몸살이 오려고 하고 배는 점점 나오고
'ㅈ같은 보노보노' 소리가 절로 나오는 내 ppt를 보며 속발음으로 욕도 많이 했지만 뭐.. 무탈하다.
기록해두지 않으면 기억에서 쉽게 사라져버리니까 지금 좀 졸리고 뇌는 이미 쉬고있는데 얼레벌레 두들두들.
원래는 편지를 쓰려고 했는데 일기가 되었네.
아, 우체국은 도대체 언제 가지!
약 먹고 딱 20분만 정리한 거 훑어보고 잠들면 완벽하겠다.
흠결이 많았고, 그래도 괜찮아서 완벽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