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속의 시한폭탄, 성장병에 관하여

Tate 김용태·2023년 5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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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공부하지 않으면 뒤쳐진다."

"모든 생활을 코딩에만 투자해야 도태되지 않는다."

"나는 프로그래밍에 뼈를 묻은 개발자라서 여기서 잘하지 못하면 인생이 끝난다."

생각보다 많은 개발자들이 위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

만약 본인이 개발을 어렸을 때부터 해왔거나, 하루종일 개발하는 일상이 즐겁다면 대체로 괜찮다.

하지만 대부분은 돈 많이 벌 수 있대서 시작했거나, 직무를 변경했거나, 전공을 정했을 것이다.

특히 그런 사람들에게 성장병이 무섭다.

성장병의 핵심은 자기 삶의 모든 것에 대한 우선순위로 "성장" (단어의 의미는 사람마다 다르다)을 놓고, 그것이 멈추는 순간 뒤쳐지리라는 공포에 잡아먹혀 있는 것이다.

보통 불안감과 우울감을 많이 동반하곤 한다. 아니면 감정 자체가 무딘 경우도 있다.

개발 자체에 대한 집착이거나, 취업에 대한 공포, 아니면 일자리를 잃어버릴 것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두려움이 수반될 수도 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원인은 무엇일까?

일단 악성 부트캠프의 공포 마케팅 단골 문구이다. 각종 광고에서 자주 보이는 패턴이다.

그리고 조금 더 깊이 들어가면 수능 준비 문구와 비슷하지 않은가?

무한경쟁사회 대한민국에서 흔히 듣는 경쟁과 도태 논리이다.

그것이 그대로 개발자의 색깔만 입었을 뿐이다.

문제는 개발자가 단기간에 크게 부상한 직업이다보니 그 부작용도 더 크게 발생하는 것 같다.

(이미지는 본문과 무관함)

문제는 성장병에 걸린 사람들이 하는 행동 중 외적으로 드러나는 것들이 아주 바람직한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열심히 공부하고, 끊임없이 개발에 시간을 투자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그 행동을 전달하는 것,

아주 바람직한 성장하는 개발자의 자세가 아닌가?

행동 자체는 아주 훌륭하다. 개발 실력이 빠르게 늘어나려면 저렇게 하는 것이 맞기도 하다.

문제는 마음이다. 열심히 하는 행동의 동기가 성장병이라면 이것은 지속될 수 없다.

성장병에 걸린 개발자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라고 볼 수도 있다.

터지면 마음의 상처를 입을 수 있는 건 물론이고, 심하면 번아웃이나 정신질환을 얻을 수도 있다.

결국 성장병은 심리적 자기소진이기 때문이다.

스스로 본인을 성장병이라고 진단했다면, 이렇게 이야기해주고 싶다.

곧바로 성장병에서 벗어나라고 하지는 않겠다. 개인마다 나름의 사정이 있어서 그런 생각을 시작했을 테니까.

그렇지만 그로 인한 체력과 감정의 소모가 너무 커서 삶을 영위하는데 부담을 줄 정도라면 한 번쯤은 자신을 되돌아보기를 바란다.

코딩 실력 좀 좋다고 인생 성공하거나, 반대로 못한다고 바로 인생 망하지 않는다.

인생과 업무와 개발은 서로 다른 영역에 있다는 사실을 다시 생각해보았으면 한다.

당연하지만, 극심한 우울감이나 불안감이 있다면 전문가와 상담해야 한다.


이와 같은 경험에 대해 잘 아는 사람과 대화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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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하는 뇌공학도 태잇 김용태입니다. 뇌공학은 어떤 미래를 만들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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