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 그리고 크리스마스.
한 해를 마무리하며 회고하기 딱 좋은 날이다.
올해는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고, 특히 커리어적으로 많은 성장을 했다.
네이버에서의 인턴과 몰로코 인턴.
23년을 돌아보며 이리저리 적어보도록 하겠다.
8주.
12월 말부터 2월 중순까지 네이버 웍스 모바일(현 NAVER Cloud)에서 인턴십을 진행했다.
다양한 부분에서 많이 배울 수 있었는데, 먼저 팀 리더님께 얻은 것이 많다.
우선 기술적인 부분에서 한층 더 깊은 디테일들을 배울 수 있었다. 하나의 서비스를 완성하기까지의 흐름에서 계속해서 명쾌하고 근거 있는 기술적 피드백을 받았다. 그리고 주간 1:1 시간을 통해서, 개발자로서의 미래 방향성을 한층 더 굳게 만들 수 있었다.
같이 팀플 했던 인턴 분들에게도 기술적으로 정말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 아무래도 다들 각자 같은 요구사항의 서비스를 만들다 보니 하나를 만들어도 여러 개의 해결책이 나왔고, 서로 장단점에 대해 얘기해 보면서 성장해나갔다.
최종 프로젝트에서는 웹 접근성에 대해 적용해 보았다.
요구사항엔 따로 없었지만 시간적 여유가 있었고, 어떤 부분에서 더 좋은 서비스를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웹 접근성 관련해서 향상해 보자는 생각이 들어서 시도해 보았다. 생각보다 웹 접근성에 대한 깊이가 깊어서 키보드 관련 웹 접근성 향상에 대해서만 진행했고 짧은 기간이지만 웹 접근성의 가치를 깨달았다.
해가 넘어가기 직전인 지금 시점에도 웹 접근성에 대한 여러 아티클을 읽고 공부 중이다.
공부하며 흥미로웠던 걸 얘기해 보자면 네이버나 구글에 아무거나 검색하고, 탭을 누르면 아래 사진처럼 본문 또는 메뉴로 갈 수 있다. 웹 접근성에 대해 더 알아가다가 키보드 유저나 이동 장애인에 대한 배려를 알게 됐고, 나에게 소소한 감동을 주었다.
네이버 인턴십에서 어떤 업무를 했는지는 LinkedIn의 소개에 가면 적혀있다.
네이버에서의 인턴십이 끝나고, 다시 취준생으로 복귀했다.
3월부터 다시 취준에 필요한 것들을 꺼내던 와중, 알고리즘도 다시 풀기 시작했는데..
그래프, 트리가 너무 재밌어서 멈출 수가 없었다!
세그먼트 트리부터 한두 문제씩 풀기 시작하더니 레이지 세그먼트 트리, MST, SCC 등등.. 점점 깊이 들어가더니 어느 순간 백준 다이아 문제들도 눈독 들이고 있었다.
그러다가 4월 3일, 사고를 쳐버렸다.
영광의 다이아 1 문제 Solved.
그렇다. 백준 13515; 트리와 쿼리 6를 풀어버렸다.
HLD를 알게 되고, 제곱근 분할법도 알게 되었는데, 문제를 보니 그 두 개면 풀 수 있지 않는가.
알고리즘 구현은 정교한 작업이 이루어졌고, 마침내 영광의 Solved는 심지어 첫 제출에 맞았습니다가 떴다.
이때의 쾌감은 정말로 잊을 수 없다.
조금만 더 갔으면 평생 알고리즘에서 헤매는 망령이 됐을지도 모른다..
아무튼 그 후에도 꾸준히 새로운 기법을 알게 되고, 이래저래 풀면서 결국 다이아 1 한 문제를 더 풀게 된다.
20148; 트리와 쿼리 18
이 문제는 조건을 풀어내는 과정이 굉장히 힘들었다.
이쯤 되어서 루비까지 탐하려 하던 나는 브레이크를 급히 잡고 정신 차렸다.
이 두 달간의 알고리즘 마라톤은 나에게 큰 성취감을 안겨주었다.
플레 문제에서 헐떡이던 내가 단기간에 다이아 1 문제까지 정복하는 퍼포먼스를 보인 경험은 앞으로도 나에게 자신감의 원천이 될 것이다.
내 블로그의 최신 글이 위 문제의 풀이법이니 궁금하면 [c++] 백준 20148 트리와 쿼리 18 이쪽에서 볼 수 있다.
7월부터 나에게 좋은 기회가 왔다.
몰로코에서의 인턴을 진행하게 됐는데, 당연히 하늘에서 뚝 떨어진 건 아니고 되게 특이한 채용 프로세스를 경험했고, 이에 대해 잠시 소개하겠다.
몰로코 SWE Intern 포지션 채용 공고가 나와서 지원을 했고, 서류를 합격하게 되고, 코딩 테스트가 다가왔다.
코딩 테스트는 해외 문제 풀이 서비스에서 문제를 내는 형태였고, 4문제 다 깔끔하게 풀어냈다.
서류 합격에 코딩 테스트 올 Solved. 당연히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하지 않나.
Tech interview를 준비하던 와중 청천벽력 같은 메일이 왔다.
다음 프로세스로 진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난 분명 코딩 테스트를 다 풀었는데.. 더 빨리 풀었어야 했나? 이런저런 생각이 들며 몰로코는 속으로 갈무리했다.
따로 연락이 오기 전까지는.
며칠 뒤 채용팀에서 연락이 왔는데, 팀 리더분들 중에서 나를 관심 있어 하시는 분이 계셔서 다음 프로세스로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
코딩 테스트를 다 맞춰도 나를 원하지 않으면 다음 프로세스로 넘어갈 수 없는 시스템이었다.
그 후 Tech interview를 두 번 보고, 또 다른 독특한 문화를 알게 되었는데 Debrief 과정에서 만장일치가 나와야 채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어지러운 채용 프로세스를 뚫고 나는 3개월간의 인턴 생활을 시작했다.
인턴 생활을 하며 느꼈던 몇 가지를 얘기해 보겠다.
먼저 인턴으로서 느끼는 벽이 없었다.
회사는 사내 방향성을 열심히 알려주었다.
팀은 팀의 방향성과 목표를 파악하도록 도와주었다.
권한이나 업무에서 다른 정직원 분들과 전혀 다름이 느껴지지 않았기에 더욱 회사의 방향성에 공감하며 일할 수 있었다. 원하는 회의가 있다면 얼마든지 조인할 수 있고, 팀에 도움 되는 제안서를 얼마든지 작성할 수 있다.
그 외에도 복지, 팀원, 문화 측면에서 매우 훌륭하다.
모든 걸 적을 순 없고, 몰로코에서의 실전 업무 3개월 경험은 너무나 값진 시간이었다.
몰로코에서의 업무도 LinkedIn의 소개에 가면 적혀있으니 궁금하면 보시라.
10월.
아마 내 인생에 평생 회자되지 않을까.
나는 인생에서의 가장 밑바닥을 내리 햝았다.
맘 편하게 휴식 한 달 가졌으면 차라리 휴식기인데, 취준 생각에 머리는 복잡해지고 마음은 무거워져서 심적으로 건강하지 못했다.
최소한의 할 일만 하며 내가 어떤 상태인지 스스로에 대해 사실 잘 몰랐다. 작년부터 지금까지 내리 달리기만 해서 이럴 떈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고 봐야 할 것 같다.
그렇게 하루하루 배불뚝이가 되어가던 그때, 불현듯 내가 도파민 중독이란 생각이 들었다. 당장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눈 감고 가만히 있어보기를 못하는 것 아닌가. 그러면서 문득 '휴대폰, 노트북 없이 노트랑 펜만 들고 카페를 가서 앉으면 난 뭘 하고 있을까?' 궁금해졌다.
아무 생각 없이 앉아있을까? 뭘 적는다면 주제가 뭐지?
궁금하기만 해서 뭐 하겠는가.
새벽 3시.
24시간 카페를 찾아 나는 일어났다.
이 글을 적으며 데미안에서 본 적이 있는 문구가 생각났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그렇게 나는 알에 구멍을 내기 위한 첫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10월이 끝나갈 무렵, 새벽 3시의 어느 특이점부터.
나는 노트와 펜만 들고 매일 카페를 가기 시작했다.
그것은 나의 비기, 앞으로 "노트 타임"이라고 명명하겠다.
노트 타임을 통해서 나를 알아갔다.
어떻게 해야 내가 움직이는지, 나의 아쉬운 점을 어떻게 하면 극복할 수 있는지 고민하고 실천하는 일상이 반복되었다. 다시 목표를 다듬고, 23년 계획을 세우고. 알을 깨기 위한 여러 도구들을 갈고닦았다.
특히 기억에 남는 건 계획 세우기다.
평소 계획을 세울 때, 스파르타식의 타이트한 설계 후 본인 어깨에 짐 올리기를 하는 편이었는데, 이번에는 다른 방향으로 바라보았다.
"어떻게 하면 내가 부담을 덜 받고 할 수 있을까? 흥미를 더할 수 있는 방법은?"
아무래도 학교도 졸업했고, 할당된 일도 전무한 상황이다 보니 탄력을 받아야 했다.
이런저런 고민과 개선을 해오며 계획은 점점 탄탄해졌고 나의 루틴은 안정적으로 돌아왔다.
어느덧 12월이 다가왔다.
노트 타임과 함께 보내던 나는 스스로의 큰 문제점을 하나 인지했다.
나는 삶에 뚜렷한 패턴이 없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침에 일어나 저녁에 퇴근하고 이후를 살아가는, 어떤 패턴이 존재한다.
나는 기상 시간을 평소에 정해두지 않았고, 그게 내게 문제점이라고 인식 후 고쳐나가며 하나의 서비스를 적극 활용하게 되었다.
바로 구글 캘린더이다.
그때부터 구글 캘린더를 적극 활용해서 내 삶을 추적해나가기 시작했다. 말 그대로 '추적'인데, 거의 모든 시간을 추적하고 분류해서 기록해나갔다.
아래는 나의 저번 주 일상이다.
이렇게 기록된 일상들은 주간 회고의 근거가 된다.
주간 회고를 통해 분석하고 피드백을 하고 있는데, 꽤나 즐겁다.
이번 주의 핵심 피드백은 '취침 시작 시간을 평균 1시로 옮기기'이다.
이런 피드백을 하려면 저 이벤트들을 하나하나 세 가며 총 시간을 계산하고 하루 평균 시간도 계산해야 하는데 그게 너무 귀찮았다.
그래서 만들었다.
Chart for Google Calendar.
이번에 내가 만든 크롬 확장 프로그램이다.
아래 사진이 해당 서비스인데 아직 공식 배포 전이라서 조금만 기다려주시라.
23년의 종장이 다가오며, 올 한 해 동안 정말 폭풍 성장한 것 같다.
개발자로서도, 내면적으로도.
내년에도 성장하고 싶은 포인트가 몇 가지 있다.
그중 딱 하나 얘기해 보자면.
기록과 공유이다.
이번 연말은 기록의 중요성을 알아가고, 기록의 영역을 확장해나갔다.
내년에는 기록을 넘어서 공유를 하고 싶다.
Chart for Google Calendar를 만들고 있는 이유도 캘린더 활용법을 남들에게 공유하고 싶어서니까.
좋은 기록의 공유 또한 남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끼칠 것이다.
여러 공유 방법들이 있겠지만 먼저 블로그부터 열심히 챙겨 보겠다.
내년에는 성장을 넘어 큰 변화로 이어지면 좋겠다.
이 글을 보는 모두에게도 크고 작은 긍정적인 변화들이 있기를 바란다.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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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많은 영감 받고 있습니다. 곧 좋은 소식 들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