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디어 수료했다...!!
7개월 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다. 회고도 할 겸, 미래의 나에게 줄 추억거리도 만들 겸, 그동안 어떤 일이 있었는지 공유해보고자 한다.
비전공자 중 AI 엔지니어 부트캠프를 고려하는 사람에게 이 글이 도움이 되면 좋겠다.
(스압 주의)
일단 나는 비전공자고 IT 업계 커리어 및 프로그래밍 경험이 전무하다. 그동안 광고사와 호텔에서 근무하며 마케팅전략기획 일을 6년 정도 했다. 주 업무는 매출 데이터에서 인사이트를 도출해 문서화하고, SWOT & STP & 4P 전략 등을 기반으로 익년도 영업전략 및 사업계획을 짜는 일이었다. 호텔에서는 새로운 전략으로 단체행사 매출을 전년 대비 900% 이상 올려 대표이사 직속 표창을 받은 적도 있다.
근데 왜 퇴사했냐? 내가 진짜 좋아하는 일을 찾았기 때문이다. 반복적인 서류 업무가 많다 보니 자동화가 절실했는데, 엑셀 VBA & Make & Airtable 등을 이용한 자동화를 공부하면서 각성해 버린 것 같다. 퇴근 후에도 업무에 사용할 툴을 새벽까지 만드는 날이 많았는데, 이것저것 레고처럼 조립해서 자동으로 돌아가는 플로우를 완성했을 때의 뿌듯함이 너무 좋았다.
게다가 데이터 기반 전략을 세우면서 인간의 분석 능력으로는 미래를 예측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데이터가 쌓일수록 연결고리가 복잡해져 고려해야 할 게 많아지기 때문이다.
이때 인공지능이라는 기술을 알게 되었다. 귀찮은 일 자동화도 가능한데 예측에 판단까지 다 해준다??? 이거다 싶어서 바로 퇴사했다. 당시 근무하던 회사에서 연봉 30% 인상 + 본사로 인사발령 제안까지 받았는데,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정중히 거절했다. 인생은 한번뿐이니까.

만약 당신이 나와 비슷한 이유로 커리어 전환을 희망하는 사람이라면 아무리 힘들어도 잘 헤쳐나갈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단순히 개발자 연봉이 통상적으로 더 높다는 이유로, AI 엔지니어가 업계에서 대우가 좋다는 이유로 커리어를 전환한다면, 중도 포기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게다가 나처럼 비전공자에 IT 업계 커리어 및 개발 경험이 없다면? 제 발로 지옥에 들어가는 거나 다름없다. 인공지능은 진짜 엄청 매우 굉장히 아주 미치도록 어렵다.
음, 서론이 너무 길었다.
한 줄 요약: 마음 단단히 먹는 게 좋다.
원래 부트캠프를 할 생각은 없었다. 부트캠프라는 게 존재하는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그냥 어찌어찌 독학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퇴사 시기에 인공지능 관련 검색을 하다 보니 우연히 추천 알고리즘에 부트캠프가 보였다. 그때 처음으로 눈에 들어온 코드잇 스프린트를 선택했다. (광고 아님 포스팅 하단에 장단점 있음)
망설임 없이 선택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7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배운다는 점, 강의 시간이 하루 10시간(09:00~19:00)으로 길다는 점, 온라인 강의라는 점이었다. 배울 거면 2~3개월 설렁설렁 할 바에 반년 이상 진득이 공부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땐 몰랐지,, 7개월로도 모든 이론과 최신 기술까지 배우기엔 한참 부족하다는 걸)
아 그리고 선발 절차가 까다롭다는 점도 꽤 좋았다. 신청한다고 아무나 다 받아주는 게 아니라는 뜻이니까. 이력서, 자소서, 코딩 테스트, 인적성 검사(순발력, 협력, 아이큐 테스트 같은 걸 했던 것 같음), 면접까지 봐야 신청할 수 있었다. 선발 확률은 약 20% 정도라고 들었다.
선발되니 이런 메일이 왔다.
주 70시간 이상 투자해야 한다는 경고문구(?)도 있었다. 하루 10시간씩 5일 하면 50시간인데, 주말에도 각각 10시간씩 할애하거나 주중에 시간을 갈아 넣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냥 그만큼 열심히 하라는 뜻인가 보다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나는 하루에 5~6시간 자면서 매주 90~100시간을 쏟았는데도 진도를 따라잡을 수가 없었다. 만약 내가 인공지능 전공생이었다면 주 70시간으로 가능했을 것 같긴 하다. 입문자라면 진짜 단단히 각오해야 한다.
프리코스 강의가 함께 도착했는데, 들어가 보니 기본적인 IT 지식과 파이썬 기초를 배울 수 있는 강의가 있었다.
부트캠프인데 기초부터 알려주는 거 아니었어? 라고 생각하면 매우 큰 오산이다. 본 강의를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프리코스의 모든 내용을 완벽하게 마스터해야 한다. 본 강의에서 파이썬 기초를 다질 시간은 절대 주지 않는다.
프로그래밍을 처음 접하는 나는 프리코스 강의를 수료하는데만 2주 정도 걸렸다. 중간중간 문제가 나오는데, 어떤 문제는 반나절 동안 머리를 쥐어짜야 간신히 풀 수 있을 만큼 어려웠다.
이렇게 공부하고 본 강의를 시작했는데도 곧바로 멘붕이 왔다. 강의 첫 번째날 3~4시간 만에 내가 2주 동안 공부한 내용의 진도를 나가더라... 평범하게 공부하는 속도의 20배 정도로 진도를 나간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돌아보니 공홈에 적혀있는 커리큘럼과 100% 일치하는 내용을 배운 것 같다.
뭐 이게 장점이기도 하고 단점이기도 한데, 7개월이라는 기간 동안 AI 기술도 계속 발전하기 때문에 새롭게 생긴 기술을 체험할 시간이 없었다.
지금은 RAG LLM과 MCP를 넘어서 Agentic AI가 대세인데, 이런 신기술은 커리큘럼에 없어서 스스로 스터디하면서 익혀야 했다.
일단 본 강의에서 배운 내용은 크게 4단계로 나누어 볼 수 있겠다.

첫 1개월에는 데이터와 머신러닝을 주로 다뤘다.
Pandas, Matplotlib, ScikitLearn 등을 이용해서 대규모 데이터를 정제 후 시각화하여 인사이트를 도출하고, 다양한 회귀분류 머신러닝 모델에 학습시켜 데이터를 예측하는 기술을 배웠다.
맨날 보던 호텔 데이터가 미션으로 나와서 깜짝 놀랐던 적이 있다.
머신러닝은 꼭 개발자가 아니더라도 매출 분석하는 직군이라면 정말 큰 도움이 되는 기술인 것 같다.

2~3개월 차에는 딥러닝 기본기와 컴퓨터비전을 다뤘다.
인식&복원&탐지&분류&분할&생성 등의 다양한 테스크를 수행하는 인공신경망을 PyTorch로 직접 짜보는 시간을 가졌다. 컴퓨터비전이 학습 및 평가가 잘 체감되는 영역인지라 가장 재밌었던 것 같다.
Git으로 협업하는 것도 이때 처음 배웠는데, 여기서 파이썬을 처음 접했을 때의 멘붕이 왔다. 전공생들도 Git은 쩔쩔매더라.

4~5개월 차에는 언어모델을 다뤘다. 임베딩, 토큰, 시퀀스, 트랜스포머 같은 개념을 익히고 나니 ChatGPT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대충 감이 잡히더라.
거대언어모델을 직접 만들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허깅페이스 LLM을 사용하는 법을 배웠는데, 컴퓨팅 리소스만 받쳐준다면 현업에서 쓸만한 정도의 성능의 챗봇을 무료로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이때도 GCP를 처음 배우면서 3차 멘붕이 왔다. 왜 항상 가장 어려운 건 프로젝트 직전에 알려주는지 모르겠다.
6~7개월 차에는 서비스 배포에 관한 전반적인 기술을 다뤘다. 파인튜닝, 양자화, Docker, Streamlit, FastAPI, vLLM, Triton 등을 이용해 인공지능 모델을 최적화하고 서비스를 구현하는 기술을 습득했다.
특히 혼자서 프론트엔드, 백엔드, 모델서빙, 인공지능 서버를 전부 구현할 수 있게 되어서 약간 풀스택 엔지니어가 된 느낌이었다. 가장 혼란스러운 시기였지만, 덕분에 이제는 간단한 서비스 하나 정도는 혼자서 거뜬히 만들 수 있게 됐다.
그리고 DB를 다루는 백엔드가 생각보다 재밌다는 걸 알게 됐다. 어쩌면 나는 데이터 체질인지도,,,
종합해 보자면 Agentic AI 같은 신기술은 접하지 못했지만, AI 엔지니어로써 필요한 기본적인 이론과 방법론은 전부 습득할 수 있었다.
살면서 가장 많이 들은 칭찬은 '성실하다'는 말이다. 이건 어떻게 보면 시간을 때려 박는 것 말고는 특별한 재주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번에도 그냥 성실하게 했다. 하루에 5~6시간 자면서 7개월을 보냈다.
10년만 젊었어도 잠을 더 줄일 수 있었을 텐데,, 체력이 20대 같지 않음을 많이 느꼈다.
정규 수업 시간은 09:00~19:00 였다. 수업이 끝나면 책상 앞에 앉아 저녁을 먹으면서 배운 내용을 복습하거나 주어진 미션을 했다. 21:00~01:00 정도까지 스터디 팀원들과 스터디를 했고 보통 02:00~03:00 정도에 잠들었다. 진짜 누우면 곧바로 기절하더라... 사람이 이렇게 빨리 잠들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음.

공부하면서 가장 도움이 됐던 건 Velog를 운영하는 것이었다.
사실 블로그를 따로 운영할 생각은 없었는데, 주니어 개발자는 블로그가 유일한 희망이라는 말을 들어서 반강제적(?)으로 시작했다. 뭐 평소에 책 읽고 글 쓰는 게 취미이기도 해서 부담스럽진 않았다. 처음엔 GitHub 블로그를 하고 싶었는데 Git을 다룰 실력이 없어서 포기했다. 이게 뭐라고 그리 어렵게 느껴졌는지,,,
블로그에는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과 내가 마주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담긴 트러블슈팅 위주로 포스팅했다. 솔직히 포스팅하면서도 부끄러웠다. 내가 얼마나 실력이 없는지 이 세상에 공개해야 한다니,,,
그래도 오히려 그 덕분에 실력이 빠르게 늘어난 것 같다. 조금이라도 덜 부끄럽고 싶은 인간의 욕망을 잘 이용한 셈이려나?
따로 시간을 크게 들여가며 블로그를 운영하지는 않았다. 강의를 듣거나 미션을 할 때 때 옆에 블로그 켜놓고 실시간으로 정리하면서 했다. 그러니까 하루 일과가 끝나면 하나의 포스팅이 완성되어 있더라.

약간 일기 쓰는 느낌으로 하루도 빠짐없이 작성했는데, 이론적인 부분도 다 포스팅해 둔 덕분에 중간중간 기억이 안 날 때마다 내가 뭘 배웠나 돌아볼 수 있었다. 역시 기록의 힘은 위대하다.
캠프 끝나고 보니 170개에 가까운 포스팅이 있어서 깜짝 놀랐다.

노션도 잘 이용했다. 도서관 느낌으로 레이아웃을 구성하니까 필요한 정보를 빠르게 찾을 수 있어서 좋았다.
여유가 조금 더 있었다면 보다 체계적으로 정리했을 텐데, 강의&미션&복습만 해도 하루가 끝나서 깔끔하게 정리할 시간이 없었다.
음, 이 부분은 약간 블로그 느낌으로 전개해 볼까.

노트북 화면 글자가 작아서 고개를 계속 앞으로 내밀다 보니 거북목이 되는 것 같았다.
그래서 강의를 시작하고 가장 먼저 산 건 32인치 모니터다.
노트북에 연결해서 듀얼모니터로 작업을 하니 참 좋더라. 역시 인생은 장비빨임.
근데 이젠 듀얼도 뭔가 부족한 것 같다. 모니터는 한 8개 정도 있으면 딱 좋을 듯. 아 그래서 거미 눈이 8개인가?

큰 모니터로 바꿨더니 눈이 쉽게 피로해져서 안경을 업그레이드했다.
수학 쪽 이론이 진짜 너무 어려워서 포기할까 싶었지만,

어떻게든 극복해 보자는 마음으로 책을 한 권 샀다.
한 3번 정독했는데 진짜 많은 도움이 됐다. 강의 듣는 거랑은 또 다른 느낌이다.

자다가도 디버깅 생각에 눈이 벌떡 떠지는 병이 생겼고,

개발이 잘 안 될 때마다 마라탕을 시켜먹었다.
역시 스트레스엔 매운 게 짱.

강사님 목소리가 거의 ASMR급이라 계속 잠이 오길래 카페인 알약을 샀다. (광고 아님)
확실히 약이 최고다. 새벽까지 자고 싶어도 잘 수가 없게 됨.
그 기세로 올빼미 클럽 가입도 해보고,
7월엔 챌린지 1위도 먹었다.

매니저님과 루돌프 모자도 같이 써보고,
강사님 바로 앞에서 수업도 듣고,

맵을 직접 만들어서 귀요미들과 스터디도 했다.

어쩌다 보니 조회수가 100을 넘긴 포스팅도 생겼다. 어딘가에 노출이 된 걸까...?
블로그로 베스트 후기상도 탔다...?
뽀모도로를 자동화할 수 있는 타이머도 만들었다. 이건 두고두고 쓸듯,,,

캠프 시작 후 운동을 못해서 그런지 컨디션이 안 좋아져서 멀티비타민도 챙겨 먹기 시작했다.
루테인도 들어있었는데 확실히 안구건조증이 많이 개선됐다. (광고 아님)
팀장을 세 번이나 했다. 첫 번째 할 때는 많이 버벅였는데, 팀장도 할수록 노하우가 생기는 것 같다.

컴퓨팅 사고력도 좋아져서 평소에도 문제 해결 관점으로 바라보는 습관이 생겼다.

주말에는 마음을 다스리고자 종종 책을 읽었는데, 지금 나에게 필요한 말이 있어서 찍어뒀다.
고작 한 문장인데 힘들 때마다 정말 큰 위로가 됐다. 역시 난 F가 맞아.
지금 잘 안 풀리면 좀 어때. 그렇게 배워가면서 결국 해내면 그만이다.

한 번은 독감에 걸려서 며칠을 앓아누웠다. (독감 핑계로 마라탕도 한 그릇 먹음)
그래서 홍삼도 챙겨 먹기 시작했다. (광고 아님)
이쯤 되면 거의 약빨로 버틴 것 같네.

그렇게 달리다 보니 마침내 수료식까지 오게 됐다.

정든 팀원들 ㅠㅠ 세상은 좁으니 언젠가 또 보게 되겠지.

생각지도 못했던 상을 받았다.
약간 초등학교 상장 같은 작명센스이긴 했지만, 그래도 그동안의 노력을 인정받은 것 같아 뿌듯했다.
와중에 채팅에 마라탕 먹으라곸ㅋㅋㅋㅋㅋㅋㅋ

다들 고생 많았습니다...!

수료 기념으로 그동안 사고 싶었던 기계식 키보드를 샀다. 이제 진짜 개발자가 된 것 같다.

돌아보니 본강의 말고도 홈페이지 자체 강의를 참 많이 들었다.
자체 강의를 참 잘 만드는 것 같다.
아직 듣고 싶은 게 많아 구독할까 생각 중이었는데,

수료 후 6개월 동안 추가로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굿!!!
본격적으로 후기를 남겨볼까 한다.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고, 일단 아쉬웠던 점을 적어보겠다.
디테일 미흡
종종 공지나 학습 가이드에 AI 과정이 아닌 프론트&백&데이터 과정 이름이 들어간 경우가 있었다. 물론 AI 엔지니어 과정만 있는 게 아니니까 이해는 하지만, 이런 디테일까지 챙기면 참 좋을 것 같다.
프로젝트 환경 부족
AI 모델이 갈수록 무거워지고 있는데, 프로젝트에 제공되는 디스크 용량이 너무 적다는 느낌이 있었다. 물론 후반부에는 수강생들의 의견이 반영되어 늘어나긴 했지만, 이런 부분을 고려해서 프로젝트에 적합한 개발환경이 시작부터 제공되면 좋을 것 같다. GPU는 간당간당했는데 아마 내년에 듣는 수강생들은 VRAM이 더 높은 GPU가 필요하지 않을까?
정답이 없는 문제
미션이나 프로젝트가 끝난 후에 정답이 제공되지 않았다. 물론 열린 사고를 키우기 위한 의도였다면 이해하지만, 내가 개발을 제대로 한 것인지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지표가 없어 답답했다. 어느 부분에서 어떤 의도로 개발을 해야 한다거나, 피해야 할 접근론은 무엇인지 알 수 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후반부 자체 강의 부재
초중반 강의는 홈페이지 자체 강의가 있어서 진도를 따라잡지 못해도 개별적으로 추가학습을 할 수 있었는데, 후반부에는 그런 게 없어서 강의 때 진도를 놓치면 강의가 끝나고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커리큘럼에 있는 모든 과정에 자체 강의가 있으면 좋겠다.
회사와 멘토의 소통 부족
멘토링을 하면서 느낀 건 회사가 멘토에게 주는 정보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멘토님이 가진 건 고작 커리큘럼 캘린더 하나 뿐... ㅠㅠ 게다가 프로젝트용 캐글에 접근하지 못한다거나 프로젝트 가이드를 전달받지 못한다거나 하는 이슈도 있었다.
정부사업과 연계 부족
보통 KDT는 국민취업제도와 병행하는 경우가 많은 걸로 알고 있다. 국취제는 3회 방문해서 컨설팅을 받아야 하는데, 이때 필요한 외출 3회가 누적되어 결석 1회로 처리되었다. 둘 다 정부에서 진행하는 사업이면 출석 또한 공유되어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이것만 아니었으면 출석률 100% 찍는 건데 ㅠㅠ...
아쉬웠던 점이 굉장히 많아 보이지만, 사실 좋았던 점이 더 많다!
고퀄리티 자체 강의
위에서 후반부 자체 강의가 부족하다고 언급했는데, 이건 어디까지나 후반부일 뿐이다. 자체 강의가 굉장히 다양하고 또 퀄리티가 굉장히 좋다. AI 엔지니어 과정이라고 AI 관련 강의만 들을 수 있는 게 아니라, 프론트엔드와 백엔드 등 모든 강의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중간중간 문제가 나오는데, 이 문제를 풀면서도 실력이 많이 늘었다.
다양한 혜택
사실 다른 부트캠프는 어떤 혜택을 주는지 몰라서 이게 장점이 될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맥북 대여, 위워크 입장권, 스터디 도서 제공, 코랩 비용 환급, 수료 후 자체 강의 6개월 수강권만 해도 꽤 좋은 혜택 아닌가? 훈련장려금 30만 원과 국취제 50만 원은 어느 부트캠프를 가던 다 주는 것 같긴 하다. 정부 사업이니까! 게다가 팀장에게는 급여(?)도 주고 기프티콘 이벤트도 종종 열린다. 7개월 동안 기프티콘만 15만 원 정도 받은 것 같다.
커리어 프로그램
아직 커리어 프로그램을 시작하지 않아 자세히 후기를 적을 수는 없지만, 단순히 부트캠프로 끝나는 게 아니라 취업까지 신경 써 주어서 좋았다. 개발자에게 필요한 이력서, 자소서, 포트폴리오, 기술면접을 다듬어주고 인턴십 기회까지 제공한다고! 실제로 취업이 되진 않더라도 주니어 개발자 입장에선 이보다 좋은 경험이 없을 것이다.
전부 비대면으로 진행
이건 장점이 될 수도 있고 단점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나처럼 지방에 거주하는 사람에게는 부트캠프 때문에 수도권으로 올라가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 정도 퀄리티의 부트캠프를 비대면으로 전부 할 수 있어서 좋았다. 물론 대면 강의를 하면 1:1로 보다 밀착 케어가 가능하겠지만, 뭐 이건 본인이 하기 나름이지 않을까.
주기적으로 열리는 특강
본강의와 멘토링 외에도 현직 개발자의 특강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꽤 있었다. 큰 도움이 안 되는 것도 종종 있긴 했지만, 그래도 현직자에게서만 들을 수 있는 업계 트렌드나 고충 같은 것들을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주니어로 입사하면 쉽게 말도 못 걸 위치에 있는 전문가와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건 참 소중한 경험이 아닐까.
만약 나와 비슷한 상황(문과, 비전공자, 수포자, IT 커리어 없음, 프로그래밍 경험 없음, 나이도 먹을 대로 먹음)이라면, 그리고 지금까지의 커리어를 내려놓고 AI 엔지니어로 새 출발 하고자 한자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
단순히 AI 엔지니어라는 타이틀만 보고 시작하기에 이 업계는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나야 이전 직장에서 데이터를 주로 다루고 적성을 확인한 뒤에 뛰어들었기에 어찌어찌 버텼지만, 그게 아니었다면 나도 경사하강법 알고리즘과 손실 함수 공식을 넘지 못하고 포기했을 확률이 200%다.
하지만 부트캠프 자체만 보자면 코드잇 스프린트는 분명 추천할만 하다. 다른 부트캠프를 들어본 적이 없어서 비교는 못하지만, 상당히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고 혜택과 지원이 빵빵하다는 사실을 부인할 순 없다.
대신 여기는 밥을 떠먹여 주는 곳이 아니라는 걸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밥상만 차려져 있을 뿐, 내가 직접 수저를 들고 열심히 돌아다니면서 주워 먹어야 한다. 7개월 동안은 평범한 삶을 포기할 각오도 해야 한다.
주도적으로 학습하는 성향이라면 기초가 튼튼히 잡힌 AI 엔지니어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수업 도중 강사님 마이크를 끄고 딴짓을 많이 하게 될 것이다.

부트캠프 기간 동안 총 2,444 시간을 학습했다. 커리큘럼은 1,250 시간으로 잡혀 있었는데, 그보다 약 2배 더 많은 시간을 들인 셈이다. 그럼에도 그동안 배운 이론과 방법론을 완벽히 내 것으로 만들지 못했다. 아마도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학습이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 일만 시간의 법칙을 믿는다. 이 법칙에 따르면 1,000 시간을 들이면 몰랐던 것을 알게 된다고 한다. 나는 나에게 무엇이 부족한지 알게 되었다. 3,000 시간을 들이면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인다고 한다. 이제 556시간 남았다. 그동안 볼 수 없었던 게 무엇일까. 윤곽은 보이는 것 같은데 아직 확실하지 않다. 남은 시간을 빨리 채우고 싶다.
마지막으로 10,000 시간을 들이면 닿지 않던 것에 닿는다고 한다. 과연 무엇에 닿게 되는 걸까? 부트캠프 속도로 공부하면 앞으로 22개월 정도를 더 이렇게 살아야 하는데, 내 체력이 그만큼 버텨주진 못할 것 같다. 넉넉히 3~4년 정도 더 공부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어쩌다 보니 세 번의 프로젝트에서 전부 다 팀장을 맡았다. 직장에서도 계속 관리직에 있어서 팀장 역할이 딱히 부담스럽진 않았는데, 기술적으로 멋지게 팀을 리드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없던 점이 아쉬웠다. 내가 전공자였거나 개발 경험이 있었다면 보다 훌륭한 팀장이 될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그래도 덕분에 개발 프로젝트를 리드할 때 무엇을 고려해야 하는지 많이 깨달았다. 이 경험이 앞으로 시니어 개발자가 될 때까지 큰 도움을 줄 것 같다. 주니어로써 쉽게 쌓을 수 없는 정말 값진 경험이었다.
돌이켜 보면 7개월 동안 참 많이 성장했다. 파이썬으로 간단한 함수 하나조차 쉽게 못 만들던 내가, 이제 인공지능 구현은 물론 서비스 제작 및 배포까지 할 수 있는 AI 엔지니어가 되었다. 프론트엔드와 백엔드의 기초적인 지식도 생겼고, 클라우드 개발환경을 직접 만들고 운영할 수도 있게 됐다. 7개월 전의 나라면 감히 상상도 못 했을 일이다.
앞으로 배워야 할 게 수두룩하긴 하지만, 견고한 지반을 다진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이제 나무를 심을 차례다.
이상으로 7개월 동안 연재했던 <비전공자 부트캠프 생존기>를 마친다.
Seungho will retu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