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96 "삶의 어떤 교훈도 내 속에서 체험된 후가 아니면 절대 마음으로 들을 수 없다."
"뜨거운 줄 알면서도 뜨거운 불 앞으로 다가가는 이 모순, 이 모순 때문에 내 삶은 발전할 것이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
"인생은 탐구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탐구하는 것이다. 실수는 되풀이된다. 그것이 인생이다"
책은 이렇게 시작한다.
“그래, 이렇게 살아서는 안 돼! 내 인생에 나의 온 생애를 다 걸어야 해. 꼭 그래야만 해!”
주인공 안진진은 알코올 중독에다 폭력을 일삼는 아버지, 억척스럽게 시장 바닥에서 살아가는 어머니, 그리고 조폭을 우상으로 삼는 남동생과 함께 살아간다.
어머니는 일란성 쌍둥이로 태어났다. 이 둘은 같은 외모를 가졌지만, 어느 날 중매를 통해 서로의 남편이 정해지며 각기 다른 길을 걷게 된다. 어머니는 항상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적인 문제들을 떠안게 된다. 그녀는 그것들을 과장되게 힘들게 표현하지만, 자신만의 방식으로 문제들을 헤쳐나간다. 반면, 이모는 부족함 없이 풍요로운 생활을 누리고 있지만, 그 안에서 새장에 갇힌 듯한 답답함을 느낀다.
25살의 안진진 앞에 두 남자가 나타난다. 한 사람은 즉흥적인 성격을 가진 김장우로, 안진진을 있는 그대로 존중해 주는 사람이다. 다른 한 사람은 안정적인 직장과 계획적인 삶을 살아가는 나영규다.
25살의 안진진은 다양한 선택지 중에서 결혼을 고민하게 된다. 두 남자를 만나며 사랑에 대해 깊게 생각하던 안진진은 결국 김장우를 사랑하게 된다. 김장우에게는 몽상이 있었고, 나영규에게는 현실이 있었다. 사랑하는 김장우 앞에서 안진진은 자신의 현실을 말하지 못하지만, 그것 또한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나영규의 청혼을 거절하기로 결심한다.
12월 크리스마스이브 날, 갑자기 사라졌던 아버지가 돌아왔다. 그러나 아버지는 예전의 그 모습이 아니었다. 그는 노인이 되어 중풍과 치매를 앓은 채 돌아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모는 무료하고 권태로운 삶을 비관하며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결국 시간이 지나 안진진은 결혼한다. 그녀는 충분히 고민하고 모든 가능성을 살핀 끝에 두 남자 중 한 사람과 결혼을 선택하게 된다. 안진진은 결혼을 결정하며 말한다.
“인생은 탐구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탐구하는 것이다. 실수는 되풀이된다. 그것이 인생이다.”
그녀는 결국 나영규를 선택한다.
안진진은 사랑하는 김장우를 포기하고, 현실적인 삶을 선택한다. 비극적인 이모의 죽음을 목격했음에도, 그녀는 나영규를 선택하며 현실을 받아들인다. 안진진은 어머니를 통해 직접 경험한 어려움과 생존의 무게를 더 중요하게 여길 수밖에 없었던 존재가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에게 선택할 기회가 주어졌다는 사실은 감사할 일이다. 선택이란 곧 책임을 동반하기에, 안진진은 자신의 결정을 담담히 받아들이며 살아간다. 이 모든 과정은 “삶의 어떤 교훈도 내 속에서 체험된 후가 아니면 절대 마음으로 들을 수 없다”는 진리를 다시금 상기시킨다.
주리는 계획적이고 안정적인 이모부 아래에서 자랐기에 세상이 단순히 옳고 그름으로 나뉜다고 믿는다. 잘못된 것에 대해 옳음을 통해 바로잡아야 한다는 이분법적 사고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주인공 안진진의 현실적이고 때로는 모순적인 선택을 이해하지 못하게 만든다. 그래서 안진진과의 대화 속에서 “착한 주리”라는 표현은, 단순히 규칙에 얽매여 생각의 유연성을 잃은 그녀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