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월 1일, 새해를 시작하며 ‘함께 자라기’ 라는 책을 읽었다.
어떤 조직에서 일해야 성장할 수 있을지,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어떠한 태도와 방식으로 일해야 할지, 어떻게 해야 더 일을 잘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이 많은 시기였는데 이 책을 통해 고민했던 부분에 대한 문제에 대해 힌트를 얻은 것 같은 기분이다.
평소 생각하고 있던 부분과 일치하는 부분에서는 그래도 나의 방향이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해서 안심이 되었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배울 수 있었던 내용이 많아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마음에 와닿는 말들은 읽으며 따로 발췌하여 정리해두었지만, 작년부터 내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자 앞으로 좋은 개발자가 되기 위해 평생 새겨두고 싶은 말을 새해 다짐 겸 블로그에 기록해두려고 한다.
평소 노션에 기술 관련 글이나 생각 같은 것을 일기장처럼 정리해두는 편이라 큰 마음을 먹지 않는 한 블로그에는 글을 잘 쓰지 않는데,
얼마 전 면접에서 내 블로그를 보셨는지 취업을 위한 보여주기 식으로 블로그에 글을 쓰는 사람들이 많은데 혹시 그런 것은 아닌지 하는 질문을 받았다.
(절대 비난의 어조는 아니었고 우려의 말씀이라 새겨 들었다. 티스토리→ 친오빠와 함께 했던 블로그 → 벨로그까지 블로그 플랫폼을 여러 번 옮기면서 글을 많이 지운 터라 작성한 글이 몇 개 없기도 했고, 내가 블로그에 정리해둔 내용에 대한 질문에 미흡하게 대답하기도 했어서 변명의 여지가 없다. 흑흑.)
물론 취업을 위해 보여줄 수도 있겠지만(?) 앞으로는 그냥 어떤 글이든 블로그에 꾸준하게 적는 습관을 가져보려고 한다.
정제되지 않은 글들이 많아 부끄럽기도 하고 귀찮기도 해서 블로그에는 글을 잘 안적었지만, 이 책에 의하면 ‘애자일’ 이란 결국 피드백을 자주 받고, 지식을 공유하며 자신을 개선하는 프로세스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이라고 하였으니 (...)
작년 6월부터 팀 동료들과 함께 ‘챌린저스’에서 1일 1커밋 챌린지를 하고 있다.
매일 개인 공부를 하고 학습한 내용들을 git 에 커밋하고, 커밋한 로그를 촬영하여 인증하는 방식이다.
새로이 알게된 지식을 정리하거나, 강의를 들으며 작성한 예제를 올리거나, 배운 것을 토대로 작은 프로그램을 만들어본다거나 학습의 내용은 다양하다.
물론 1일 1커밋은 많은 개발자들 사이에서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에 대해 의견이 많이 갈리기도 한다. (커밋만을 위한 커밋을 하게 된다는 것인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나 역시 지양하려고 노력한다. )
그러나 나에게 있어 1일 1커밋 챌린지는 그 자체로도 많은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다줬다.
이전의 나에게 개인 공부란 마음의 부채 같았다. 해야겠다는 마음이 앞서고, 장황한 계획을 세워 늘어놓았지만 목표 대비 수행율은 현저하게 떨어졌다.
1일 1커밋 챌린지를 시작한 이후로는 더 이상 마음이 앞서지 않는다.
시작 후 첫 한 두달 정도는 그런 습관이 제대로 잡히지 않았기 때문에 너무 피곤한 날은 누워서 자고 싶기도 했고, 재미있는 티비 프로그램을 보고싶기도 하고 그랬다.
‘챌린저스’를 하게 되면 보증금 개념으로 일정 금액을 지불하게 되는데 달성율이 80% 미만이 되면 그 돈을 다시 환급받을 수 없게 된다.
많은 금액을 걸게 되면 보증금 + 알파 수익 (달성 실패한 사람들의 보증금을 내가 낸 보증금 대비 환산하여 받는다.) 을 받을 수도 있다. 혹자는 알파 수익을 위해 챌린저스를 하기도 한다.
나는 겨우 만 원 정도 걸었기에 알파 수익을 기대할 수도 없다. 그렇지만 어떻게든 악착같이 달성율 100%에 도달하기 위해 애써 왔다.
첫 번째는 그냥 나 자신에게 지고 싶지 않았다. 매일 공부 할 수 있는 ‘습관’을 이번엔 꼭 만들어내고 싶었다.
두 번째는 동료들이 어떤 공부를 하는지 궁금하기도 했고, 내가 쉬고 있을 때 동료들이 공부한 것들이 올라오면 이런 것들도 공부하고 있구나 하면서 자극을 받기도 했다.
다음 날 회사에서 공부한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며 얻는 것도 많았다.
회식이 있거나 약속이 있는 날은 새벽에 일어나서 챌린지를 했다. 남자친구와 함께 여행을 갔을 때도 노트북을 가지고 간 적이 있기도 하다.
(그래도 그는 나를 이해해줬다. 그는 챌린저스를 ‘도박’이라고 표현한다..;;)
물론 지금은 그렇게 악착같이 하려고 하는 마음보다는 어느새 체화되었기 때문에 퇴근 후 휴식을 취하다가 9시-10시가 되면 자연스럽게 책상 앞에 앉는다.
공부를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습관이 된 것 같다. 그게 내가 1일 1커밋 챌린지를 통해 얻은 가장 큰 수확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어느 뛰어난 개발자처럼 개발이 취미는 아니며 (하고싶은 거 너무 많구요..)
개발이 너무 재미있어서 죽고 못 사는 정도는 아니다. (세상에 재밌는 일은 이것 말고도 아주 많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내가 맡은 일을 잘 하고 싶고,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항상 고민하는 사람인 것은 확실하다.
그래서 누워있고 싶은 마음과 지금 당장 스우파 본방을 보고 싶은 마음을 꾹 참고 책상 앞에 앉는 것 같다.
어느 1타 인터넷 강사가 했던 말이다.
“열심히 하면 안돼, 열심히 하지 말고 그냥 하면 된다. 열심히 하는 사람이 성공하는 게 아니라, 그냥 하는 사람이 올라가는 것이다.
열심히 한다고 한번 죽어볼까 이러지말고, 그렇게 굳이 스트레스 주지 말고 그냥 하면 된다. 열심히 안 해도 되니까 꾸준히 하기만 하면 무조건 성공한다”
중요한 것은 ‘꾸준함’과 ‘연속성’이다.
물론 이 쪽 세계에는 꾸준히,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이 있다. 그렇지만 나만의 속도로 꾸준히 하다보면 언젠가 이것이 복리로 이자가 붙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공부한 것들을 잘 활용하고, 일을 더 효율적으로 하는 것과 별개로 이 습관을 평생 가져갈 수 있도록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