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공자, 개발에 발을 들인 이유

min.ming·2021년 2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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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공자, 개발에 발을 들인 이유
2018년을 시작으로 2년간의 짧았던 직장생활을 마쳤다.
생각했던 것과는 많이 다른 업무였지만 여행에 대한 애정과 좋은 동료들, 힘들 때 당근이 되어준 사람들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일을 평생의 업으로 삼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늘 따라다녔다.
매달 실적에 대한 압박과 끊이지 않는 CS업무에서 오는 피로감을 견디기는 힘들었다.

이따금씩 회사생활을 돌이켜보면 2년이라는 시간동안 무엇을 했다고 뚜렷이 말하기가 어려웠다. 대단한 업적을 남기지도 않았으며, 나만의 기술 또한 없었다. 자연스럽게 미래를 생각 해 봤을때도 내가 무언가가 되어있겠다는 생각보다는 현재에 안주해있는 그저 그런 직장인 중 한명이 되어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다시금 전공을 바꾸겠다는건 엄두가 나지 않았다. 이미 여행업에 오기 전까지 예체능에서 의료보건 직종까지 전공을 바꾸며 살아왔기 때문이다. 나는 그렇게 ‘2년은 채우고 생각해봐야지’, ‘3년 까지만 버텨볼까’ 하며 현실에 조금씩 안주하고 있었다.

이런 생각을 하던 도중, 코로나 시국을 맞이하게 되며 여행으로 먹고살기가 어려워졌다. 처음에는 여행업에 더 머물고 싶은 마음에 여행의 미래와 여행업으로 먹고사는 방법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일정표를 사는 여행에서 경험을 사는 시대로 바뀌고 있는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싶은지보다 ‘왜, 어떻게’ 여행하는지 의식과 목적성이 강화된 여행이 주를 이루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여행업은 지금까지의 패키지 여행과 다르게 ‘마이XX트립’과 같은 플랫폼만이 살아남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알아보니 여행업이라고 생각했던 회사가 알고보니 IT 회사였고, 채용 또한 개발자가 대부분이라는 사실에 충격과 함께 개발이라는 분야에 처음으로 관심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작은 관심으로 시작되었지만 생각보다 넓고 다양한 개발의 세계는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했고, 나는 용기를 가지고 도전해 보기로 결심했다. 다만 분야를 옮기는 일은 정말 마지막이라고 생각했기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인가에 대해 최소한의 리스트를 가지고 고민하기 시작했다.

  1. 소비자와 직접 대면하지 않아도 되는 업무인가
    이전 전공인 언어치료와 여행업 모두 소비자와 직접 대면해야 하는 업무였고, 이 부분이 나에게는 상당한 스트레스로 다가왔었다. 일을 하면 할수록 인류애가 사라져가고 있음을 느껴 더이상은 소비자와 직접 대면하지 않았으면 했다.

  2. 내 성향에 맞는가
    내가 아직 나를 잘 모르기에 가장 어려웠다. 그나마 믿을 수 있는건 묵묵히 꾸준하게 해 낼 것이라는 것. 쉽게 발을 담글 수 없는 직종이라고 생각했던 개발에 무모하지만 ‘꾸준함’을 무기로 부딪혀 보기로 했다.

  3. 유망한 분야인가
    전체 산업구조가 데이터, IT 기반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말이 더 필요한가?

  4.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업무인가
    10년이상 공부하고 발전시키려는 노력이 있다면 어떤 업이든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이러한 생각들을 바탕으로 개발이라는 분야에 발을 들여보려고 한다. 조금은 무모할 수 있지만 새로운것을 배우고, 성취감도 느끼며 나아가 보려고 한다. 재밌을 거라고 생각했던 일은 언제나 날 실망시키지 않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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