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내 이야기를 잠깐 하자면 개발자를 꿈꾸기 전까지 미용사로 일했다. 그러다가 건강상의 이유로 6개월 동안 쉰 적이 있다. 그때 개발자로 이직을 준비하는 친구 집에 갔다가 웹사이트 만드는 걸 봤다. 생각보다 간단하고 쉬워서 호기심이 생겼다. 그렇게 호기심으로 시작해서 이것저것 공부하다 보니 흥미를 느꼈고 제대로 배워보고 싶었다.
나는 정말 운이 좋게 우테코에 합격하게 됐다. 우테코에서의 두 달 동안 많은 걸 경험하고 느낄 수 있었다.
부트캠프에서 연극을 시킬 줄이야. 처음에는 굉장히 어색하고 부담스러웠다. 그래도 시간이 갈수록 팀원들과 점점 어색함이 줄고 대본의 윤곽이 뚜렷해졌다. 연극에도 열정적인 크루들의 모습을 보니 나 또한 욕심이 생겼다. 결국 우리 팀 모두 만족스러운 발표를 했고 좋은 추억으로 남길 수 있었다.
페어나 리뷰어에게 설명할 때마다 어려움을 느꼈다. 나는 왜 설명을 못 할까? 그 이유는 바로 기존의 내 학습 방법에 있던 것 같다. 어떠한 기준점 없이 스스로 이해했다고 느끼면 넘어갔던 것 같다.
그래서 "남에게 설명할 수 없다면 이해한 것이 아니다."라는 기준을 정하기로 했다. 앞으로는 학습한 내용을 글로 써보거나 누군가에게 설명하는 것처럼 말해보며 이해하는 학습을 해나갈 것이다.
코드 리뷰를 받으며 내 코드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반대로 바보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 때도 있었다. 우리끼리 우스갯소리로 피드백 받는 걸 맞는다고 표현한다. 표현을 빌려 쓰자면 나는 정말 많이 맞았다. 그만큼 많이 부족하다. 노력하자.
우테코에는 정말 좋은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내가 모르는 게 있으면 같이 고민해준다. 항상 좋은 정보를 기꺼이 공유해준다. 힘들어하면 어떻게 먼저 알고 와서 위로해준다. 반대로 나는 크루들에게 그런 사람이었을까? 돌이켜보면 아니었던 적이 더 많은 것 같다. 나는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매번 미션마다 몸과 마음이 지쳐있었다.
그런데 다른 크루들의 회고를 읽어보니 나만 힘들고 지쳐있는 게 아니었다. 부끄러웠다. 내가 할 것만 보지 말고 옆에 있는 크루들도 지켜봐 주자.
스스로 다른 크루와 비교하면서 기가 많이 죽었다. 나만 뒤떨어져 있는 것 같은 불안과 걱정으로 잠을 설친 경우도 꽤 있었다. 그래도 이 불안,걱정을 발판 삼아 열심히 공부하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루하루 자신을 다그치며 보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공부뿐만 아니라 일상까지 흥미를 잃게 됐다. 벌써 지쳤다. 전에는 공부하며 하나씩 알아가면서 적용해보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뿌듯함과 재미를 느꼈다. 하지만 우테코를 시작하고는 좋은 감정을 느끼지 못했다. 날마다 드러나는 부족한 부분들, 새롭게 공부해야 할 것들. 공부할 게 너무 많다. 모르는 게 너무 많다.
불안, 걱정이 장기적으로 지속되면 자신을 갉아 먹는다. 다른 사람과 비교를 멈추고 차이를 인정하려고 했다. 아직도 쉽지 않지만 불안해지면 의식적으로 "비교하지 말자"를 되뇌었다. 스스로 마인드 컨트롤을 하며 페이스를 지키려고 했다.
해야 할 게 너무 많다. 그래서 모든 걸 완벽하게 할 수 없다. 그중에 가장 기본적인 것들을 우선으로 집중해 공부했다. 공부할 게 밀려있다면 어쩔 수 없다. 뒤돌아보지 말고 당장 눈앞에 있는 걸 하고 생각하기로 했다.
회고를 쓰다 보니 반성문이 됐다.
이해하는 학습을 하자. 크루들과 함께 하자. 다른 크루들과 비교하지 말자.
2레벨에서는 개발실력뿐 아니라 멘탈도 성장한 나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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