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고] 2023년, 불태운 한 해

YJoo·2024년 2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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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늦은 회고

거의 두달이 지나서야 쓰는 2023년 회고. 정말 바쁘게 살았고, 많은 성장을 한 한해였다.
키워드부터 선정해보자.

창업과 취업, 그 사이 어딘가

2023년을 상징하는 키워드는 정말 고르기 어려웠다.
1년 내내 뜨거웠지만, 유럽 여행을 다녀온 8월 이전과 그 이후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뜨거웠다.

미국을 다녀온 이후 2월~8월은 창업에 불태웠고,
유럽을 다녀오고 얼마 안돼 9월 이후에는 개발 공부, 취업 준비에 열중했다.

정말 다른 두 길이라 의아해할 수도 있지만, 키워드별로 당시의 감정과 생각을 곱씹어보며 적어보려 한다.

창업

어린 나이에 정말 하기 힘든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좋은 팀을 만났기에 가능했고, 취업을 경험하더라도 결국엔 돌아올 것 같다.

창업, 왜 하세요?

아이러니하게도 창업을 하는 사람들끼리 만나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다.
창업을 하는 팀을 만나던, VC를 만나던 정말 많이 했고, 받았고, 하지만 아직도 정답은 모르겠다.

처음 질문을 받았을 때 나는 "돈을 많이 벌고 싶어서요"라고 말했고,
마지막에 질문을 받았을 때는 "이것보다 큰 동기부여를 얻을 수는 없을 것 같아서요"라고 말했다.

짧은 대답이었지만, 이 기간동안의 변화가 담긴 대답이라고 생각한다.

얻은 것

크게 보면 3가지를 얻은 것 같다.
경험과 가치관, 그리고 자기객관화

경험

앞서 말했듯, 학생 창업은 하기 쉽지 않은 경험을 제공해준다.
서비스 기획, 개발, 배포, 가설 검증에 이르는 사이클 경험,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 뿐만 아니라 팔아보는 경험,
소비자 뿐만 아니라 투자자에게 평가받는 경험.

이 경험을 통해, 가장 크게 느낀점을 써보자면

  1. 창업은 만들고 싶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닌, 사용자가 원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2.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에서 끝나면 안된다. 더 중요한건 그 제품을 잘 파는 것이다.
  3. 코드가 안보인다고 해서 개발 실력이 부족해도 괜찮은 것이 아니다.
    코드가 안좋으면 개발 공수가 길어지고, 이는 사이클 자체의 지연으로 이어진다.
    즉, 개발은 기본적으로 잘해야 한다.

가치관

내 스스로의 가치관을 조금은 확립할 수 있었다. 창업가로서, 개발자로서.

창업가
내가 좋아할 수 있는 도메인의 제품을 만들되, 내가 만든 제품을 좋아하지 않는 것.

처음에는 내가 만든 제품을 좋아하지 말라는 말이 이해가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내가 만든 제품을 좋아해보면서, 말의 뜻을 이해하게 됐다.

내가 만든 제품을 좋아하는 순간, 모든 기능을 좋아하게 돼고, 필요없는 기능을 제거할 순간이 와도 결정이 힘들어진다.
객관적으로 제품을 바라봐야 하는데, 주관적인 시점에서 제품을 바라보게 된다.
결과적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제품을 만들게 된다.

개발자
단순 기능 개발에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닌, 코드 자체의 확장성과 재사용성에 초점을 두자.
이번에 기능 개발에 사용한 코드가 이후 기능 개발에 악영향을 주는 순간, 더 많은 비용이 소모된다.

창업은 특히 기능개발에만 초점을 두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나 또한 돌아가기만 하면 됐지~ 라는 마인드로 개발했고, 이때문에 이슈 처리나 신기능 개발에서 난관을 겪은 적이 많았다.
진짜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면, 어떻게 하면 다른 기능을 개발할 때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개발할 수 있을 지 생각해야 한다.

자기객관화

"동기부여에 큰 영향을 받는 사람"

이 점 때문에 창업을 시도했고, 창업을 그만뒀고, 다시 돌아올 것 같다.

본격적으로 창업을 시작하기 전 2월, 서비스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고,
내가 이 일을 열심히 할 수 있을지에 대해 나 스스로도 의심했고, 주변에서도 의심했다.

이때 마음을 먹었던 건 팀장의 서비스에 대한 강한 확신과, 새로운 팀원덕분이었다.
둘의 강한 확신덕분에 나도 덩달아 서비스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었고, 동기부여를 얻을 수 있었다.

사실 남에 의해 내 서비스에 확신을 갖는다는 건 부끄러운 일이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렇게라도 확신을 얻어 이런 경험을 한 것이 이기적이게도 정말 고맙다.

본격적으로 창업을 시작한 후에는 사용자에게서 동기부여를 얻었다.
사용자를 모으고, 사용자의 얘기를 듣고, 어떻게 하면 사용자에게 WOW 포인트를 만들 수 있을지 고민했다.

주변 팀에게서도 많은 동기부여를 얻었다.
창업공간에 입주해 일을 하다보니 주변에도 많은 창업팀이 있었고, 많은 대화를 할 수 있었다.
다른 팀보다 일찍 출근해 늦게 퇴근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왜 이 점 때문에 창업을 관뒀는지는 아래에서 기술할 예정이다.

"주관이 약하고, 의견 표출을 강하게 못하는 사람"

팀에게 가장 미안함을 느꼈던 부분이고, 현재도 고치려고 노력하는 부분이다.
그동안은 나 자신이 팔로워 역할에 어울린다고 합리화하며 지냈던 것 같다.
하지만 적어도 창업가에게는 말도 안되는 변명이다. 서비스적으로도, 팀적으로도 전혀 도움이 안된다.

왜 관뒀어요..?

결론부터 말하면, 동기부여를 잃었다.

유료화

유료화는 개인적으로 정말 큰 고민거리였다.
빠르게 개발하고 싶었지만, 최대한 늦게 진행하고 싶었다.
무료 서비스로 최대한 많은 사용자를 모은 후 진행하고 싶었다.
결과적으로 8월, 조금 이른 유료화를 진행했고, 당연히 기대에 못미치는 수준의 수익을 얻었다.

투자 유치 실패

유료화를 이른 시기에 한 이유는 투자 유치 목적도 컸다.

"좋은 서비스인건 알겠는데, 그래서 소비자가 돈 내고 쓸만한 서비스에요?"

VC들은 말로 하는 대답이 아닌, 실제 데이터를 원했다.
이미 결과를 알고 한 질문이었다고 생각한다.

마케팅 부족

우리 팀은 제품을 잘 파는 팀이 아니었다.
경험이 있지도 않았고, 할 것이 많다는 변명으로 열심히 하지도 않았고, 공격적인 시도를 해보지도 못했다.

다양한 시도는 했었다. 법원에서 전단지를 뿌려보기도 했고, 부동산 경매 학원 강사와 컨택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확실한 우리만의 채널을 뚫지 못했다.

서비스를 옮기라구요? 왜요?

우리가 진입하려는 부동산 경매 시장은 이미 너무 고여있는 시장이었다.
얼마 안되는 정보를 정말 비싼 비용에 팔지만, 사용자들은 이미 사용하고 있는 서비스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아 했다.
시장을 잘 모를 때는 정말 뚫기 쉬운 시장같아 보였지만, 알면 알 수록 뚫기 힘든 시장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동기부여 상실

결과적으로, 동기부여를 잃었다.

다시 돌아간다면

개인적으로, 2월에 새 팀원이 들어왔을 때, 다른 도메인의 프로덕트를 시작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결정적으로 너무 뚫기 어려운 시장이었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도메인이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개발

창업을 관두고 학교에 복학하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개발을 공부하고 싶다" 였다.
개발을 배우고도 싶었고, 내가 그동안 공부한 것을 나눠주고도 싶었다.

교내동아리, 아롬

먼저, 교내동아리 아롬을 들어갔다.
친구가 이미 멘토로 들어가있었고, 서버 멘토가 필요한 상황이라 맡아주기로 했다.
총 인원 약 50명 중 25명정도가 서버 멘티였고, 혼자 모두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가르치는 법을 배웠다

그 전에 누군가에게 서버 프로그래밍을 가르칠 능력도, 가르친 경험도 없었다.
이 시기에 가르치는 일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머리를 박으며 배운 것들을 그냥 외우게 시키기보다 조금이라도 머리를 박는 경험을 하며 배우게 하고 싶었고,
이를 통해 공부하는 법을 알려주고 싶었다.
완벽히는 아니어도, 많이 배운 것 같다.

절박함의 중요성

주변 사람들에게 정말 많이 하는 말이 있다.

"절박하지 않아서 그래"

나는 군대를 전역하면서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 12기를 준비하며 개발 공부를 시작했다.
이때는 사실 절박함까진 아니었고, 되면 좋고, 아님 말고 식의 생각을 했다.
실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떨어졌고, 이 시기에 자취를 시작했다.

자취를 시작하며 다짐한게 있다. 절대 부모님께 지원을 받지 않아야겠다는 다짐이었다.
"알바를 하면 되는거 아니야?"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알바는 도움이 별로 안된다고 생각했고, 개발을 이용해 생활비를 벌고 싶었다.

이때부터 절박함을 갖고 살았던 것 같다. 학교를 다니며 42서울을 했고, 소마 13기를 했고, 휴학을 한 기간에는 창업을 했다. 돈벌이가 끊기면 안된다는 생각이 있었고, 그 와중에 끊임없는 성장을 하고 싶었다.

아롬을 하면서도 절박함의 중요성을 느꼈다. 여유가 있는 사람은 개발 공부를 1순위로 삼기 힘들었고, 당연히 이해가 갔다. 어떻게 하면 절박함 없이도 모두가 열심히 할만한 동기부여를 줄 수 있을까 고민했지만, 결국 해답을 찾지 못한 점이 아쉽다.

YAPP

창업을 그만두며 개발 연합 동아리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뒀다. 친구가 연합동아리 경험이 많은데, 개발 경험을 쌓고 실력을 늘리기에 그보다 좋은 것이 없어보였다.
그래서 IT 연합 동아리중 하나인 YAPP에 지원했다.

왜 YAPP이었나요?

동아리가 정말 많아서 고민했지만, 간단한 기준에 부합한다면 올라오는 공고 순으로 지원할 생각이었다.

  1. 서버 협업이 가능한 동아리
  2. 기획자가 있거나, 디자이너가 기획을 어느정도 맡아주는 동아리
  3. 교육 프로세스가 없고, 타이트하게 사이드 프로젝트만 진행할 수 있는 동아리

이 기준에 부합하는 동아리 중 가장 빠르게 공고가 올라온 동아리가 YAPP이었고, 운이 좋게도 약 15:1 경쟁률을 뚫고 서버 직군으로 참여할 수 있었다.

YAPP은 어떻게 뽑고, 어떻게 진행하나요?

모집기간: 1년에 2번 - 4월, 10월
지원절차: 서류 - 온라인 면접
진행 기간: 4개월
개발 기간: 2개월(기획이 빨리 끝나면 3개월도 가능)
팀 구성: 7명(기획 1, 디자인 1, 프론트 3, 서버 2)
대학생 / 현직자 비율: 약 1:1
진행 방식: 격주 단위 오프라인 세션, 매주 팀 세션(온라인, 오프라인 자유)

프로젝트

프로젝트 회고는 내용이 많을 것 같아, 따로 적을 예정이다.
추후 블로그 링크로 대체

얻은 것

서버 협업 경험

캡스톤때 다른 친구와 서버 협업을 하긴 했지만, 주로 내가 피드백해주는 형태라 협업의 느낌이 나지는 않았다. 이번에는 나보다 잘하는 분과 협업했기 때문에, 피드백을 정말 많이 주고 받았고, 개발적인 부분이나 소통하는 방식을 많이 배웠다.

기획자 협업 경험

이전에 진행했던 프로젝트들은 모두 기획부터 일정 관리, 개발까지 모두 기획자 없이 진행했는데, 이번에 처음 PM과 협업하는 경험을 했다.

사실 예전에는 PM이 있으면 기획을 모두 PM에게 맡기고 개발만 하면 되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막상 해보니 기획에 참여하지 않는 건 말이 안되고, PM의 역량은 일정 산출과 개발자가 개발하기 편한 환경(문서화, 디자인 관리, 마케팅 관리 등)을 제공하는 것에 달려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또 하나의 런칭 경험

여비를 런칭했다.
이제 런칭한 경험이 꽤 쌓여가는데, 서비스를 런칭할 때마다 설레는 마음은 처음 그대로인 것 같다. 팀원 모두 정말 열심히 노력했기 때문에, 잘 돼서 오래 운영하고 싶다.

아쉬운 점

일정 관리 미숙

서버 개발이 원래 일정보다 많이 늦어졌다. 서버 팀원도 새로 인턴 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나도 인턴 준비와 여러 일정이 겹쳐 원래 계획한 일정을 맞추지 못했다.

프론트는 서버 작업이 나온 이후 할 수 있는 작업이 많기 때문에, 덩달아 프론트 작업도 늦어진 부분이 있어 죄송했다.

코드 퀄리티

위 내용과 이어지는 내용인데, 일정에 맞추지 못했다보니 급하게 작업하는 부분이 있었고, 코드 퀄리티가 좋지 못하다. 이 부분은 3월중으로 리팩토링하며 개선하기로 했다.

또 할건가요?

무조건 한다고 대답할 수 있다. 그런데 또 YAPP에서 할지는 아직 모르겠다.
다른 동아리 경험도 해보고 싶고, 동아리 운영 경험도 해보고 싶어서 다음 동아리 모집 전까지 고민해보며 정할 생각이다.

ICT인턴십

이건 사실 24년 이야기이긴 한데, ICT 인턴십으로 원하는 회사에 합격해 다음주부터 다니기로 했다. 이 부분도 이야기가 길 것 같아서 추후 ICT 인턴십 합격 후기 글로 대체해야겠다.

전체 회고

바쁘게 살았고, 뜨거웠던 한 해 였던 것 같다.
정말 많이 성장했고, 많은 기반을 닦았다.
24년은 사회에 진출해서, 더 많은 성장을 해보자.

profile
https://github.com/Y-J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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