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먹고 나오는 길에 동료가 내 머리를 보며 이야기했다.
"혹시, 매달 파마하는 거예요?"
"아니요. 저 원래 곱슬이에요" 라고 난 답했다.
그 말에 동료는 매우 놀라며
"아니, 자연산 곱슬이 왜 이리 이뻐!" 라고 말했다.
신기한 경험이었다. 내가 가진 것들 중 가장 싫어하는 것 중 하나인 곱슬머리가 남에게 좋아 보일 수 있다니. 사실, 난 저 곱슬거리는 머리 때문에 항상 힘들었다. 어렸을 때는 친구에게 머리에 폭탄 맞았냐며 놀림을 당했다. 좀 더 커서는 뭘해도 정리되지 않은 저 머리 때문에 계속해서 신경 쓰였고, 대학 기간 동안 삭발하고 다녔던 기간도 꽤 있었다. 다시 태어난다면 길게 뻗은 직모로 태어나고 싶었다.
'근데, 내 머리가 예쁘다니!'
정말 책에 있는 그대로인 것 같다.
'내가 남들의 어떤 부분을 부러워하는 만큼, 누군가가 어딘가에서 나의 어떤 부분을 부러워하고 있나 보다.' (생각의 기쁨 중에서)
어차피 바꿀 수 없는 것! 이럴바에야!
남들에게서 부족한 부분을 찾으려 하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시선을 돌려 자랑스러운 모습을 찾아 봐야겠다.
찬찬히 공들여 찾아봐야겠다.
따뜻한 시선을 나에게로 돌려 놓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