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회고록

Choog Yul Lee·2021년 6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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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했던 5월 초

4월 회고는 쓰지 못했다. 회고록을 써야 할 때쯤, 난 많이 지쳐 있었다. 조금만 짬이 있으면 잠을 잤다. 나태해지는 것이 아닌가 걱정됐지만 자는 것이 우선이었다. 자고 나면 새로운 힘이 생길 거라는 희망을 품으며 눈을 감았다. 시간이 흘러 회고록을 써야겠다고 생각을 했을 땐 이미 5월의 반이 지나간 후였다.

회사 복직

나를 힘들게 한건 회사 복직이었다. 2달간의 안식월을 끝내고 5월에는 회사로 돌아가야 한다. 아침에 더 바삐 움직여야 한다는 의무감이 나를 짓눌렀다. 아이들을 학교와 유치원에 데려 다 주고, 늦지 않게 회사에 가야 한다는 부담감. 시간의 압박을 이기고 회사에 들어서자마자 사건은 터졌다. 그동안 내가 맡은 업무는 되어있는 것이 하나도 없고, 마감일은 촉박했고. 결국 이슈가 되어 나에게 돌아왔다. 이슈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동료들에게 많은 상처를 받았고, 반대로 그들에게 많은 상처를 주었다.

프로젝트 이동

올해부터 회사는 인원감축에 굉장한 성의를 보였다. 40대 이상 직원이 감축의 대상이었다. 감축의 칼 바람은 6월에 종료되는 우리 프로젝트에도 영향을 미쳤다. 예상은 했지만 우리 프로젝트에서 누군가는 나가야 했다.
“전 다른 프로젝트로 이동하고 싶습니다.” PM에게 말했다. 난 어디서든 버틸 수 있다는 자신감에 한말이었다. 나를 받아 주는 팀을 구해보려 몇 차례 시도했지만 쉽사리 찾아지지 않았다. 지금은 저 말을 한 것에 조금 후회한다. 하지만 그로 인해 얻은 교훈이 있다. 사람이 아니라 돈이 중요해지는 시기에는 납작하게 엎드려라.

보증보험 가입 준비

회사에서의 생활 이외에도 어려움은 또 있었다. 난 5월 안에 보증보험 가입신청 서류를 공사에 접수해야 했다. 내가 처음 접하는 분야라 어떤 서류를 준비해야 하는지 아는데도 꽤 시간이 걸렸다. 서류 준비는 나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진척이 더디었고, 5월까지 서류를 제출하지 못하면 법적 책임이 있기에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그래도 열심히 살았던 5월

5월은 꼭 해야 하는 것들로 이루어진 달이었다. 개발에 관한 학습을 전혀 하지 못했다. 그래도 회사에서 어려운 이슈를 처리했고, 정상적으로 보증 보험에 가입했고, 저녁시간에는 나만의 취미생활을 누렸다. 이만하면 5월도 알차게 보내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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