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3월에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했고, 4월에 지원해서 5월에 엘리스 AI 8기를 시작했다. 3월 초까지는 자바스크립트랑 자바랑 뭔 차인지도 모르고 그냥 프론트 공부해야지 하면서 자바 책을 샀고(이건 내가 생각해도 최악임) 기초도 없으면서 스프링 강의를 듣다가, 파이썬 강의를 듣다가 여기저기 OT만 듣고 다른거 찾아다니고 그랬다. 그러다가 코드잇에서 분야별 로드맵을 보고 3월 19일부터 한달간 코드잇을 끊어놓고 실습없이 이론강의만 냅다 2배속으로 달렸다. 초반에 열정이 강한 편인 점과, 일단 길이 보여야 제대로 시작하는 편이라는 걸 이미 고딩때 많이 겪었고 현우진으로 익히고 유튜브로 다져진 2배속 듣기 왕이었기 때문에 한달동안 기초적인 프론트, 백엔드는 훑을 수 있었다. 필기만 약 60개인걸보면 한 강의 40개는 들은거같다. 한 2~3주차쯤에 커리큘럼이 있으니까 뭔가 걱정없이 진도만 뺄 수 있길래, 온라인 부트캠프를 찾아보다가 엘리스에 지원하게 되었다. 사실 처음부터 프론트를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SW 트랙과 AI 트랙에서 고민을 좀 했는데, 나는 빽빽한 강의 커리큘럼보다 꾸준한 자극과 가이드가 필요했기 때문에 6개월 과정인 AI 트랙을 선택했다. 6개월만에 AI까지 어떻게 다 배우냐고 비추천하는 글들도 많았는데, 받아들이기 나름인 것 같다. AI로 취업을 하겠다는 좀 어렵고 본인 노력이 더 많이 필요한게 사실이지만, AI를 찍먹해보겠다는 마인드는 뭐 나쁘지 않다. 사실 나는 AI 강의 안듣다가 마지막에 이미지 처리에 호기심이 생겨서 나중에 플러터를 배우겠다고 결심하기도 했다. 오히려 AI에 대해 가능성을 열게 되어서 만족스러운 선택이었다.
사실 난 실시간 강의를 열심히 듣지 않았다. 첫주에 HTML/CSS 강의를 들으면서 강의는 너무 훌륭하지만 초보 대상이다보니 이미 훑으면서 아는 내용이어서 집중력이 떨어졌다. 그래서 커리큘럼만 맞춰가자는 마음으로 실시간 강의 시간에 모던 자바스크립트 딥다이브를 읽었다. 강의만 급하게 나가느라 많이 부족했던 기초를 쌓을 수 있었고, 엘리스의 온라인 강의와 주간 테스트를 통해서 내 실력을 판단할 수 있었다. 그러다가 리액트를 배우길래 리액트를 다루는 기술이라는 책을 보면서 프로젝트 구조를 익힐 수 있었고, 혼자서 국립중앙박물관 클론 코딩을 했고 무한 슬라이드를 구현하려고 밤새가면서 재미를 느꼈다. 이때 대충 프론트 프로젝트가 돌아가는 방식을 익힐 수 있어서 프로젝트 1차는 나름 혼자서 애써서 완성할 수 있었다. 헤더에 토큰 넣을때 띄어쓰기 하나 더 들어가서 나혼자 개고생했던거 아직도 잊지 못한다..
백엔드와 데이터베이스는 수업을 들었었던 것 같은데, 그래서 기억이 안난다. 열심히 들은건 기억안나고 딴짓한것만 기억남..ㅎ 이때 Next로 보노보노 PPT를 닮은 색감 쨍쨍한 웹사이트도 만들었다. 그렇게 2차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여기서도 프론트는 나 혼자였다. 2차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참여했고, 처음에 생각한대로 결과물이 나와서 만족스러웠다. 갈등이 있긴 했지만 프론트를 내 힘으로 다 짤 수 있었고, 잘 짜서 좋았다. 이때서야 진짜로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되겠다고 마음을 잡았던 것 같다. 그렇게 AI는 실시간 강의도, 온라인 강의도 듣지 않았다.. 2차 프로젝트 백엔드분과 웹소켓을 구현했고, 혼자서 뷰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내 디자인으로 충격받은 웹사이트도 탬플릿 사용해서 다시 만들었다. 그러다가 자연어/이미지 처리 결정할 때쯤 이미지 처리팀에 들어갔고, 어쨌든 3차가 우려되어 실시간 강의에 참여했다가 openCV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막주차라 그대로 안녕..
3차 프로젝트에서도 역시나 프론트는 없었다. 왜 다들 프론트의 멋짐을 모르는 걸까! 배우는 입장에서 혼자하면 좋긴 한데, 뭔가 프론트를 안하는 마음이 궁금하다. 웹사이트로 그림그리는거 너무 재밌지 않나. 아무튼 한분이 같이 프론트해주시긴 했지만 바쁘셔서 그냥 협업보단 분업이었다. 딱히 안하겠다는 사람붙잡고 싶지도 않아서 그냥 했다. 이번 프로젝트 나혼자 십만줄 넘었다. 즐거운 코딩 journey :d 3차 프로젝트를 하면서 react-query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도 6개월동안 형식적으로 신입 프론트엔드 개발자에게 요구하는 스택은 다 쌓을 수 있었다. 사실 지금 취업을 하면 실력이 확실히 늘 수 있을것같은데, 업계 상황도 그렇게 좋지 않고 내년에 졸업 안하면 진짜 2년차에 발목잡을게 뻔해서 다시 학교를 갈 거같다. 벌써 괴로움.. 아무도 나한테 말 안걸어줬으면 좋겠다. 교수님도
내가 엘리스로 결정한 이유는 크게 두가지였다.
우당탕탕 한달이었지만 어쨌든 기본적인 기초는 알고 있었기 때문에, 온라인 강의에 집중하지 않을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 그래서 딴 짓을 해도 들키지 않아야했고, 코로나 학번으로 3학년때 처음 학교 1년 갔다가 그대로 휴학길에 올랐기 때문에 대면이 무서웠다. 그럼에도 언제든지 집을 벗어날 수 있는 오프라인 강의실이 있는게 좋았다. 실제로 1차 프로젝트 이후에는 집에 있으면 안하게 되니까 계속 나갔다. 심지어 첫날엔가 주먹밥과 오렌지 주스를 주셔서 나한테 성수 오프라인 강의실이 굉장히 '좋은 곳'으로 인식되는 바람에 그냥 아무생각없이 계속 나갔다. 진짜 이거 지금생각하면 너무 어이없는 마인드인데, 친구들이 아무도 의심안하고 그저 나답다고 했다. 도대체 얘네한테 나는 몰까..? 일단 출발하는게 힘들지 앉고 나면 밤 열시까지 풀집중할 수 있어서 좋다. 그리고 매니저님이 계시는게 생각보다 너무 좋았다. 오프라인 강의실을 나가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만나게 되었는데 그때마다 응원많이 해주셨다. 내가 뚝딱이여서 죄송할뿐,, 결석 19일했지만 일단 어떻게든 수료하게 해주신다고 하는 매니저님,,
그리고 오피스아워가 큰 도움이 됐다. 사실 1차, 2차에서는 거의 질문 빌런이었는데 답변 다해주시고 이해시켜주시고 큰 도움을 받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황당한 짓도 많이 했는데, 친절하게 받아주셨다. 한 프로젝트에 상태관리 라이브러리 아는거 다 설치해서 쓰는 나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 싶음. 그덕에 프론트 돌아가는 원리를 그래도 이해할 수 있었다. 3차에서는 그 이해를 바탕으로 개선점에 대해서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었다. 프로젝트 폴더 구조를 어떻게 짜면 좋을지, 타입을 왜 쓰는지 등등. 디자인 패턴도 하나 소개해주셨다. 이때 사실 혼자 PMS로 이 다음엔 뭘해야하나 좀 막막해서 우울했는데, 이런 디자인 패턴을 보면서 좀 나아갈 방향을 잡을 수 있었다. 사실 1차, 2차에서 혼자서 질문으로 한시간 뚝딱이었기 때문에 3차에서도 일단 질문을 몰아쳐서 했는데, 댓글 답변 공격으로 받아쳐주셨다. 2주차까지 질문 공격으로 맞대응하다가 3주차쯤에 질문거리가 생각안나서 결국 내가 지고 말았다. 아무튼,, 오피스아워짱이다.
부담스러워서 도망치고 싶었던 적도 있고, 갈등도 조금 있었지만, 어쨌든 다같이 으쌰으쌰해서 만드는 프로젝트는 재밌었다. 다같이 밤새고 있으면 뭔가 든든하고 같이 하고 있다는게 느껴지면 더 열심히하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같이 포스팅 스터디하시는 분들은 얼굴을 봐서 뭔가 더 편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다른 기수보면서 부러우면서도 음 저럴시간에 공부하는게 낫지 않나 왜 친목하지라는 마음이 조금 있었는데, 친목을 하면서 더 돈독해지는게 확실히 있는거같다. 그러려면 사회성 스킬을 길러야한다..주륵..
일단 내가 제일 잘한게 한달동안 강의 빡세게 듣고 엘리스 참여한거다. 내가 실시간 강의를 열심히 듣지 않긴 했지만, 일단 틀어놓으면 부족한 부분이나 대충하고 넘어갔던 키워드들이 들린다. 그럼 그땐 강의를 듣고, 아는 부분이면 다시 내 공부를 할 수 있다. 그리고 일단 기초가 없으면 이해안가는 본인이 제일 힘들다. 이렇게 했어도 처음에 프로젝트 셋팅하라고 하면 멘붕오는데, 다 처음이면 진짜 포기하고 싶어진다. 최대한 이론 공부를 많이 해서 여유있게 공부하길 바란다. 그리고 본인의 분야를 정하고 오면 좋을 것같다. 6개월동안 다른 분야의 진도를 나가더라도 계속 혼자 프론트에 발을 걸치고 있었기 때문에 3차에서는 꽤나 완성도 있는 프론트 퀄리티가 나왔다. 6개월만에 프론트, 백, AI를 다 하는건 불가능하지만 한 분야를 6개월동안 끌고 가는 동시에 여러 분야를 찍먹해보는건 좋은 경험인 것 같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건, 부트캠프든 책이든 강의든 '수단'이라는 걸 알아야한다. 국비지원, 부트캠프, 독학 장단점 비교하는 걸 나도 진짜 많이 보고 걱정도 많이 했는데 그걸로 절대 결정 안 난다. 같은 기수 안에서도 직장 병행하느라 크게 참여 못하는 사람/ 개발에 관심 크지 않은 사람/ 전공한 사람 등등 상황 다 다르고 그냥 본인 하기에 달렸다. 그래서 그냥 본인이 여기서 얻어가고 싶은 것을 확고하게 정하고 목표만 바라보면 좋을것같다.
개발이란건 할껀 많은데 뭘 해야할지 몰라서 생기는 막막함이 늘 있다. 지금이 그 상태. nest, graphQL을 좀 건들여볼까, Next를 더 써볼까, 자바 공부 조금 해서 코드 철학을 알아볼까, 자바스크립트 이론을 다시 공부할까. 코딩테스트를 준비할까. 마지막 프로젝트 내내 고민하고 코치님한테도 DM으로 물어보고 했는데 결국 답은 없는거같다. 사실 나도 고민해봤자 그때그때 내 맘대로 할거 다 안다. 그냥 막막하다고 찡찡거리면서 아무것도 안 하고싶은거지 뭐. 걍 막막해지면 오은영 박사님 빙의해야됨
다 울었니? 이제 할 일을 하자.
안녕하세요! SW 5기 수료생입니다. 최근 깃헙 팔로우 해주셨더라구요. 반갑습니다ㅎㅎ
8기 수료식 때 수료생으로서 발표를 진행했었는데 그 때 그 자리에 계셨을 지 모르겠네요.
AI 트랙이 프론트엔드 지망이 거의 없다고 들어서 😇 프론트엔드 지망이시라는 것이 반가웠습니다.
여담이지만, 이약저약 개발 초기에 저와 같은 SW 5기 수료한 친구 옆에서 디스코드 채팅을 보았었는데
정말 체계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시는 것 같더라구요! 많은 자극이 되었습니다 👍👍👍👍👍
앞으로의 개발 생활도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