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딩과 무관함.
내가 쓰는 오래된 모니터는 DVI 단자(DVI-D 듀얼링크) 하나만 있고 AD 보드가 없는 소위 바이패스형 모니터다. 2014년에 나온 와사비망고 WFHD295라는 친구다. WFHD(2560*1080p) 60 Hz다.
지금도 쓰는 데 불편함은 전혀 없다만, 최근 충동적으로 6700 XT(XFX 라데온 RX 6700 XT QICK 319 BLACK D6 12GB)를 중고로 구하면서 비극이 시작된다. 전에 쓰던 RX 570(SAPPHIRE 라데온 RX 570 NITRO+ OC D5 8GB Dual-X)에는 DVI 단자가 있었지만, 요즘(...) GPU는 DVI 단자가 아예 없는 것이었다.
DP나 HDMI를 DVI로 바꿔주는 젠더를 쓰면 되겠지...라고 안이하게 생각했으나, 문제는 그리 간단하지 않았다. 생각해보면 전에도 HDMI to DVI 케이블을 산 적이 있는데 모니터에서 인식을 하지 못했다. 구글링으로 국내외에서 수많은 글을 찾아봤지만, 굳이 그 글들을 링크하지는 않겠다. 결론만 말하면, (AD 보드가 없는 바이패스형 모니터들에는) 이런 젠더나 변환 케이블이 통하지 않는다는 거다. 전원을 따로 인가하는 '액티브' 어댑터(DP to DVI)를 써야 한다고 한다(HDMI to DVI는 불가능하고, 어차피 HDMI -> DP -> DVI를 거쳐야 한다고 한다. 이게 잘 정리된 오래된 글은 이거다).
물론 이것도 현재 시점에서는 카더라인 게, 그런 어댑터가 현재는 구하기도 어렵거니와 가격도 비싸기 때문에 '실제로' 써본 사람 후기는 없었다. 그런 걸 굳이 구해서 쓰느니 모니터를 새로 사는 게 나은 시점인 거다.
암튼 일단 가지고 있는 DP to HDMI 케이블(코드웨이 DP to HDMI 케이블 v2.0)에 HDMI to DVI 젠더(NETmate NMG007)를 꽂아 모니터에 연결해봤더니 처음엔 화면이 잘 나오는데 곧 엄청난 노이즈가 화면에 요동쳐서 (시력을 해치지 않고서는) 실사용이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해상도나 주사율을 막 바꿔봐도, 아드레날린에서 HDCP를 꺼도, 아무 차이가 없었다.
그래도 젠더 문제일 수도 있으니, 싸게 해결해보겠다고 다른 HDMI to DVI 젠더(MBF-HFDVIM-15CM)를 샀다. '액티브'라고는 하는데 전원은 없는(??) 저렴한 DP to DVI 어댑터도 하나 샀다(NetMate NM-DPD01). 전자는 기존 젠더와 똑같았고, 후자는 오히려 노이즈가 더 심했다. 다른 PC에서 교차 검증한바 내 기존 DVI 케이블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혹시나 젠더와의 호환성 문제가 있을까 봐(내가 왜 이런 생각을 했지) DVI 케이블도 하나 더 샀다(이지넷유비쿼터스 NEXT-DVI015 1.5M). 물론 케이블을 바꿔도 똑같았다...
오늘날에도 구할 수 있는 액티브 어댑터 중에 그나마 '될 것 같은' 가장 비싼($89.15) 애는 다음 제품이다(옛날에는 와사비망고나 애플에서도 이런 걸 팔았다고 한다). 전원이 있다.
제품 후기를 보면 어떻게든 오래된 DVI 모니터(꼭 바이패스 방식의 모니터는 아니다)를 써보려는 사람들이 겪은 온갖 호환성 문제를 볼 수 있다. 그래도 어떻게든 된다는 사람이 더 많기는 한 것 같다. 이 제품 하단에 보면 타사(Club 3D)의 더 싼 제품도 있어서 거기 후기도 다 읽어봤지만... 그걸 샀다가 조금이라도 부족하면 결국에는 오기로 제일 비싼 이걸 또 사게 될 테니 패스하는 게 좋을 듯.
그래서 내게 남은 마지막 방법은, 저 제일 비싼 어댑터를 사는 거다. 혹은, 다른 다수의 사람들이 그렇게 했듯, 그냥 새 모니터를 사도 된다.
그래서 새 모니터를 샀다. 끝.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