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에서 우리는 토요일 아침의 한 직장인을 만났다. 김 대리라는 그 평범한 사람은, 스마트폰으로 비트코인 시세를 확인하고, 부동산 가격을 검색하고, 스테이블코인 광고를 보고, CBDC 뉴스를 훑어보았다. 그리고 한 가지 질문을 던졌다. “우리 시대의 돈은 무엇이 된 것인가?”
이제 우리는 그 질문 앞에 다시 선다. 다만 이번에는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다.
비트코인 시세가 오른 것을 보며 김 대리는 미소를 짓는다. 그러나 그는 이제 이해한다. 그가 보유한 비트코인은 “화폐”가 아니라 “디지털 금”이라는 것을. 그것은 화폐 위계 외부에 있는 자산이며, 자유롭지만 동시에 일상의 결제 수단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을. 그리고 그 비트코인 운동은 200년 전 잭슨 대통령의 “은행 전쟁”의 21세기 부활이며, 그 사상사적 뿌리가 매우 깊다는 것을.
부동산 가격을 확인하며 김 대리는 잠시 한숨을 쉰다. 영끌로 산 그 아파트의 시세가 더 오르기를 기대하지만 동시에 두려워한다. 그러나 그는 이제 이해한다. 그가 짊어진 부동산담보대출과 그 가격 변동의 불안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그것은 1971년 이후 전 세계가 함께 겪고 있는 “부동산-신용 cycle”의 한국적 표현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것이 우연한 사회 현상이 아니라, 외부 닻을 잃은 신용화폐 체제의 구조적 산물이라는 것을.
스테이블코인 규제 뉴스를 보며 김 대리는 고개를 갸웃한다. 왜 미국 정부가 이 새로운 디지털 화폐를 규제하려 하는가? 그러나 그는 이제 이해한다. 그것은 21세기 디지털 자유은행 시대를 “길들이려는” 시도라는 것을. 19세기 미국이 자유은행에서 국법은행으로, 그리고 결국 연방준비제도로 진화한 그 길을, 디지털 환경에서 다시 걷고 있는 것이라는 것을.
마지막으로 CBDC 뉴스 — 한국은행의 활용성 테스트 — 를 보며 김 대리는 잠시 멈춘다. 이 작은 기사가 사실은 가장 큰 이야기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그는 이제 알아챈다. 한국이 어떤 디지털 화폐 시스템을 구축할 것인가는, 단지 기술적 선택이 아니라 한국 경제의 미래 모습 자체를 결정하는 일이다. 그리고 그 결정은 자신과 같은 평범한 시민의 삶에도 깊이 영향을 미칠 것이다.
김 대리는 커피잔을 마저 비운다. 그리고 잠시 생각에 잠긴다. “돈”이라는 그 단순해 보이는 단어 안에 얼마나 많은 역사와 사상과 갈등과 가능성이 들어 있는지를. 그가 매일 사용하는 그 평범한 결제 수단들이 사실은 천 년의 화폐사가 축적해 온 거대한 시스템의 일부라는 것을. 그리고 지금 우리는 그 시스템이 다시 한번 큰 변화를 겪는 분기점에 서 있다는 것을.
토요일 아침의 햇살이 창을 통해 들어온다. 커피의 은은한 향이 부엌까지 퍼진다. 김 대리는 스마트폰을 내려놓는다. 그리고 일상의 다른 일들로 돌아간다.
그러나 그가 다음에 카드를 긁을 때, 다음에 계좌이체를 할 때, 다음에 비트코인 시세를 확인할 때, 그는 이전과 같은 사람이 아니다. 그는 이제 자신이 사용하는 돈이 어떤 시스템 위에서 작동하는지, 그 시스템이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 그리고 그 시스템이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어렴풋이나마 아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들이 많아질 때, 우리 시대의 화폐가 어떤 모습으로 진화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더 풍부해질 것이다. 그리고 그 논의의 결실은 결국 김 대리와 같은 모든 평범한 시민의 일상을 좌우하게 될 것이다.
화폐의 미래는 어느 한 길로 못 박힌 운명이 아니다. 그것은 위기와 충격을 거치며 여러 경로 사이를 오가는 진화의 과정이다. 다만 그 진화를 값비싼 위기를 한 번 치른 뒤에 떠밀리듯 받아들일 것인지, 아니면 앞을 내다보고 미리 설계해 부드럽게 맞이할 것인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이 책이 던지고 싶었던 가장 깊은 질문도 결국 그것이다.
그리고 김 대리는 한 가지 더 깊은 사실을 깨닫는다. 자신이 매일 사용하는 그 “돈”의 미래 모습은 단지 누군가 위에서 결정해 주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빅테크가 스테이블코인을 밀고, 중앙은행이 CBDC를 검토하며, 민간은행이 예금토큰을 실험하는 그 모든 흐름은 결국 “누가 디지털 시대의 화폐 인프라를 장악할 것인가”를 둘러싼 거대한 경쟁이다. 그리고 그 경쟁의 결과는 김 대리과 같은 평범한 시민들이 어떤 인식과 목소리로 그 흐름에 참여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영란은행이 1694년에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은 그것이 “이론적으로 옳았기” 때문이 아니라, 그 시대의 권력관계가 그런 방향으로 절충되었기 때문이다. 21세기에 어떤 디지털 화폐 시스템이 만들어질지도 결국 우리 시대의 권력관계가 어떻게 형성되는가에 달려 있다. 그리고 그 권력관계의 한 축은 우리와 같은 평범한 시민들의 인식과 선택이다.
화폐는 단지 “돈”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는 사회적 약속이며,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제도 중 하나이다. 그 약속을 어떻게 디자인할 것인가는, 결국 우리가 어떤 사회에서 살고 싶은가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 연구가 그 큰 대화의 작은 출발점이 되었다면, 그것으로 이 여행의 의미는 충분히 이루어졌다고 생각한다.
이 연구는 학술서가 아니지만, 그 모든 주장의 뒤편에는 인류가 천 년 이상 축적해 온 화폐사·화폐론 연구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다룬 내용에 대해 더 깊이 알고 싶은 독자를 위해, 챕터별로 추천 도서와 핵심 학술 문헌을 정리해 두었습니다.
각 문헌마다 간단한 안내를 덧붙였습니다. “입문”으로 표시한 것은 비전공 독자가 도전해 볼 만한 책, “학술”로 표시한 것은 본격적인 학술 문헌입니다. 한국어 번역본이 있는 경우 함께 표기했습니다.
이 연구는 화폐의 역사와 미래를 다루는 매우 다양한 영역의 연구에 빚지고 있습니다. 아래 목록은 이 책의 주장과 관련된 핵심 문헌만을 추린 것이며, 완전한 목록은 아닙니다.
화폐의 본성과 역사 전반에 대해 가장 먼저 권하고 싶은 세 권의 입문서입니다.
Felix Martin (2013), Money: The Unauthorized Biography. New York: Knopf. 한국어판: 펠릭스 마틴 (2019), 『돈: 사회와 경제를 움직인 화폐의 역사』, 한상연 옮김, 문학동네. [입문] 화폐의 본성에 대한 가장 매력적인 대중서. 화폐를 “사회적 기술”로 파악하는 시각이 이 책 1장과 깊이 공명합니다. 영국 Financial Times의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David Graeber (2011), Debt: The First 5,000 Years. New York: Melville House. 한국어판: 데이비드 그레이버 (2011), 『부채, 그 첫 5,000년』, 정명진 옮김, 부글북스. [입문] 인류학자가 쓴 화폐사. “화폐는 본래 부채의 기록 시스템에서 출발했다”는 강력한 주장이 이 책의 신용화폐론 논의의 토대 중 하나입니다.
Geoffrey Ingham (2004), The Nature of Money. Cambridge: Polity Press. 한국어판: 제프리 잉햄 (2011), 『돈의 본성』, 홍기빈 옮김, 삼천리. [학술/입문 중간] 경제사회학자의 화폐론. 학술적이지만 비전공자도 따라갈 수 있는 글이며, “자본주의 화폐 시스템은 공공과 민간의 결합으로 작동한다”는 이 책의 핵심 시각이 가장 분명히 정식화되어 있습니다.
Karl Marx (1867), Capital: A Critique of Political Economy, Volume I. 한국어판은 김수행 옮김(비봉출판사) 등 여러 종이 있습니다. [학술] 화폐의 본성에 대한 19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분석. 이 책 1장의 “상품화폐론” 항목의 가장 중요한 원전 중 하나입니다.
Carl Menger (1892), “On the Origins of Money,” Economic Journal, 2(6), 239–255. [학술] 짧지만 영향력 있는 논문. 화폐가 “가장 잘 팔리는 상품이 사회적으로 선택된 결과”라는 명제의 정식화로, 오스트리아 학파 화폐론과 현대 비트코인 사상의 뿌리가 되었습니다.
Georg Friedrich Knapp (1924), The State Theory of Money. London: Macmillan. (독일어 원전 1905년 출판) [학술] 주권화폐론의 정초 문헌. “화폐는 법의 피조물이다”라는 명제로 유명합니다. 영어 번역본은 약식판이라는 점에 유의가 필요합니다.
John Maynard Keynes (1930), A Treatise on Money. London: Macmillan. [학술] 케인스의 화폐론 정초 저작. 특히 제1권 제1장 “The Classification of Money”가 신용화폐론과 주권화폐론의 결합에 대한 결정적 통찰을 담고 있습니다.
L. Randall Wray (2015), Modern Money Theory: A Primer on Macroeconomics for Sovereign Monetary Systems (2nd edition). London: Palgrave Macmillan. [학술/입문 중간] 현대화폐이론(MMT)의 표준 교과서. MMT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이 학파의 정확한 주장이 무엇인지 이해하려면 필독서입니다.
Stephanie A. Bell (2001), “The Role of the State and the Hierarchy of Money,” Cambridge Journal of Economics, 25(2), 149–163. [학술] 13면의 짧은 논문. 화폐 위계론의 학술적 정초이며, 이 책 7장의 핵심 개념적 토대입니다. 저자는 후일 “스테파니 켈튼”이라는 이름으로 MMT 대중화를 이끈 인물입니다.
John Clapham (1944), The Bank of England: A History, 2 volumes.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학술] 영란은행 공식 사사. 영란은행 설립과 18~19세기 진화에 대한 표준 참조입니다.
Walter Bagehot (1873), Lombard Street: A Description of the Money Market. London: Henry S. King. [입문/학술 중간] 19세기 영국 언론인이 쓴 책. “최종대부자 원칙”의 고전적 정초로, 현대 중앙은행 이론의 출발점입니다. 옥스퍼드 World’s Classics 판이 가장 인용하기 좋습니다.
P. G. M. Dickson (1967), The Financial Revolution in England: A Study in the Development of Public Credit, 1688–1756. London: Macmillan. [학술] 영국의 “금융 혁명”에 대한 표준 연구. 영란은행 설립이 어떻게 산업혁명의 토대를 마련했는지를 가장 깊이 분석한 저작 중 하나입니다.
Charles P. Kindleberger (2006), A Financial History of Western Europe (2nd edition). London: Routledge. [학술/입문 중간] 서양 금융사의 표준 종합. 영란은행에서 20세기 후반까지의 흐름을 한 권으로 따라갈 수 있습니다.
Niall Ferguson (2008), The Ascent of Money: A Financial History of the World. New York: Penguin. 한국어판: 니얼 퍼거슨 (2010), 『금융의 지배: 세계 금융사 이야기』, 김선영 옮김, 민음사. [입문] 대중적 금융사. 학술적 정밀성보다는 narrative의 매력에 강점이 있는 책으로, 이 책 2장과 유사한 스토리텔링 방식을 보여줍니다.
김종철 (2019), 『금융과 회사의 본질: 재산권과 계약권의 이종교배』, 개마고원. [학술] 한국 학자의 독창적이고 도전적인 금융·회사 이론서. 자본주의의 핵심 제도인 “회사”와 “금융”을 “재산권과 계약권의 이종교배”라는 관점에서 분석합니다. 이 책 2장에서 다룬 영란은행 모델 — 공공과 민간의 결합 — 의 본질을 더 깊은 법적·이론적 차원에서 이해하고 싶은 독자에게 권합니다. 다소 학술적이지만, 한국 학계가 이 주제에 대해 어떤 독창적 사유를 발전시키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저작입니다.
Arthur J. Rolnick & Warren E. Weber (1983), “New Evidence on the Free Banking Era,” American Economic Review, 73(5), 1080–1091. [학술] 자유은행 시대 실증 분석의 정초 논문. 이 책 3장의 핵심 주장 — 자유은행의 실패가 “통화 남발”보다는 “담보 채권 가치 하락” 때문이었다는 발견 — 의 원전입니다.
Gary Gorton (1996), “Reputation Formation in Early Bank Note Markets,” Journal of Political Economy, 104(2), 346–397. [학술] 자유은행 시대 은행권의 정보 비대칭 문제 분석. 이 책 3장에서 다룬 “화폐 단일성 결여”의 메커니즘 분석입니다.
Charles W. Calomiris & Stephen H. Haber (2014), Fragile by Design: The Political Origins of Banking Crises and Scarce Credit. Princeton: Princeton University Press. [학술] 미국 은행제도의 정치경제학적 진화에 대한 표준 종합. 자유은행 → 국법은행 → 연방준비제도의 길고 복잡한 정치사를 보여줍니다.
Milton Friedman & Anna J. Schwartz (1963), A Monetary History of the United States, 1867–1960. Princeton: Princeton University Press. [학술] 미국 화폐사의 정초 고전. 자유은행 시대 직후부터 20세기 중반까지의 미국 화폐사를 가장 권위 있게 정리합니다.
Allan H. Meltzer (2003), A History of the Federal Reserve, Volume 1: 1913–1951. Chicago: University of Chicago Press. [학술] 연방준비제도의 설립과 초기 진화에 대한 표준 연구. 이 책 3장 마지막에 추가된 “연준 출범과 FDIC 설립” 부분의 학술적 토대입니다.
Gary Gorton & Jeffery Zhang (2023), “Taming Wildcat Stablecoins,” University of Chicago Law Review, 90, 909–971. [학술] 19세기 자유은행권과 21세기 스테이블코인의 구조적 유사성을 분석한 핵심 문헌. 이 책의 “역사의 반복” 모티프의 학술적 정초입니다.
Barry Eichengreen (2008), Globalizing Capital: A History of the International Monetary System (2nd edition). Princeton: Princeton University Press. [학술/입문 중간] 국제통화제도사의 표준 종합. 브레튼우즈 체제의 형성과 붕괴를 가장 깊이 다룬 책입니다.
Robert Triffin (1960), Gold and the Dollar Crisis: The Future of Convertibility. New Haven: Yale University Press. [학술] 트리핀 딜레마의 원전. 브레튼우즈 체제의 본질적 모순을 미리 진단한 고전입니다.
Benn Steil (2013), The Battle of Bretton Woods: John Maynard Keynes, Harry Dexter White, and the Making of a New World Order. Princeton: Princeton University Press. [입문/학술 중간] 1944년 브레튼우즈 회의의 정치사. 케인스와 화이트의 격렬한 논쟁을 드라마처럼 풀어낸 책으로, 이 책 4장과 유사한 스토리텔링 방식입니다.
Jeffrey E. Garten (2021), Three Days at Camp David: How a Secret Meeting in 1971 Transformed the Global Economy. New York: Harper. [입문] 1971년 8월 캠프 데이비드 회의에 대한 가장 자세한 대중서. 이 책 4장 도입부 장면 묘사의 직접적 출처입니다.
Moritz Schularick & Alan M. Taylor (2012), “Credit Booms Gone Bust: Monetary Policy, Leverage Cycles, and Financial Crises, 1870–2008,” American Economic Review, 102(2), 1029–1061. [학술] 1971년 이후 신용 폭발 현상을 가장 결정적으로 실증한 논문. 이 책 4장과 5장의 핵심 통계의 출처입니다.
Perry Mehrling (2022), Money and Empire: Charles P. Kindleberger and the Dollar System.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학술] 1971년 이후 “달러 본위제”에 대한 가장 깊이 있는 분석. 이 책 4장 후반부의 국제 화폐 위계 논의의 토대입니다.
Òscar Jordà, Moritz Schularick & Alan M. Taylor (2016), “The Great Mortgaging: Housing Finance, Crises and Business Cycles,” Economic Policy, 31(85), 107–152. [학술] 1970년대 이후 “부동산 대출 중심 은행 시스템”의 형성을 가장 정확히 실증한 논문. 이 책 5장의 핵심 통계의 출처입니다.
Matteo Iacoviello (2005), “House Prices, Borrowing Constraints, and Monetary Policy in the Business Cycle,” American Economic Review, 95(3), 739–764. [학술] 부동산-신용 cycle의 자기강화 메커니즘을 거시 모형으로 분석한 문헌입니다.
Adair Turner (2017), Between Debt and the Devil: Money, Credit, and Fixing Global Finance. Princeton: Princeton University Press. 한국어판: 어데어 터너 (2017), 『부채의 늪과 악마의 유혹 사이에서』, 우리금융연구소 옮김, 해남. [입문/학술 중간] 영국 금융감독청 전 의장이 쓴 책. 부동산-신용 cycle 문제를 정책 결정자의 시각에서 풀어낸 명저입니다.
Gary B. Gorton (2010), Slapped by the Invisible Hand: The Panic of 2007.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학술] 2008년 위기를 “숨겨진 뱅크런”으로 재해석한 영향력 있는 저작. 그림자금융과 위기의 연결에 대한 가장 깊은 분석입니다.
Markus K. Brunnermeier (2009), “Deciphering the Liquidity and Credit Crunch 2007–2008,” Journal of Economic Perspectives, 23(1), 77–100. [학술] 2008년 위기의 메커니즘에 대한 가장 명료한 학술적 분석입니다.
Adam Tooze (2018), Crashed: How a Decade of Financial Crises Changed the World. New York: Viking. 한국어판: 애덤 투즈 (2019), 『붕괴: 금융위기 10년, 세계는 어떻게 바뀌었나』, 우진하/길담경제공부모임 옮김, 아카넷. [입문] 2008년 위기와 그 이후 10년에 대한 가장 권위 있는 대중적 서술입니다.
Perry Mehrling (2011), The New Lombard Street: How the Fed Became the Dealer of Last Resort. Princeton: Princeton University Press. [학술/입문 중간] “마지막 딜러(Dealer of Last Resort)” 개념의 정초. 이 책 5장 후반부 연준 위기 대응 분석의 학술적 토대입니다.
Charles P. Kindleberger (1978), Manias, Panics and Crashes: A History of Financial Crises. 이후 여러 차례 개정. 한국어판: 찰스 P. 킨들버거 (2006), 『광기, 패닉, 붕괴: 금융위기의 역사』, 김홍식 옮김, 굿모닝북스. [입문/학술 중간] 금융위기사의 가장 영향력 있는 고전. 자본주의 역사 전체에 걸친 수많은 금융위기들을 비교 분석하여, 그 반복되는 패턴 — 광기, 패닉, 붕괴 — 을 보여주는 명저입니다. 이 책 5장의 부동산-신용 cycle 분석은 이 책의 통찰에 깊이 빚지고 있습니다. 일반 독자도 충분히 따라갈 수 있게 쓰여 있어, 금융위기의 역사에 관심 있는 분에게 가장 먼저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Satoshi Nakamoto (2008), “Bitcoin: A Peer-to-Peer Electronic Cash System,” 자체 출판 백서, https://bitcoin.org/bitcoin.pdf [원전] 비트코인 탄생의 9면짜리 원전. 학술 논문이 아니지만 화폐사의 결정적 문서로, 누구나 한 번은 읽어볼 가치가 있습니다.
Nathaniel Popper (2015), Digital Gold: Bitcoin and the Inside Story of the Misfits and Millionaires Trying to Reinvent Money. New York: Harper. [입문] 비트코인 초기 역사에 대한 가장 권위 있는 저널리즘 서술. 사토시 나카모토를 둘러싼 미스터리와 초기 사이퍼펑크 운동을 깊이 다룹니다.
Friedrich A. Hayek (1976), Denationalisation of Money. London: Institute of Economic Affairs. [학술] 비트코인 사상의 직접적 선조. “민간이 발행하는 경쟁 화폐들이 시장에서 자유롭게 경쟁하는 시스템”의 옹호입니다.
Saifedean Ammous (2018), The Bitcoin Standard: The Decentralized Alternative to Central Banking. Hoboken: Wiley. [입문] 비트코인 옹호 진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책. 이 책과는 시각이 다르지만, 반대 입장의 가장 정교한 정식화를 이해하기 위해 권합니다.
Bank for International Settlements (2025), The Next-generation Monetary and Financial System. BIS Annual Economic Report, Chapter III. [정책] BIS의 디지털 화폐 시대에 대한 가장 권위 있는 종합 보고서. 이 책 후반부의 핵심 정책 담론의 출처입니다.
Tobias Adrian et al. (2025), Understanding Stablecoins. IMF Departmental Paper. [정책] IMF의 스테이블코인 종합 분석. 이 책 6장의 스테이블코인 한계 분석의 학술적 토대입니다.
Dan Awrey (2020), “Bad Money,” Cornell Law Review, 106(1), 1–90. [학술] 스테이블코인을 “그림자 화폐”로 분석한 법경제학 논문. 이 책의 시각과 가장 가까운 학술적 분석입니다.
Perry Mehrling (2012), “The Inherent Hierarchy of Money,” in Lance Taylor, Armon Rezai & Thomas Michl (eds.), Social Fairness and Economics: Economic Essays in the Spirit of Duncan Foley. London: Routledge, pp. 394–404. [학술] 11면의 짧은 챕터. 화폐 위계론의 가장 명료한 정식화입니다. 저자 사이트(sites.bu.edu/perry)에서 무료 공개되어 있습니다.
Zoltan Pozsar (2014), “Shadow Banking: The Money View,” Office of Financial Research Working Paper No. 14-04. [학술] 메를링의 직계 제자가 그림자금융을 화폐 위계 관점에서 분석한 영향력 있는 보고서. 미국 금융안정연구소에서 무료 공개됩니다.
Daniela Gabor (2020), “Critical Macro-Finance: A Theoretical Lens,” Finance and Society, 6(1), 45–55. [학술] 화폐 위계와 그림자금융을 정치경제학적으로 분석한 논문. 이 책 7장의 비판적 시각의 일부를 보충합니다.
Bank for International Settlements (2023), Blueprint for the Future Monetary System. BIS Annual Economic Report, Chapter III. [정책] BIS의 “통합 원장” 비전이 처음 정식화된 보고서. 이 책 7장과 8장의 정책적 토대입니다.
Markus Brunnermeier & Dirk Niepelt (2019), “On the Equivalence of Private and Public Money,” Journal of Monetary Economics, 106, 27–41. [학술] CBDC와 민간은행 예금의 관계에 대한 핵심 이론 논문입니다.
Jonathan Chiu et al. (2023), “Bank Market Power and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Theory and Quantitative Assessment,” Journal of Political Economy, 131(5), 1213–1248. [학술] CBDC 연구의 가장 권위 있는 표준 논문 중 하나입니다.
International Monetary Fund (2025), Evaluating the Implications of CBDC for Financial Stability. IMF Fintech Note 2025/008. [정책] CBDC와 금융안정에 대한 IMF의 가장 최신 종합 분석입니다.
Lucrezia Reichlin (2026),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and Monetary Sovereignty,” VoxEU 칼럼, CEPR, 1월 22일. [정책] 통화주권의 관건이 소매형 CBDC 보급이 아니라 중앙은행의 액면 태환 강제력에 있음을 간명하게 짚은 글입니다. 이 책 8장 통화주권 논의의 직접적 토대 중 하나입니다.
Joseph Huber (2017), Sovereign Money: Beyond Reserve Banking. London: Palgrave Macmillan. 한국어판: 요제프 후버 (2023), 『주권화폐』, 유승경 옮김, 진인진. [학술/입문 중간] 주권화폐 개혁론의 가장 체계적인 정식화입니다.
Saule T. Omarova (2021), “The People’s Ledger: How to Democratize Money and Finance the Economy,” Vanderbilt Law Review, 74(5), 1231–1300. [학술] 미국 코넬대 법학자의 영향력 있는 논문. 전면 rCBDC 옹호의 가장 정교한 정식화입니다.
Robert C. Hockett & Saule T. Omarova (2017), “The Finance Franchise,” Cornell Law Review, 102, 1143–1218. [학술] “중앙은행–민간은행 프랜차이즈 모델”이라는 비유의 학술적 정초입니다.
Bank for International Settlements & Committee on Payments and Market Infrastructures (2024), Tokenisation in the Context of Money and Other Assets: Concepts and Implications for Central Banks. Report No. 225. [정책] 통합 원장과 토큰화에 대한 BIS의 공식 보고서입니다.
Lorenzo Burlon, Manuel A. Muñoz & Frank Smets (2024), “The Optimal Quantity of CBDC in a Bank-Based Economy,” American Economic Journal: Macroeconomics, 16(4), 172–217. [학술] 부동산담보대출이 포함된 DSGE 모형으로 CBDC를 분석한 핵심 논문입니다.
황순주 (2024), 『금융의 혁신과 경쟁촉진을 위한 중장기 전략 연구: CBDC 기반 은행산업 구조개편의 효과와 한계에 대한 이론적 검토』, 정책연구시리즈 2024-03. 한국개발연구원. [학술] 한국에서 내생화폐이론에 근거한 CBDC 도입 효과를 분석한 가장 정교한 논문입니다.
Bank of England (2024), The Bank of England’s Approach to Innovation in Money and Payments (Discussion Paper). [정책] 영란은행의 wCBDC와 동시청산 결제에 대한 정책 비전. 이 책 8장의 직접적 영감 중 하나입니다.
한국은행 (2023),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활용성 테스트 추진 계획』, 한국은행 보도자료. [정책] 이 책 8장에서 다룬 한국은행 CBDC 활용성 테스트의 공식 발표 자료입니다. 출간 시점의 최신 진행 상황은 한국은행 홈페이지(www.bok.or.kr)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주로 서양 화폐사를 다루었지만, 한국 독자에게는 한국 맥락에 대한 추가 독서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채희율 (2017), 『화폐와 금융』, 박영사. [학술/입문 중간] 한국에서 화폐론을 가장 체계적으로 정리한 교과서 중 하나입니다.
신보성 (2025), 『부채로 만든 세상』, 이콘. [입문] 한국 가계부채와 부동산 cycle에 대한 한국적 분석. 이 책 5장의 한국적 맥락을 보충합니다.
화폐를 더 깊은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이해하고 싶은 독자에게 권하는 문헌들입니다.
Karl Polanyi (1944), The Great Transformation. New York: Farrar & Rinehart. 한국어판: 칼 폴라니 (2009), 『거대한 전환』, 홍기빈 옮김, 길. [학술/입문 중간] 자본주의 시장 사회의 형성에 대한 정초 고전. 화폐가 어떻게 “유사 상품”으로 전환되었는지를 다룹니다.
Viviana A. Zelizer (1994), The Social Meaning of Money. New York: Basic Books. [학술] 화폐의 사회학에 대한 가장 영향력 있는 저작. 화폐가 사회적·문화적으로 어떻게 다르게 의미화되는지를 다룹니다.
Wilhelm Gerloff (1952), Geld und Gesellschaft. 한국어판: 빌헬름 게를로프 (2025), 『화폐, 계급, 사회』, 현동균 옮김, 진인진. [학술] 독일 화폐사회학의 결정적 고전. 화폐를 단지 경제적 도구가 아니라 “사회 계급 구조의 표현”으로 파악하는 시각을 가장 체계적으로 정립한 저작입니다. 이 책 1장에서 짧게 인용한 게를로프의 관점을 더 깊이 따라가고 싶은 독자에게 권합니다. 화폐의 기술적 측면 너머에 있는 권력 관계의 문제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특히 유익합니다.
위 모든 문헌의 통찰에 빚지고 있지만, 그 어느 한 입장에도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습니다. 어떤 학자는 너무 “제도주의적”이라고 비판할 것이고, 어떤 학자는 너무 “보수적”이라고 비판할 것입니다. 비트코인 옹호자들은 이 책이 국가 권력에 너무 호의적이라고 볼 것이고, 주권화폐 개혁론자들은 이 책이 민간은행에 너무 관대하다고 볼 것입니다.
이런 다양한 비판은 모두 정당하며, 그것이 바로 이 책이 “답을 닫는 책”이 아니라 “논의를 여는 책”이 되기를 바라는 이유입니다. 위 목록의 문헌들을 통해 독자가 자신의 관점을 발전시키고, 연구의 결론과 다른 결론에 도달한다 해도, 그것은 연구가 의도한 결실의 하나입니다.
디지털 시대의 돈에 대한 큰 대화가 한국에서 더욱 활발해지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