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9.10 - 여름 방학 회고

beaver.zip·2025년 9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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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이 끝났다.
항상 방학을 마칠 때마다 게을렀던 내 모습을 돌이키며 후회했는데, 이번 방학은 나름대로 열심히 보낸 것 같아 후회가 남지 않는다.

방학 동안 대회를 많이 나갔다.

  • 제4회 고용노동 공공데이터 활용 공모전 - 장려상(4위 / 50팀)
  • 제9회 2025 미래에셋증권 AI Festival - 하다가 어려워서 포기
  • 금융보안원 2025 금융 AI Challenge - 본선 예비후보팀 (16위 / 283팀)
  • K intelligence 해커톤 2025: Track1 AI Agent 개발 - 평가 중

부스트캠프 수료 이후 오랜만에 팀을 꾸려 대회에 참가할 수 있어 기뻤다.
큰 상을 받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처음으로 시상식에 나가 상을 받을 수 있어 영광이었다.
리더보드 순위 조금 올려보려고, 모듈 하나 고쳐보려고 새벽까지 몰입할 수 있어 너무 즐겁고 행복했다.
팀원 중 한 명이 '오랜만에 두근두근했다'는데, 나도 그랬다.


대회에 참여하면서 엔지니어링 역량이 조금이나마 는 것 같아 기쁘다.
다만, 아직 엔지니어와 연구자로의 갈림길에서 완전히 마음을 정하진 못했다.

사실 예전부터 지금까지 나는 개발보다는 연구가 더 재밌다.
그러나 몇 가지 고민과 걱정들이 결정을 어렵게 만든다.

  1. 사람
    내가 인간적으로 되게 좋아하는 형이 있는데, 재미있고 사람도 좋은데 개발까지 잘한다. 나도 그 형 옆에서 개발하면 일하는 게 즐거울 것 같고, 어깨너머로 많이 배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2. 능력
    좋은 대학원에 갈 수 있을지, 그리고 거기서 의미 있는 연구를 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3. 스트레스
    나는 스트레스에 취약하다. 특히 자유롭게 행동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절망하는데, 형도 힘들어한 대학원 생활을 잘 버틸 수 있을지 걱정된다.

  4. 미래
    석사 과정을 마친 2년 뒤에도 일자리가 있을지 모르겠다.

하 씨 전직 뭐하지


요즘에는 길을 걸어가면서도 'AI에 대체되지 않는 직업이 뭘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개발자로의 길이 두려운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gemini-cli와 같은 Agent를 이용해 개발하는데, 보통 아래와 같이 진행된다.

나: 전체적인 로직 설계 및 사용할 기술 스택 지정
Agent: 뚝딱뚝딱 (꽤 잘 만들어줌)

나: 생성된 코드 검토 후 디테일 수정 지시
Agent: 딱뚝딱딱,, (슬슬 오류가 발생함)

나: 이러한 오류가 발생하니 원인을 찾아봐
Agent: 뜌땨?

아직은 요상한 실수를 할 때가 많다. 그래서 중간에 내가 개입해서 의견을 제시하거나 오류를 직접 찾아 해결해 줘야 한다.

그런데 얼마 뒤에는 이런 개입이 전혀 필요 없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게 3년이 될지, 1년이 될지, 다음 달이 될지 모르겠다.


대체되지 않는 직업이 뭘까? 당장 생각나는 것은 태권도 관장이나 교회 목사, 래퍼 등이다.

내 생각이지만 아무도 AI에게 자식의 인성 교육을 맡기고 싶지 않을 것이고, 아무도 AI의 설교에 눈물 흘리며 헌금하지 않을 것이며, 아무도 AI의 랩에 감흥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

사실 나는 락스타가 되고 싶다. 사람들을 미치게 만드는
락스타를 감히 AI가 대체하겠는가?
하지만 내겐 락스타가 될 노래나 기타 실력도 없고, 외모도 매력도 안되니까 그냥 주제껏 건실하게 살아야겠다.


엊그제 학교에서 Google Campus Outreach 행사가 열렸다. 구글 부사장과 3명의 한국인 구글러들이 진로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세 분 중 한 분은 고등학교 선배셨고, 한 분은 나랑 동갑이셔서 더 존경스러웠다.

특히 세 분 모두 'Follow your heart'라는 조언을 해주셨다. 되든 안 되든 좋아하는 걸 하라는 뜻이다.

행사 종료 후 한 분에게 가서
'저는 자연어 처리를 좋아하고 연구를 해보고 싶긴 하지만, 앞서 언급한 고민이 있고, 연구를 잘할 자신이 없습니다. 이럴 바에는 재미는 없어도 유망하고 남들이 잘 안 하는 걸 파는 게 좋을까요?'라는 질문을 드렸다.

그 분께서는 좋아하는 거 하다가 실패하면 1배 손해인데, 별로 재미도 없는 거 하다가 실패하면 2배 손해니까 그냥 좋아하는 거 하라고 말씀하셨다.
맞는 말이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까
졸업 안하고 엔지니어로 취직해서 그대로 쭉 회사에 다닐까
다양한 경험이 중요하니 졸업을 미루고 우선 교환학생을 갔다온 뒤 생각해볼까
아님 걍 졸업 빨리하고 대학원에 갈까

잘몰겟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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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LP 일짱이 되겠다.

1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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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9월 20일

화이팅입니다.
좋은 결과있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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