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테크코스] 레벨 3 회고 글쓰기 - 🥳 해피엔딩 밖, 진짜 행복을 찾아서

헌치·2022년 12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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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테크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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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은 뒷북입니다! 우아한테크코스 레벨3 글쓰기 미션 때 제출한 글입니다.

👀 본 글은 컨셉입니다! 지독합니다.

🥳 해피엔딩 밖, 진짜 행복을 찾아서

다들 동화 좋아하시나요? 저는 좋아합니다. 어릴 적부터 동화를 자주 읽었어요. 동화 속 주인공들의 해피엔딩을 기억합니다. 그러나 지금, 저는 해피엔딩 밖 진짜 행복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그 여정을 소개해드리려 해요.

서비스가 좋았던 공주 이야기👸

옛날 옛적에 한 공주님이 살고 있었습니다. 공주님은 서비스를 만들고 싶었어요. 많은 사람이 사용하는 세상에 도움이 되는 플랫폼을 만든 사람 중 하나로 남고 싶었답니다.

공주는 고민했어요. 어떻게 해야 좋은 서비스를 만들 수 있을까? 좋은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서비스를 구현할 솜씨 좋은 프로그래머가 필요했어요. 하지만 프로그래머를 구하기 위해서는 너무 많은 돈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누가 자신을 위해 서비스를 만들어줄 게 아니라면, 본인 스스로 프로그래밍 기술을 익혀서 1인 개발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답니다.

그런데 막상 프로그래밍을 배우다 보니, 예전에 배웠던 기획이나 디자인보다도 프로그래밍이 좋아졌습니다!🥰 공주는 더 유능한 프로그래머가 되기 위해 우테코에 지원해 합격했습니다. 이제 공주는 좋은 환경에서 새로운 도전을 이어 나갈 수 있게 되었답니다.


죄송합니다… 동화의 주인공은 공주인 편이 익숙하잖아요?😉

아무튼 이 재미없고 뻔한 동화 속 주인공은 그래도 결말이 났다고 생각했습니다.

레벨1과 2 미션을 코치님들이 정해준 요구사항에 맞게 즐겁게 구현하며 행복했습니다. 과거야 어떻든 지금의 공주는 프로그래머입니다. 그 외의 설명은 오히려 현재에 집중하는 데에 방해된다고 느꼈습니다.

운영이 좋았던 왕자 이야기🤴

또 다른 동화 하나 들려드릴게요. 옛날 어느 옛적, 한 왕자님이 살고 있었습니다. 왕자님은 익명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정보보안과 익명 공론장에 관심이 많았던 왕자는 100% 익명 커뮤니티를 만들고, 깨끗하게 운영하는 경험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사람들이 안전하게 서로의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경험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온전한 익명 커뮤니티 안에서도 사람의 선의들이 모여 좋은 문화를 만들어 나갈 수 있으리라 기대했고, 직접 확인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배정된 조에서 익명 커뮤니티 아이디어가 채택되었습니다. 왕자님은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우테코 프로젝트를 통해 익명 커뮤니티를 “잘” 운영하고 싶다는 자신의 소망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우테코 4기가 끝나고 나서도, 이 서비스가 채택되거나, 사비로 서버 사용료를 대서라도 계속 이 서비스를 오래도록 운영해나가자고 다짐했답니다.


왕자님은 어떻게 될까요? 과연 그 뜻대로 오래오래 커뮤니티를 운영할 수 있을까요?

욕심 많은 개구리 이야기🐸

이번엔 우화 하나 들려드릴게요. 옛날 옛적, 한 개구리가 살고 있었습니다. 개구리는 자신이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성공하기를 바랐습니다. 우테코 사람들이 자신이 만든 대나무숲 커뮤니티를 잘 쓰고, 나아가 이후 기수도 이 커뮤니티를 사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느꼈습니다.

아, 나는 이제 기획자도 디자이너도 아닌 프로그래머인데. 분명 이번 프로젝트에서 사용하는 기술 스택에 대해 더 자세히 파보고 싶었는데.

그렇지만 개구리는 욕심을 버릴 수 없었습니다. 디자인에 대해서도, 기획에 대해서도 욕심이 자꾸 생겼습니다. 우리 프로젝트를 많은 사람들이 쓰길 바랐습니다. 좋은 “서비스"라고 말해주기를 원했습니다. 그로써 서비스의 퀄리티는 높아졌지만 본 목표였던 기술적 도전을 위해 쓸 시간이 나뉘었습니다.

개구리는 자신이 더 심화된 기술 스택을 쌓으며 개발 지식을 채워나가 더 단단한 백엔드 개발자가 되기 위해 여기에 있다는 것을 가끔 까먹었습니다. 기술보다 사용자 경험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하고 싶던 기술 스택이 있어도, 더 나은 사용자 경험에 방해된다는 생각이 든다면 시도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또, 욕심 많은 개구리는 결과에 집중했습니다. 그렇지만, 개구리는 지금 “프로젝트”를 하고 있었습니다. 옳은 결정을 내리는 것보다, 옳은 협업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걸 몰랐습니다. 때로는 의견의 트레이드 오프를 이해하고 넘어가야 했습니다. 그러지 못할 때마다 회의는 길어졌습니다.

개구리는 혼란스러웠습니다. 그때쯤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무리 의견이 (원론적으로) 옳더라도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고, 설령 그렇더라도 팀을 설득할 수 없다면 채택될 수 없다.”

받아들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결국 개구리는 이해했습니다. 팀의 의사결정을 믿는다는 것은 곧 팀원들의 판단과 팀의 화합을 믿는다는 뜻입니다. 구성원들을 존중하고 러닝메이트로써 신뢰한다면 팀의 결정을 따라야 합니다. 개구리는 욕심을 조금 내려놓기 위해 먼 길을 돌았습니다.


동화 밖 어른이 되기😌

사실 공주는, 왕자는, 개구리는 모두 한 사람의 어느 모습입니다. 저는 기획자나 디자이너가 아닌, 개발자로서 이 공간에 있습니다. 제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좋은 협업 경험기술 스택을 1순위로 원하는 개발자입니다.

각자 서비스에 대한 욕심은 다르겠지만, 결국에는 서비스 그 자체보단, 그 안의 기술에 비추어 모든 것을 판단해야 합니다. 서비스 차원에선 조금 유용한 하나의 기능을 위해 너무 많은 설계의 변화가 생긴다면 포기해야 합니다. 기능들의 우선순위를 정할 때 기술적 난이도를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동화 속 이야기는 언제나 해피엔딩 입니다. 저 역시 이 프로젝트가 해피엔딩으로 끝나길 바랍니다. 하지만 제가 바라는 해피엔딩은 너무 많습니다.

공주님은 서비스가 성공하길 바라고, 왕자님은 서비스가 지속해서 운영되길 바라고, 개구리는 디자인과 기획, 기술 스택 모두 포기하지 못한 채 프로젝트 의사결정이 자기 뜻대로 되길 바랍니다.

그 모든 엔딩이 제가 원하는 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걸 이제는 압니다. 설령 우리의 서비스가 사용되지 않더라도, 채택되지 않더라도 우리 속닥속닥 팀이 2개월가량의 시간 동안 함께했던 찐한 협업 경험은 남습니다. 그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따뜻해지고, 또 뿌듯합니다.

함께하는 팀원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는 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스스로 만족하는 법을, 행복해지는 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그로써 동화 밖 어른이 되려 합니다. 아직 욕심 많은 저이지만 해피엔딩 밖, 진짜 행복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outro


팀원들의 따뜻한 피드백이 빛난다...🥺

깃허브 PR
우아한형제들 기술블로그

우테코 레벨3 글쓰기 미션 때 썼던 글이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글쓰기 투표에서 뽑혀 기술블로그에 올라갔던 글이다!

당시 프로젝트 "속닥속닥"에 대한 여러 고민들을 하면서 새벽감성에 썼던 글이다. 결과적으론 많은 크루들이 서비스를 이용해줬기 때문에 웃으며 넘길 수 있지만... 당시엔 서비스가 이용되지 않아 개발의 동력을 잃을까봐 걱정했다.

그리고 레벨3 전반은 개발자로서의 정체성이 더 강해진 시간이기도 했다. 태생이 문과이고 서비스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팀 안에서 기술적 부분보단 서비스나 업무 프로세스에 더 관심을 가져왔었다. 하지만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프로그래머로서 가장 근본이 될 "기술적 관심"에 대해 더 고민할 수 있었다.

단순 신기능을 구현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나아간 고민들을 했다. 어떻게 해야 API 조회 성능이 향상될지, 어떻게 고가용성을 보장할 수 있을지, 어떻게 성능 지표를 측정하고 분석할 수 있을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CS 지식의 부족함도 많이 체감했다.

개발 철학을 구체화하고 팀 안 협업 방식에 대해 여러 깨달음을 얻는 시간이었다! 팀원들에게도 많은 걸 배웠다. 화목하고 따뜻한 분위기로 반겨준 팀원들에게 정말 고맙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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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 자라는 중입니다 🚀 rerub0831@gmail.com

2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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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1일

좋네요

1개의 답글